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웹진’ 뉴스로가 새해 기획으로 미국의 주류사회 인사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미국의 정치 경제 사법 문화 예술 분야에서 성공한 주류사회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인사회가 주류사회에 연착륙하기 위해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 알아보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노동부는 종업원은 물론 양심적인 업주를 보호하는 기관입니다. 한인 업주들을 위해 언제든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식당과 델리가게, 세탁소, 네일살롱 등 한인사회의 스몰 비즈니스 업주들은 노동부(Dept. of Labor)에서 연락이 오면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갖는다. 특히 시급(時給) 부서(Wage and Hour Division)의 연방 조사관이라고 하면 공연히 죄 지은 사람처럼 위축(萎縮)되는 경우가 많다.
노동부를 업주보다는 종업원을 위한 기관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한인 업주들은 노동부 관계자가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면 주인이 종업원 행세를 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이는 언어와 문화, 노동부에 대한 기본 지식의 부재에 따른 문제로 지적된다. 연방 노동부 뉴저지 지국의 조셉 페트레카(Joseph Petrecca) 국장을 만난 것은 지난 9일. 아시안아메리칸 US사법재단의 데이빗 정 명예회장과 함께 뉴저지 마운틴사이드(Mountainside)에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페트레카 국장은 “많은 한인 업주들이 노동부에 대해 잘못된 시각을 갖고 있다. 노동부는 오히려 업주들을 위한 보호막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트레카 국장은 “양심적인 한인 업주들이 종업원을 부릴 때 기본적인 정보와 지식이 없어서 나중에 큰 곤경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가령 오버타임(overtime)의 경우, 임금을 지급하고도 이를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부 히스패닉 종업원들은 이를 악용, 업소를 그만두고 난 후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업주가 고통과 손실을 겪고 심할 때는 문을 닫는 일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데이빗 정 명예회장과의 인연이 시작되면서 페트레카 국장은 한인사회를 위한 세미나도 여러번 개최했다. 임금관계 오버타임, 종업원과 주인이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 등을 제공하고 기본 지식의 부재(不在)로 불필요한 갈등이나 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도왔다.
이곳 노동부 사무실에는 한인 직원들이 둘이나 근무하고 있다. 황유경 조사관과 최 영 조사관이 그 주인공. 아시아계 근무자로는 유일하다. 그만큼 페트레카 국장이 한인사회에 배려를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들이 오기전에도 한인 조사관이 한명 있었다. 사정에 의해 그만둔 후 지난해 8월 두 사람의 엘리트 한인이 합류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아짐은 물론, 한인사회가 노동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누리는 기회가 많아졌다.
페트레카 국장은 다음달 24일 뉴저지 티넥 페얼리 디킨스대학에서 열리는 아시안사회와 미주류사법기관 총책임자들과의 패널 디스커션(Panel Discussion)에 주제 발표를 할 예정이다.
노동부에서만 3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낸 페트레카 국장은 처음엔 뉴욕 주 경찰로 일을 시작했다. 노동행정에 관심이 많아 노동부와 인연을 맺게 된 그는 현재 뉴저지주의 두 개 지부 중 한 곳인 북부 뉴저지를 책임지고 있다.
페트레카 국장의 사무실엔 에이브러햄 링컨의 각종 상징물이 즐비해 눈길을 끌었다. 링컨 관련 사진 조각 동상 등 링컨을 가장 존경한다는 그는 기회가 있다면 한국에도 노동부 관련 정책과 시스템을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 한다.
데이빗 정 명예회장은 “한국도 요즘 파트타임 잡이 늘어나고 있고 동남아시아 이민노동자들이 크게 증가하는 등 미국에서 배워갈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다. 앞으로 노동부와 관련한 노하우와 정보, 시스템을 교류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페트레카 국장과 한인사회의 인연
데이빗 정 명예회장과 조셉 페트레카 국장의 관계는 각별하다. 두 사람은 사실 흔치 않은 인연으로 만났다.
데이빗 정 명예회장과는 US사법재단의 전신인 뉴저지사법자문위원회 시절부터 돈독한 관계였다. 2004년 무렵 팰리세이즈 팍 브로드 애버뉴에 있던 사법자문위 간판을 밖에서 보고 무조건 사무실을 찾아 정 회장(당시 사무총장)과 수인사를 나누고 인연을 맺게 됐다.
페트레카 국장은 “사법기관과 관계있는 아시안아메리칸 단체는 그때 처음 봤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는지 궁금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날 이후 노동부와 사법자문위가 긴밀한 관계가 됐음은 물론이다.
현재 연방 노동기준법에 따르면 시간당 임금은 최저 7.25 달러이다. 2009년 7월 24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주 40시간을 넘기는 오버타임의 경우 1.5배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단 팁을 받을 수 있는 식당 등의 시간당 임금은 최하 2.13 달러로 별도로 적용된다.
미성년자 종업원에 대한 규정도 눈여겨 봐야 한다. 비농장 관련 직업의 경우 미성년자는 대부분 16세 이상이어야 하고 14세와 15세는 하루 3시간 주중엔 18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주말엔 하루 8시간, 총 40시간을 넘을 수 없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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