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중 미군에 약탈돼 환수를 추진하는 문정왕후 어보가 서울 종묘에 보관됐다는 공식 문서가 발견됐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은 11일 LA주립박물관(LACMA)을 방문, 문정왕후 어보를 친견하고 어보 측면에 한자로 ‘문정왕후 어보를 종묘 제6실에서 보관했다(六室大王大妃)’라고 적힌 낡은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LA주립박물관에서 ‘Royal Seal with Knob in the Form of a Turtle’이라는 이름으로 소장된 문정왕후 어보는 그동안 일반에 전시되고 있었지만 문서의 존재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혜문스님은 “이같은 사실은 LACMA 측과 함께 확인한 것”으로 “이로써 문정왕후 어보가 한국에서 약탈된 문화재란 사실이 더욱 확실하게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엔 혜문 스님과 국회에서 문정왕후 어보환수 결의안을 주도한 민주당 안민석 의원, 경희대 김준혁 역사학과 교수가 동행했고 현지에서 미주한국불교문화원 김정광 원장이 합류했다.
LACMA의 스티븐 리틀 한국관 관장은 이날 혜문 스님 등과의 회동에서 ▲문정왕후 어보가 한국 전쟁 당시 종묘에 있었다는 사실 ▲미군이 한국 어보 47과를 약탈했다는 사실 ▲47과 어보 중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소장 어보 3과를 반환했던 자료 증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혜문 스님은 “미군 병사들이 한국전쟁 중에 종묘에서 어보 등을 훔쳐간 사실이 있다고 인정한 미 국무부 보고서(아델리아홀 레코드) 사본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자료는 제출했고 이번에 어보에서 종묘 보관기록이 발견된 만큼 환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광 미주한국불교문화원장은 “LACMA측이 이날 변호사까지 대동하고 나와 종묘에 있었다는 증거자료를 달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어보에 붙어있는 문서기록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더니 당황하더라”고 전했다.
안민석 의원은 회동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만남이 매우 만족스러웠다”면서 “LACMA측에 어보가 도난된 것이 확실한만큼 한미우호를 위해서라도 조속히 반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혜문 스님 등은 9월 중순께 LACMA측과 2차 반환 논의를 갖기로 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