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코네티컷주의 예일대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집회에 군복 입은 일부 한인노인들이 시위를 방해하다가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뉴욕민주연합이 주최한 이날 집회엔 동북부 각지의 한인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주최측은 평화시위행진과 촛불집회를 하기로 하고 시정부와 캠퍼스 경찰, 소방서 등의 허가를 받고 오후 2시30분 시작했다.
예일대 도서관과 학생회관이 인접한 진 포프 메모리얼 팍에서 열린 집회엔 예일대 교직원과 학생 등 일부 미국인들도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집회가 시작한지 얼마 안돼 뉴욕 번호판을 단, 승합버스와 차량이 길 건너편에 도착, 군복입은 노인들과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두 여성이 시위를 방해했다.
뉴욕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다짜고짜 욕설을 하며 우리가 들고 있는 태극기를 폭력으로 탈취해갔다. 같이 있던 미국인들도 이러한 황당한 경험은 처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욕설이 난무하며 집회장이 한때 아수라장이 되자 바로 경찰이 출동했다. 수십명의 경찰이 인근 도로를 완전 봉쇄하고 집회 허가여부를 확인한 후 군복입은 노인들을 격리시켰다.
경찰은 태극기를 탈취해갔다는 주최측의 말에 군복노인들의 차량 수색을 했고 주최측에 체포를 위한 고발을 할 것인지 의사를 타진했다. 주최측은 “예정한 시위를 계속해야 하므로 이들이 더 이상 방해하지 않는다면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고 군복입은 노인들은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한편 이날 어수선한 상황에서 미국인 스님이 끓인 보리차를 한국 찻잔에 담아 시위자들에게 나눠주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보성스님으로 시위대는 물론, 군복입은 방해자들에게도 따뜻한 보리차를 권하는 모습이었다.
뉴욕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보성스님은 예일대 출신으로 학생들에게 참선을 가르치며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 선조가 미국이 독립하기 전에 13개주의 최초 헌법을 초안했고, 부친은 인권운동가 킹 목사와 같이 행진했던 분”이라고 소개하고 “이날 집회 소식을 듣고 도움을 주시게 됐다“고 말했다.
일단의 소동이 끝난 후 시위대는 피켓과 태극기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인근 거리를 행진했다. 오후 4시에 출발점으로 돌아와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뉴욕민주연합측은 “주요 한인매체에 평화시위와 촛불집회에 관한 전면광고를 올린 후 국정원 대선 불법개입에 관해, 보수적인 분들도 격려의 목소리를 보내왔다. 해병대 방첩대 예비역인 한 분은 군복을 입고 평화시위를 방해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군인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분개해서 참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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