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퀸즈한인교회에서 노래와 간증 감동
“제 생일이 장애인의 날이에요.”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 한희준(25)이 뉴욕의 한인장애인들을 위한 기금 마련 행사에서 감동(感動)의 무대를 가졌다.
한희준은 12일 뉴욕 퀸즈한인교회에서 뉴욕밀알선교단이 주최하는 ‘장애인센터 건립기금 마련 밀알의 밤’에서 초청 공연 및 간증을 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여년 간 장애인 사역을 해오면서 시설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밀알선교단과 한희준의 특별한 인연으로 열리게 됐다.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11살 때인 2001년 뉴욕에 이민 온 한희준은 플러싱의 프랜시스루이스고교를 졸업하고 나약칼리지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사춘기 시절 정체성 혼란으로 우울증을 앓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뉴욕밀알선교단을 방문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불편한 몸에도 세상을 밝게 비추는 미소를 가진 친구들을 만나면서 내가 노래하는 이유와 목적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2012년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1에서 한희준은 한인으로는 역대 최대 성적인 Top 9에 올라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주최사인 Fox5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장애인선교단체인 밀알의 장애인 친구들을 돕기 위해 아메리칸아이돌에 도전했다”고 밝혀 미국의 시청자들에게도 감동을 주었다.
미국서 앨범을 내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그는 ‘밀알’의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꽃도 피우고 노트북 등 상품도 선교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한희준은 “밀알선교단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어요. 밀알에 봉사하던 사촌형을 따라 밀알에 오면서 내 자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밀알은 내가 세상에서 묻은 때를 씻겨주는 필터같은 존재였다”고 고백했다.
뉴욕밀알의 김자송 단장은 “올해 밀알의 밤은 유명 가수가 아니라 장애인과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의 단점과 한계를 극복한 청년 한희준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더욱 특별했다”면서 “방황(彷徨)하는 사람들과 온기(溫氣)를 잃어버린 세상에 한희준의 노래와 간증은 공감과 희망을 선물하는 특별한 힐링의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전 ‘밀알의 밤’ 티켓을 팔던 자원봉사자에서 밀알선교단을 위한 무대의 주역으로 나선 한희준은 “제 생일 4월20일은 한국에서 장애인의 날이에요. 어차피 장애우를 위해 봉사해야 할 인생인가 봐요”하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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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뉴욕밀알 1993년부터 밀알의 밤 행사 열어 지난 1993년부터 밀알의 밤을 시작한 뉴욕밀알선교단은 매년 수익금을 운영 자금으로 사용해 왔지만 이번 공연 수익금은 예배와 치유, 데이케어 북카페, 방과후 학교, 복지상담, 자원봉사 교육 등 장애인을 위한 종합서비스센터인 밀알센터의 시드머니로 삼을 예정이다.
한희준은 17일부터 19일엔 캘리포니아로 옮겨가 남가주밀알선교센터 밀알의 밤에서도 초청 공연을 이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