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첫 눈폭풍이 급강하한 기온과 함께 미 동북부를 강타했다. 2일 저녁부터 밤새 내린 눈으로 일부 지역은 2피트(약 60.6cm)의 눈이 쌓인 가운데 항공편 운항이 무더기로 취소되고 짧은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 예정이었던 초중고교들도 휴교(休校)조치가 내려졌다.
항공운항정보를 제공하는 플라이트어웨어닷컴에 따르면 3일 현재 이번 눈폭풍으로 결항한 총 비행 편수는 약 2천대로 나타났고 암트랙 철도도 지연출도착이 줄을 이었다. 일부 고속도로는 운행이 금지됐으며 장거리버스도 보스턴-뉴욕 등 여러 노선들이 취소됐다.
국립기상대에 따르면 보스턴 외곽 박스포드엔 21인치의 적설량을 기록하는 등 매사추세츠주 일대와 뉴욕주 북부는 18인치까지 쌓였다. 뉴욕시는 3일 오전 10시 현재 8인치(20cm)를 기록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가볍게 생각할 날씨가 아니다. 오늘은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머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발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도 비상령을 내리고 주민들의 안전을 당부했다.
이번 눈폭풍은 폭설도 문제지만 강한 바람을 동반한 혹독한 영하의 날씨로 인해 ‘두겹의 눈폭풍’으로 불리고 있다. 시속 45마일(약 74km)이상의 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15~20도여서 동사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유의하고 있다.
특히 날이 밝으면서 설경(雪景)을 즐기기 위해 나오는 사람들이 늘어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패트릭 주지사는 “내리는 눈이 보기엔 멋지지만 문제는 기온이다”라고 경고한 것도 그때문이다.

이번 폭설로 가장 긴장한 주인공은 1월 1일 업무를 시작한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이다. 이번 눈폭풍이 그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세간의 지적을 의식한듯 그는 첫날부터 샐 카사노 소방국장을 비롯한 관련부서 책임자들과 긴밀히 접촉하며 만반의 준비를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눈 그치자 살인추위’ 뉴욕 등 美동북부 꽁꽁
미 동북부를 강타한 눈폭풍으로 최소한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극심한 추위가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최고 60cm의 적설량을 기록한 눈폭풍은 3일 오후를 기해 물러갔지만 영하의 날씨에 몰아치는 강한 바람으로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국립기상대에 따르면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는 화씨 영하 20도(섭씨 영하 27도)에 육박(肉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건과 켄터키 인디애나 일리노이 등지에서 눈길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필라델피아에선 100톤의 소금을 싣고 가던 제설차량이 전복(顚覆)되는 바람에 작업을 하던 인부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뉴욕주 서부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머니가 집을 나와 돌아다니다 동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뉴욕시는 혼자 사는 노인들과 홈리스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안전 점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일 취임한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기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나가지 말고 집안에 안전하게 있는 것”이라며 불필요한 외출을 삼갈 것을 주문했다.
이날 고교생 아들 단테와 함께 브루클린의 자택 앞에서 눈청소에 나서 눈길을 끈 그는 “2500대의 제설트럭과 450대의 소금살포 차량이 12시간 교대로 가동되면서 주요 도로의 제설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항공편은 이날 오전까지 약 2200편이 결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의 대중교통은 약 85%가 운행되고 있지만 도로 사정으로 운행이 지체(遲滯)되고 있다.
메트로노스와 롱아일랜드철도 등 통근열차들은 운행간격이 긴 휴일 시간표로 바뀌었고 뉴저지와 맨해튼을 오가는 통근열차는 정상 운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