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경찰, 장례식에서 뉴욕시장에 등돌려 항의

 

뉴욕 경찰이 동료의 장례식장에서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에게 항의(抗議)의 제스처로 또다시 등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27일 퀸즈의 크라이스트 태버너클 처치에서 열린 라파엘 라모스(40) 경관의 장례식에서 드블라지오 시장이 추도의 연설을 할 때 식장 바깥에 있던 수백명의 경찰들이 등을 돌려 무언의 항의를 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도 참석한 이날 장례식엔 무려 2만3천명의 경찰들이 뉴욕은 물론, 전역에서 찾아와 교회 밖에 대형 멀티비전이 설치됐다. 이들 경찰은 드블라지오 시장의 연설이 시작되자 반대편으로 등을 돌려 시장에 대한 반감(反感)을 드러냈다.

 

경찰들은 지난 20일 브루클린에서 한 흑인의 총격으로 라모스 경관과 중국계 류 웬지안이 사망, 병원을 찾았을 때 같은 제스처를 취한 바 있다. 당시 사건 직후 경찰공제협회(PBA)의 패트릭 린치 회장은 “드블라지오 시장의 손에 피가 묻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뉴욕 경찰과 시장의 갈등은 최근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에릭 가너의 죽음이후 조성됐다. 가해 경찰이 불기소처리 되면서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흑인 여성과 결혼한 드블라지오 시장이 자신의 혼혈 아들을 지칭하며 “내 아들도 밤길을 다니다 (경찰에) 희생될 수 있다.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해 경찰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경찰의 과잉진압과 불기소처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는 와중에 한 흑인이 순찰중인 두명의 경관을 이유없이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 큰 충격을 주었다.

 

사장에 대한 뉴욕경찰의 분노가 확산되는 가운데 26일엔 허드슨리버 상공에서 한 소형 경비행기가 꼬리에 ‘드 블라지오, 우린 당신한테 등 돌렸다’(De Blasio, Our Backs Have Turned To You)라는 문구가 적힌 배너를 달고 비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배너를 제작한 광고사는 광고주 공개를 거부했지만 경찰관 피살사건에 불만을 품고 있는 뉴욕경찰의 후원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노정훈기자 newsroh@gmail.com

 

 

 

 

 

 

 

▲ 두 경관 유가족을 돕기 위한 데일리뉴스의 모금 배너

 

 

<꼬리뉴스>

 

드블라지오 경찰과 시민단체 양쪽에서 협공

 

한편 뉴욕타임스는 “에릭 가너 사건이후 시의원들도 시민들과 합세해 ‘숨을 쉴 수가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가해 경찰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규탄했지만 두명의 경찰이 피살(被殺)된 이후 증오가 지지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경관 피살 사건 이후 “순직 경찰관들의 장례가 끝날 때까지 시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들은 경찰개혁을 회피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난, ‘샌드위치’가 될 형국에 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