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2년전 필리핀에서 서울을 경유해 미국 라스베가스로 가던 80대 승객이 숨진 사건으로 피소(被訴)됐다.
19일 네바다 연방법원 소장에 따르면 필리핀계 미국인 어네스트 테오도로 가족은 아버지 로메오 테오도로(당시 85세)씨가 지난 2012년 12월 5일 필리핀 마닐라를 출발해 인천공항을 거쳐 라스베가스에 도착하는 항공편에 탑승했다가 항공사측의 부주의로 방치(放置)돼 사망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뉴욕한국일보에 따르면 당시 85세의 로메오 테오도로씨는 아들 어네스트와 함께 필리핀의 가족들을 만나고 미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대한항공에 탑승했다. 테오도로씨는 지병인 당뇨가 있고 보행이 불편해 휠체어를 이용했지만 여행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 아래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문제는 중간기착지인 서울에서 시작됐다. 당시 비행기의 맨 끝 좌석에 앉은 테오도로 씨는 인천공항에서 내려야 했으나 대한항공측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10분 이상 방치됐다는 것이다. 당시 아들은 승무원의 안내로 먼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은 화씨 영하5도(섭씨 영하18도)의 강추위에 눈까지 내리는 날씨였는데 환승작업을 위해 뒷문을 열어 눈발이 비행기 안에까지 날리는 등 추위에 테오도로 씨가 노출됐다고 유족들은 주장했다.
테오도로씨는 환승비행기로 갈아탄 후 수시간이 지나 의식을 잃은 상태로 아들에 의해 발견됐다. 테오도로씨는 비행기 뒤로 옮겨져 의사 출신 승객의 도움으로 심폐소생술(心肺蘇生術)을 시도했으나 깨어나지 못했고 결국 태평양 상공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유족들은 대한항공 측이 ▲80대 노인을 추위에 노출시킨 점과 ▲승객의 건강상태를 적절히 확인하지 않은 점 ▲긴급 의료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비상착륙이나 회항을 하지 않은 점 등의 과실을 범했다며 손배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