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16세 천재피아니스트가 아르헨티나 관객들을 홀렸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한국의 유망 피아니스트들의 특별한 연주회가 홍안의 피아니스트 박재홍(16)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주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원장 이종률)이 한인 이민 50주년을 기념하여 주최한 '라이징 영 코리안 피아니스트 페스티발-3인 3색'은 "서구 문명 최고의 예술 장르가 클래식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한 아르헨티나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한류 확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올해 부조니 국제 콩쿠르 1위에 빛나는 문지영(19세)의 공연을 시작으로 덴마크 아라우스 음악 콩쿠르 입상에 빛나는 김명현(22세)에 이어 19일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재홍의 무대는 현지 관객들의 열정적인 브라보 외침으로 가득했다.
이날 박재홍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No. 15 in D Major, Op. 28)', 바르톡 '피아노 소나타(Sz. 80)', 드뷔시 '피아노를 위하여(L. 95)' 및 리스트의 ‘베네치아와 나폴리(S. 162)’를 연주했다.
현지 일간지 클라린(Clarin) 소속 클래식 비평가 산드라 데 라 푸엔테는 "어린 나이에 비해 음악적으로 매우 성숙한 연주자"라고 감탄했고 일간지 부에노스 아이레스 헤랄드의 음악 비평가 파블로 바르딘은 "환상적인 형체(形體)를 관능적으로 표현해낸 탁월한 연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객석에서 플로렌시아 과달루페 페스테르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천재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과 비교하며 "16세 소년의 손가락 끝에서 바렌보임의 베토벤 소나타보다 정교하고 감동적인 선율이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지의 유명 음악가이자 칸 영화제 초청작 ‘밀양’의 OST작곡가 크리스티안 바소는 "드뷔시의 ‘피아노를 위하여’를 매우 인상 깊게 들었다. 정교하면서도 과감한 화성(和聲)을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내며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었다. 천재적인 재능을 한국 출신의 어린 소년이 갖고 있다. 어마어마한 음악적 괴물이 그 안에 숨어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극찬했다.
관객들의 폭발적인 앙코르 요청에 프로코피예프의 '악마적 암시'와 드뷔시의 ‘아마빛 머리의 소녀’를 연주한 박재홍이 관객들의 성화에 다시 피아노 앞에 앉으며 "아르헨티나 관객 분들이 좋아하실 곡과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가 함께 편곡된 작품으로 감사와 작별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리랑'과 '라 쿰파르시타'입니다"라고 소개하자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공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이 작품(무제)은 박재홍의 또래이자 한국예술영재교육원 후배인 김성훈(15)이 편곡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주었다. 7살 때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 박재홍은 평일에는 서울예고에서, 주말에는 한국예술영재교육원(원장 김대진)에서 수학 중이다.
공연이 끝난 이후, 쇄도(殺到)하는 사인요청에 상기된 표정을 지은 박재홍은 "관객들이 전하는 응원과 애정에 힘입어, 예정보다 앙코르 곡도 많이 하게 되었다. 남미 첫 데뷔 무대였는데 무사히 잘 마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의젓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종률 문화원장은 "11월 한 달 간 문지영, 김명현, 박재홍 신예 피아니스트 3인을 현지에 소개하였는데, 이들의 각기 다른 음악적 개성과 매력이 잘 드러난 레퍼토리와 연출로 성공적인 페스티벌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종률 원장은 "K-클래식 페스티벌이 입소문을 타고 공연을 찾은 관객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시간을 두고 K-클래식의 감동이 연결되고 확장되며 그 위력을 제대로 알린 것이 이번 페스티벌이 갖는 특별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주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은 그간 소프라노 조수미 등이 참가한 한-아르헨티나 수교 50주년 기념 음악회 시리즈(2012), 피아니스트 김선욱 독주회(2013), 피아니스트 손민수 독주회(2014), 김대진 예술감독 부에노스 아이레스 필 지휘(2015), 피아니스트 백건우 부에노스 아이레스 필 협연(2015) 등 4연 연속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인 ‘콜론 극장’에서 K-클래식을 알려 왔다.
뉴욕=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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