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파손사건’을 놓고 벌어진 양사간의 법적 분쟁과 갈등을 연 이틀째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WSJ는 지난 6일 LG전자 조성진 사장이 독일 베를린에서 삼성전자의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의 문을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며 양사의 오랜 라이벌 구도를 다룬데 이어 7일엔 웹사이트 ‘코리아리얼타임’에 관련 속보(速報)를 이어 나갔다.
저널은 6일 보도에서 지난해 9월 조성진 사장이 베를린의 가전매장 두 곳에서 대당 2700달러 짜리 삼성전자 세탁기의 문을 고의로 파손(破損)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6일 올린 ‘Samsung and LG Fight Dirty Over Washing Machines’라는 기사의 제목은 삼성과 LG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느낌을 주어 한국인 독자들의 낯을 화끈거리게 하고 있다.
기사 중간에도 양 사가 법적인 공방을 전하며 ‘That’s when things got ugly(이전투구 양상이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또 7일엔 “삼성전자의 최대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애플이라고 말할 것이다. 양사는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지난 수년간 법적 분쟁을 벌이는 등 치열한 힘겨루기를 했지만 경쟁의 역사는 아직 10년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삼성은 한국의 라이벌 LG와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시장을 놓고 경쟁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건으로 삼성전자는 LG의 조 사장 등 임원진이 세탁기 문을 고의로 파손했다며 재물손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LG전자는 통상적 수준의 사용 환경 테스트였고 고의성이 없었다며 비방 중상(誹謗 中傷) 등으로 맞고소했다.
삼성은 고의 파손 증거로 매장 CCTV 영상을 제출하고 “이번 사건으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되고 마치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처럼 비방하여 삼성 임직원의 명예까지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는 “문제의 동영상은 매장 밖에 찍은 것이어서 사람을 식별할 수가 없다”면서 “조사장이 매장안에 있었지만 경쟁사 제품들에 대한 통상적인 점검만 했을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조 사장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바쁘다며 미뤄오다 지난해 말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자 CES에 참석한 후 출석하겠다고 약속하는 우여곡절 끝에 출국할 수 있었다.
저널은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최근 양 사가 벌이는 마지막 결전의 중심에 서게 됐다”면서 조 사장이 출국금지 파문속에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저널의 잇단 보도는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쇼 CES에서 삼성과 LG의 신제품에 대한 관심보다는 가십성 논란에 주의를 돌리게 함으로써 양사의 이미지가 깎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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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In South Korea, Rivals Samsung and LG Fight Dirty Over Washing Machines
http://www.wsj.com/articles/in-south-korea-rivals-samsung-and-lg-fight-dirty-over-washing-machines-1420593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