By Jung Hoon Roh 盧正訓
“복수국적 여론은 이제 대세입니다.”
글로벌시대를 맞아 복수국적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본국에서 무르익어 관심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국적법 토론회에서 복수국적에 관한 심도깊은 의견이 교환됐다.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이하 재언협)와 민주당 세계한민민주회의가 공동주최한 세미나엔 이종국 재언협 회장과 민주당 김성곤 의원, 석동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이형모 재외동포신문 대표, 김기룡 병무청 과장 등이 참석했다
복수 국적과 병역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된 토론에서 김성곤 의원은 “21세기엔 단일국적국가에서 복수국적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들어왔다”며 “실제로 70%의 국민 여론은 병역임무 수행 시 복수 국적을 허용해도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의원은 그러나 “재미 동포들이 요구하는 전면적인 복수 국적은 현재의 한국 국민 정서상 받아들여지기 무리가 있다”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날 ‘복수국적 관련 법제도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한 석동현 검사장(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중국을 제외하고 복수국적을 명시적으로 허용하거나 불허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복수국적에 대한 규제수준 차원, 즉 운영의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석 검사장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개정된 국적법은 우수인재 유치, 국민인구 감소 방지 차원에서 추진됐으며 복수국적을 허용하고 있는 이스라엘, 대만 사례를 볼 때 복수국적 허용은 병역자원이 오히려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석 검사장은 동포 2세의 병역에 있어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후천적으로 한국국적을 소멸한 외국적 동포와의 형평성 문제와 관련해 "후천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한국국적 상실) 사람은 그저 미국시민일 뿐이다"며 "무엇보다 복수국적을 허용하면 의무도 감수해야 한다는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복수 국적 허용을 불가 한다는 내용이 법에 명시돼 있다”면서 “다만 미국과 같이 한국 또한 복수 국적을 ‘허용’한다는 뜻은 굳이 복수 국적인 사례를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김기룡 병무청 병역자원과장은 “복수국적자 남성 중 18세 이전에 국적상실신고를 하지 않아 병역의무를 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복수국적자는 37세까지 병역연기가 가능하나 국내에서 1년 중 통산 6개월 이상 장기체재하는 경우와 국내에서 취업 등 영리활동을 하는 경우는 병역연기가 취소되고 의무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복수국적의 허용범위 확대는 병역자원의 유실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복수국적자인 남성이 18세 되는 해 3월말이 경과하면 병역해소 때까지 국적이탈을 허용치 않는 것이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과 관련해 "국민개병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남성에 대한 국적이탈의 제한은 병역의무의 형평성 및 병역이행의 담보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국 재언협 회장은 “국민 정서를 고려하고 복수국적의 실제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홍보활동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병역문제와 관련해 복수국적 동포들이 재외공관 등에서 봉사할 수 있는 대체복무 방안도 제안했다.
이번 대회 기간 중 재언협 언론인들은 높은 국민적 인기속에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대학원장을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안철수 전 원장은 재외동포 언론인들의 제안이나 건의를 꼼꼼이 메모하고 경청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노정훈기자 jungroh8909@gmail.com
<꼬리뉴스>
외국국적 자진취득자는 한국국적 자동상실
현행 복수국적 허용방식은 ▲ 선천적 복수국적자 ▲ 한국국민이 후천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한 경우 ▲ 외국인(한국계 외국인 포함)이 후천적으로 한국국적을 취득한 경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 남녀 공히 22세가 되기 전에 법무부 장관에게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을 하고 한국국적을 선택한다는 뜻을 신고하면 복수국적 유지가 가능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외국국적을 포기해야 한국국적 취득이 가능하다. 다만 남자의 경우, 22세 이후에 군복무를 마치면 그로부터 2년 내에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 방식으로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인이 외국국적을 자진해 취득하면 그 시점에서 한국국적은 자동 상실된다. 혼인, 입양, 인지, 수반취득 등 비자진취득 형태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게 된 경우 2년 내에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외국인이 한국국적을 취득한 경우 1년 내에 외국국적을 포기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한국국적이 상실된다. 다만 순수외국인으로서 귀화한 사람 중 공로자 및 우수인재로 인정돼 특별귀화 허가를 받은자, 혼인귀화자, 한국계 외국인(외국국적 동포)으로서 특별귀화자에 준하는 공로자 및 우수인재, 외국에 입양돼 그 국적을 취득한 사람, 65세 이후 국내영주 목적으로 귀화한 사람은 복수국적 유지가 가능하다.
이날 석동현 검사장은 향후 검토 과제로 한국국민이 자진해 외국국적을 취득한 경우 △자진성 여부를 국적관서에서 확인할 때까지(국적포기신고, 국적포기허가 등) 한국국적 유보 △한국국적은 유지하되 (국내)주민권 행사 제한 방안을 제기했다. 외국국적을 취득했던 동포가 한국국적을 회복하는 경우, 현행 65세 이상에서 그 이하로 늘리고, 우수인재 범위를 다소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한편 김기룡 병무청 과장은 전면적인 복수국적 허용에 대한 정서적 반감은 아직도 병역 비리나 세금 탈세를 목적으로 복수 국적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