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베 비난, 오늘은 아베 칭찬’
미국이 아베 신조의 계산된 포석에 울고 웃으며 스타일을 구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아베 신조 총리가 하루 상관으로 미국의 비난과 칭찬을 끌어냈다”면서 “아베의 좌충우돌 스타일이 미국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는 26일 현직 총리로는 7년만에 처음 A급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 한국 중국은 물론, 미국으로부터 “실망했다”는 이례적인 비판을 받았다. 하루뒤엔 미일간 뜨거운 감자였던 후텐마 미군기지를 오키나와 북쪽 해안가로 이전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자 척 헤이글 국방장관 명의로 “결단을 환영한다”는 성명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아베의 신사 참배와 기지이전 승인이 전략적인 고려라고 분석한다. 신사 참배에 따른 미국의 거부감을 기지이전문제로 씻어내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동북아지역에서 일본의 더 큰 역할을 원하는 미국은 아베가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민족주의적 성향을 조절하길 바랬지만 무위로 끝났다.
아베는 처음 총리에 재임했던 2006년과 2007년 신사 참배를 하지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해 왔다. 스탠포드 쇼렌스타인 아태평양연구센터의 대니얼 스나이더 부소장은 “아베가 실용주의자였다면 야스쿠니에 안갔을 것이다. 오늘의 아베와 어제의 아베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아베는 신사 참배를 하더라도 백악관이 국무성의 유감표명을 막아줄 것이라고 계산했다. 비록 미대사관 명의의 유감은 나왔지만 미군기지이전이 승인되자 예상대로 워싱턴이 즉각 응답했다. “어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도 미일동맹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쌍수를 들어 환영한 것이다.
미군기지이전이라는 선물로 신사참배의 거부감을 희석시킨다는 아베의 계산은 일단 성공을 거둔 셈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아베의 신사 참배가 한일관계는 물론, 중일관계에도 긴장을 조성시킨 점에 대해 미국이 크게 유감스러워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동북아에서 이른바 ‘중심추 역할’을 하기 위해선 한일관계의 긴장완화가 필수적이다. 아베 참배가 그 기회를 날렸다는 것이다.
미국기업연구소의 마이클 오슬린 일본학 디렉터는 “동북아의 중요한 두 동맹국이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일본외교관들은 아베가 자신의 신념에 관해 양보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한 외교관은 “아무리 측근들이 강하게 얘기해도 그가 마음먹으면 누구도 되돌릴 수가 없다. 그는 수상 아니냐”라고 독선적인 스타일을 설명했다.
한국의 한 고위관리는 “바이든 부통령이 한일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양국을 방문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일본은 관계개선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그들은 오직 미국에만 신경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꼬리뉴스>
Abe's Style Presents U.S. With Dilemma
http://online.wsj.com/news/articles/SB10001424052702304483804579284152672036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