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중 미군에 의해 도난(盜難)된 문정왕후 어보가 60여년만에 돌아올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문정왕후 어보를 소장중인 LA주립박물관(LACMA)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스님)를 비롯한 한국과 미주불교계의 반환요청에 대해 문정왕후 어보가 도난품이라는 관련 증거들을 제출해 달라“고 답신을 보내왔다.
김정광 미주한국불교문화원장은 8일 “LA주립박물관이 최근 서한을 통해 자신들이 소장한 어보가 그동안 도난품이라는 것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면서 3개항의 증거 자료들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혜문스님은 김정광 회장과 공동명의로 LA주립박물관에 서한을 보내 문정왕후 어보가 “문정왕후 어보를 비롯한 47개 어보들이 1950년 한국전쟁중 미군에 의해 도난돼 미국에 불법 반출된 과정을 기록한 아델리아 홀 레코드가 메릴랜드 국립문서보관소에 마이크로 필름으로 남아 있다”며 “국가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정왕후 어보를 하루속히 한국 정부에 반환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이와 관련, 혜문스님은 국회에서 문정왕후어보 반환결의안을 주도한 안민석 의원(민주통합당), 김정광 미주불교문화원장 등과 함께 11일 LA주립박물관을 방문, 환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LA주립박물관은 스테픈 리틀 한중예술수석큐레이터 명의의 서한에서 “지금까지 한국정부와 어보반환에 관한 협의를 한 적이 없으며 도난품이라는 정보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어보의 소유권 문제는 본 박물관 웹사이트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소장과정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LA주립박물관은 “따라서 어보가 한국전쟁 기간중 도난당했다는 문서, 한국정부가 미국정부에 관련 사실을 통보한 문서, 이와 관련한 아델리아홀 레코드의 사본 혹은 미 국무부의 증거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문정왕후 어보가 금 또는 은으로 만들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어보는 금제가 아니라 금동(gilt bronze)으로 만든 것”이라고 소개해 시선을 끌었다.
이번 서한에 대해 혜문스님은 “LA주립박물관이 이같은 공식 입장을 보인 것은 상당히 좋은 조짐”이라며 환수 문제가 잘 풀릴 것임을 시사했다. LA주립박물관이 일단 소장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은 문정왕후 어보가 도난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며 도난 증거들을 제출해달라는 것은 일종의 요식행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미 혜문스님은 LA주립박물관이 요청한 증거자료들을 갖고 있으며 한국정부의 입장도 안민석 의원 등 국회결의안 등을 통해 사실상 천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11일 공식 면담을 통해 증거자료들이 확인되면 환수협상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뉴욕=민병옥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미국, 약탈문화재 지속적 반환
미국은 1943년 약탈문화재 반환과 관련한 ‘런던선언’에 따라 약탈(掠奪)이 확인된 문화재들을 꾸준히 반환해왔다.
지난 5월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소장중인 10세기 크메르 제국 석상 두 점을 약탈 문화재로 확인, 캄보디아 반환을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