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을 하고 싶다구요? 혹시 6억5천만 달러 있나요!’
블룸버그는 열대어(熱帶魚) 애호가다. 뉴욕시장이 되자 그는 시청에 두 개의 거대한 수족관(水族館)을 만들었다. 매주 이 수족관을 물갈이하고 청소하는데 드는 비용은 연간 6만2400 달러가 든다.
블룸버그는 간식도 즐긴다. 매일 직원들에게 커피와 베이글 등 가벼운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참치샐러드와 과일 등 근사한 점심도 챙긴다. 그가 시장을 하는 동안 식사비로 89만 달러를 썼다.
블룸버그는 번거로운 여행을 싫어한다. 뉴욕주 주도(州都)인 올바니부터 그리스 아테네까지 자가용비행기를 타고 다닌다. 그래서 든 비용이 총 600만 달러이다.
31일 화요일 자정(子正)을 기해 그는 시장직을 물러난다. 3선의 임기 12년간 그는 범죄율을 크게 줄이고 뉴욕의 건설경기를 되살렸다. 그러나 가장 평가할만한 것은 열심히 일하면서 자기 돈을 쓴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30일 A섹션 1면에 “블룸버그가 시장을 하면서 쓴 금액은 개인비용을 제외하고도, 정치캠페인과 사회활동. 자선 기부 등으로 최소한 6억5천만 달러(약 7100억원)”라고 보도했다.
뉴욕 시장의 연봉은 270만 달러에 달한다. 그는 연봉을 사양하고 되레 자기 돈을 쓴 시장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연봉을 받기는 했지만 단 1달러였다. 무보수 시장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책정된 금액이었다.
그가 세 번의 시장선거 비용으로 쓴 돈은 2억6800만 달러가 넘는다. 시장취임후 뉴욕의 예술 문화 시정 보건 분야에 그는 2억63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룸버그 LP에서 빼낸 돈이었다.
캠페인 기부금으로 2300만 달러를 냈고 심지어 자신이 살지도 않은 뉴욕시장 관저(官邸) 수리비용으로 500만달러를 지불했다. (그는 12년간 맨해튼 자신의 맨션에 거주하고 시장 관저는 이따금 행사용으로 활용했다.)
블룸버그는 2002년이후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3천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오디오 가이드와 와이어리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블룸버그 덕분이었다. 퀸즈 씨어터에도 매년 10만 달러를 기부하고 있다.
빈곤한 흑인과 라티노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뉴욕시 복지프로그램에 3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또 총기규제에 700만 달러, 이민개혁에 570만 달러, 자원봉사활동에 62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뉴욕시 전 공익옹호관 마크 그린은 블룸버그를 ‘(보좌관들을) 신나게 하고’ ‘(라이벌들을) 열받게 하며’ ‘(시민들의) 비용을 줄이고’ ‘(수혜자들을 위해) 이타적인’ 시장이었다고 묘사했다.
전 스태튼아일랜드 보로장 가이 몰리나리는 블룸버그의 초청으로 통근용 페리호 제작 현장에 동행한 일이 있다. 블룸버그는 자가용비행기를 그를 모시고 위스콘신주의 공장으로 날아갔다. 그가 “아주 멋진 비행기네요. 이건 얼마나 하나요?”하고 묻자 “2800만 달러 정도”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뉴욕시장들에 관한 책을 저술한 역사가 크리스 맥니클은 “막대한 재산이 블룸버그를 역대 뉴욕시장가운데 가장 힘이 센 시장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기부자와 이익단체, 정당들에 휘둘리게 되지만 그는 돈에 관한한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엄청난 파워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타임스가 집계한 6억5천만 달러는 최소치다. 블룸버그가 소유한 단체들이 쓴 비용과, 자신의 저택에서 주최한 수많은 만찬 등 비공식적 비용들, 외국 공항에서 낸 착륙비 등 계산이 불가능한 항목들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경쟁자들은 블룸버그의 아낌없는 기부가 대권을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라고 폄하(貶下)한다. 블룸버그가 만약 돈이 없었다면 3선은 커녕, 시장 자리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뉴요커들의 견해 또한 나눠지고 있다. 지난 8월 뉴욕타임스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는 블룸버그의 재산이 더 좋은 시장이 되는데 기여했다고 답했지만 27%는 더 나쁜 시장이 됐다고 답했다. 상관이 없다는 답변은 35%였다.
마크 그린 전 공익옹호관은 블룸버그가 가진 돈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인공이다. 12년전 시장선거에서 맞대결을 했을 때 자신보다 4배나 많은 7300만 달러의 자금을 쏟아부은 블룸버그에게 고배(苦杯)를 마셨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역대 뉴욕시장선거 사상 최소치인 2% 차이로 분패했다.
블룸버그 시장이 물러나면 시청에 있는 열대어 수족관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뉴욕 최고의 부자가 시장이 된 것은 엄청난 실험이었고 두 번 다시 그와 같은 시장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뉴욕=민지영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Cost of Being Mayor? $650 Million, if He’s Rich(NY Times)
원문읽기
http://www.nytimes.com/2013/12/30/nyregion/cost-of-being-mayor-650-million-if-hes-rich.html?_r=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