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한인사회가 욱일전범기 문양의 광고로 파문을 일으킨 뉴욕시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았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공동회장 최윤희 라경미)는 16일 뉴욕시가 욱일전범기 컨셉의 광고디자인을 활용한 것에 대해 실수를 인정하고 한인사회에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하는 서한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나즐리 파비지 커뮤니티 커미셔너 명의의 5월 8일자 서한에서 “뉴욕시 ‘레스토랑 위크’ 행사는 다양하고 역동적인 뉴욕시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다”면서 “홍보 디자인이 일본의 욱일기를 의도할 의사는 절대 없었으며 비슷한 이미지가 된 것은 우연의 일치였다”고 해명(解明)했다.
뉴욕시는 “우리는 과거 역사를 환기시키는 일들이 한인사회에서 이끌어지고 있다는 것에 유의하고 있으며 문제의 광고가 부주의로 여러분과 또다른 분들께 아픔을 준 것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앞으로 ‘레스토랑 위크’ 등 관련 행사 홍보 디자인을 새로 제작할 것이며 문제의 디자인을 다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뉴욕시가 한인사회에 공식 사과를 표명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이 중대했다는 얘기다. 유태계인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나치 전범상징물과 똑같은 일본전범기의 이미지를 뉴욕시 홍보물로 활용했다는 것은 개인적인 망신을 떠나 자칫 정치생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였다.
뉴욕시는 뉴욕한인학부모협회의 서한을 받고 크게 놀라 뉴욕시 홍보마케팅을 대행한 회사와 여행 담당 등 관계자들을 모두 출석시킨 가운데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지난달 22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에 뉴욕시가 일본전범기인 욱일기 컨셉의 홍보 포스터와 이미지를 버스 정류장과 시내 곳곳에 게시한 것과 관련, 과오 인정과 재발방지 등을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뉴욕시의 일본전범기 파문은 지난 1월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가 MoMA(뉴욕현대미술관)의 욱일기 관련 전시회 문제와 뉴욕시의 홍보사이트가 노골적인 욱일기 디자인으로 도배돼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공론화됐다.
뉴욕시는 홍보대행사이트(www.nycgo.com)를 다양한 욱일기 이미지로 디자인한채 뉴욕시의 관광과 음식, 브로드웨이 공연 등을 선전했는가하면 욱일전범기 이미지 홍보배너들을 브로드웨이 일대에 수십개를 걸어놓고 버스정류장 광고판에도 게시해 한인사회의 공분을 자아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뉴욕시가 정식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은 한인사회의 의미있는 승리”라고 평가하며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최윤희 회장은 “지난번 욱일기 이미지의 작품 전시로 물의(物議)를 일으킨 뉴욕현대미술관도 한인사회의 항의로 경각심을 갖게 됐고 이번에 뉴욕시의 공식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욱일전범기와 관련된 모든 이미지를 퇴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y Byong-Ok Min bomin@newsroh.com
<꼬리뉴스>
뉴욕시 사과 편지 전문
블룸버그 시장앞으로 보내주신 귀 협회의 편지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귀 협회가 지적하신 문제에 대해 ‘레스토랑 주간’ 행사를 운영한 뉴욕시 홍보 마케팅 회사 및 여행 담당 부서 관계자들과 함께 협의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에 시행한 ‘레스토랑 주간’과 같은 행사들은 뉴욕시를 축하하고 다양하고 역동적인 문화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문제의 광고 디자인에서 일본의 욱일기(Rising Sun)를 의도할 의사는 절대적으로 없었으며 디자인의 유사성(類似性)은 단지 우연의 일치였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과거 역사를 환기(喚起)시키는 행동이 한인사회에서 이끌어지고 있다는 것에 유의하고 있으며 문제의 광고가 부주의로 인해 여러분이나 또다른 분들께 아픔을 드린 것을 사과드립니다. 매년 개최되는 ‘레스토랑 위크’를 위한 홍보 디자인은 새로 만들어질 것이며 문제의 디자인을 다시는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문제를 지적해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즐리 파비지 커미셔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