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폭발물소동 용의자가 한인학생이 체포되면서 재판 등 향후 추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 용의자는 하버드대 심리학과 2학년 엘도 김(20 김일도) 군으로 밝혀졌다. 김군은 지난 16일 아침 교내 건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허위 이메일을 대학경찰서 등에 보내 캠퍼스가 폐쇄되는 등 큰 소동을 빚게 했다.
김군은 이날 저녁 이메일을 추적한 경찰에 의해 체포돼 자신의 행위를 자백했다. 기말고사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던 김 군은 가짜 폭발물 소동이 벌어지면 시험이 취소될 수 있다는 계산아래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어이없게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첫 심리는 18일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에서 열렸다. 김군은 별도로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아 일단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하버드대학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은 김군이 민간 변호사를 쓰지 않을 경우 굉장히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하버드 법대의 앨런 더쇼위츠 교수는 “세상의 어떤 변호사도 그를 구할 수는 없다”고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군이 유죄가 확정되면 3년의 보호관찰을 포함, 최대 5년 징역형과 25만달러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은 김 군이 체포된 후 미란다원칙이 고지된 가운데 자신의 행위임을 진술했고 협박 이메일과 관련한 컴퓨터와 웹사이트가 증거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김군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있기때문에 일종의 ‘플리바겐(유죄인정을 전제한 형량조절)’ 형태로 기소에서 선고까지 빠른 처분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오제이 심슨과 마이크 타이슨 케이스를 포함, 50년간 형사변호를 맡았던 더쇼위츠 교수는 “김군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옵션이 있다면 이번 사건이 정신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그외에는 변호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매사추세츠 로펌의 제프리 데너는 “변호인과 의뢰인의 관계는 중대한 문제다. 김군은 국선변호인과 함께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너는 “국선변호인 중에도 아주 유능한 사람들이 있지만 스스로 어떤 변호사를 지정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나오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의 국선변호인 출신인 타마 버크헤드 노스캐롤라이나 법대 교수는 이번 사건의 경우 연방정부의 관심이 김군의 변호를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진단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연방법정에서는 주법정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자료와 조사인력들이 투입된다. 많은 시간과 사람들이 동원되는 연방정부로 인해 강력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보스턴마라톤 테러사건으로 인해 연방정부와 사법부의 법집행이 강력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도 김 군에게 불리한 요인이다.
이번 사건이 간단하게 종결될 가능성도 있다. 더쇼위츠 교수는 “검찰이 이번 사건을 김군 홀로 저지른 범행으로 결론을 내리면 정식 재판으로 가지 않고 신속한 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보스턴의 데이비드 던컨 형사전문 변호사는 김군이 일찌감치 자백했지만 그렇다고 죄가 경감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물 벽에 온통 낙서를 해놓고 내가 잘못했다. 깨끗이 청소하겠다고 하는 것과 이번 케이스는 다르다. 폭탄을 설치했다고 위협한 것에 대해 판사가 얼마나 자비를 베풀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com
<꼬리뉴스>
한인사회 “김군 과도한 처벌 우려”
하버드 크림슨은 김 군이 고교11학년이던 2009년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주최한 에세이 대회에서 워싱턴주 1등상을 받았으며 명석하고 학구적인 학생이라고 전했다. 그의 룸메이트는 물론, 한국인 친구들도 김 군의 폭발물 위협용의자라는 사실에 크게 놀라고 있다.
지난해 동아리에서 김군을 알았다는 4학년 비비안 리 양은 “조용하면서도 다정한 학생이었다. 식당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도 잘했는데 이런 일을 일으켰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인사회에서는 김 군에 대해 비판과 동정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자칫 김 군이 ‘반 테러분위기’에 따른 타겟이 되어 과도한 형이 내려지면 안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욕의 김경락 목사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죄를 졌으면 벌을 받아야하지만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았다니 과도한 처벌을 받을까 우려된다”면서 “한인사회가 김 군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