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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묘비명에 한국식 봉분? 카치 전뉴욕시장 묘 눈길

글쓴이 : 김치김 날짜 : 2013-02-06 (수) 23:20:45



 

 

“아버지도 유대인, 어머니도 유대인, 나도 유대인”

“My father is Jewish; my mother is Jewish; I am Jewish.”

 

‘뉴욕시청의 쇼맨‘으로 불린 카치다운 묘비명이다. 에드 카치 전 뉴욕시장의 묘비명과 한국식 봉분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일 타계한 에드 카치 시장의 영원한 안식처는 맨해튼 북쪽의 트리니티 교회 묘원(Trinity Church Cemetery)이다. 맨해튼에 소재한 가장 큰 공원묘지인 이곳은 기독교계 유명인사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도미니칸계가 다수 거주하는 워싱턴 하이츠 지구로 맨해튼에서 묘를 쓸 공간이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이다. 에드 카치 전 시장은 “죽어서도 맨해튼을 떠나기 싫다”며 5년전 직접 와서 이 자리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템플 에마뉴엘에서 유대교 의식에 맞춰 성대하게 장례가 치러진 이튿날인 5일 묘역을 찾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 등 유명인사들과 수많은 시민들이 애도한지 불과 하루가 흘렀을뿐인데 그의 묘를 찾는 이가 너무 없어 뜻밖이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를 두고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공식적인 언급을 한적은 없다. 어느날 한 기자가 “당신은 동성애자인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을 때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부분들에 대해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활달하고 직선적인 성격의 그는 신랄한 말투로 ‘독설가’라고 비판 받기도 했지만 재치있는 언변과 독특한 제스츄어, 소탈함으로 인기를 얻었다. 무엇보다 78년부터 89년까지 12년간 시장직에 있는 동안 뉴욕의 재정을 탄탄하게 운용해 시민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다.

 


 

그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에게 다른 정치인과 비교해서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것은 ‘강직함’ 이다. 1980년 대대적인 교통파업으로 발이 묶이자 “시민들을 볼모로 하는 파업에는 절대 굴하지 않겠다”며 맨해튼과 연결된 퀸즈보로 브리지를 직접 걸어 건넌 일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그는 TV에 나타나 “뉴요커 여러분, 저와 함께 걸어 다닙시다”하고 독려했다. 시민들 상당수가 정말 걸어서 출퇴근을 하거나 카풀을 했고 총파업은 11일만에 끝이 났다.

 

이후 그는 뉴욕 거리를 다니며 만나는 시민들에게 “내가 잘하고 있나요?(How am I doing?)”하면서 엄지손가락을 내밀곤 했다. 맨해튼과 퀸즈를 연결하는 퀸즈보로 브리지는 지난 2011년 에드 카치 퀸즈보로 브리지로 개명됐다. 그는 생전에 뉴욕의 공공시설물에 이름이 붙은 유일한 인물이다.

 


 

바야흐로 사후엔 렉싱턴 77가의 전철역이 에드 카치 역으로 개명될 모양이다. 이 역 앞에서 그는 가장 많은 인터뷰를 했고 기념비적인 연설을 남겼다.

 

한 언론사는 그를 일러 ‘뉴욕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치어리더이자 챔피온'(Most charismatic cheeleader charismatic and champion)’ 이라는 긴 헌사를 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뉴욕시의 타고난 쇼맨 (Natural Showman)’ 의 부음을 전하며 애석해했다.

 


 

그는 묘원의 가장 조용한 한 구석에 푸른 소나무 한 그루와 보기좋게 휜 붉은 육송이 있는 앞에 묻혔다. 봉분을 쌓은 모양이 한국식 무덤을 보는듯 했다. 육탈(肉脫)이 될 때까지 기다린 후 재매장 된다는 것이 묘원측의 얘기다.

 


 

눈발이 날리는 묘원의 한 둔덕에 있던 그의 묘비는 사람의 키만큼이나 높았고 상석은 2미터를 족히 넘었다. ‘내 아버지도, 어머니도, 나도 유대인’이라는 묘비명에서 유대계라는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알려진대로 그는 폴란드계 유대인이다. 블룸버그 시장도 유대계이지만 카치 시장은 반 유대계 정서를 뚫고 첫 유대계 시장이 되었고 만만치 않은 견제에도 내리 3선을 했다.

 

봉분이 있는 그 앞에는 두 사람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돌 의자엔 그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돌 의자에 초록의 이끼가 앉았다는 점이다. 만든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을 넉넉히 짐작케 한다.

 


 

에드 카치 전 시장은 생전에 이 의자에 앉아 이런게 말하지 않았을까.

 

“내가 잘하고 있나요?(How am I doing?)”

 

글 사진=김치김 누드크로키작가 kimchikimnyc@gmail.com

 


 

<꼬리뉴스>

 

쓸쓸한 카치시장의 묘역

 

카치 시장의 장례식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했던 말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대목이다.

 

“그는 대단한 두뇌를 가졌지만 그보다 넓은 가슴을 가졌다..”

 

“He had a big brain, But he had a bigger heart.”

 

트리니티 교회 묘원은 유대인들이 많이 묻히는 곳이어서 그런지 유대교 식의 특징들이 많이 보였다.

 


 

그런데 정말 이상했다. 아무도....내가 가기까지 정말 꽃 한송이 어떤 리본 하나도 없는...... 마치 배반당한 그런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전날의 그 장황하고 성대했던 의식에 비해서는..... 동네 사람도 모르고.....아무런 표식도 안내표지도 없는.....죽은 이는 그래서 서럽겠다 싶었다.

 


 

TV 앞에서는 그렇게 많은 이들이 애석해 했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그곳엔 철저하게 외면당한 느낌 같은것이 들었다면 너무 과민한 것일까.

 

참배하는 내내 방문객은 동네 주민 한명과 나 그리고 꿈쩍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던 새 한마리 뿐.

 


 

있는 동안 유일하게 찾아온 남성은 그래서 기특해(?) 보였다. Washington Heights에 사는 앤서니 비얄리(Anthony Bialy ) 씨였다.

 

늦은 시간까지 있는 바람에 묘원에 갇히는 해프닝이 생겼다. 문을 다 잠궈 버린 것이다. 무서웠지만 언젠가 캄캄한 밤에 차를 타고 가다 길을 잘못 들어 갇혀버린 펜실바니아의 세미트리처럼 소름돋지는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빠져나온후 집에 오자 남편은 잘 다녀왔다고....시장님이 더 놀다가라고....그래서 잡은거라고....무척 기뻐라 했다.. 일부러 간것이 아니라 업타운 간 김에 간것임에도....

 

트리니티 교회 묘원으로 이사온 첫날 쓸쓸함에 에드 카치 시장은 이렇게 한마디 했을 성 싶다. . 그의 호탕한 성품 그대로.

 


 

“뉴욕시민 여러분 잘 살고 계시죠? 그런데 오늘 내가 이곳으로 이사온 뒤로 왜 아무도 찾아오는 시민들이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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