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에 유서남기고 50대 분신

Newsroh=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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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대통령이 뉴욕을 방문중인 가운데 서울의 50대 남성이 문대통령에게 ‘싸드 철회’를 당부하는 유서(遺書)를 남기고 분신(焚身)해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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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10분 경(한국시간) 조영삼(58) 씨가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잔디마당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잔디마당에 있던 입주사 직원들이 소화기로 조씨의 몸에 붙은 불을 껐고 소방대원이 출동해 병원에 후송(後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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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의식불명인 상태로 알려졌다. 분신한 현장엔 회색 가방,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1권, 빈 맥주 캔 2개, 시너가 담긴 우유병, ‘사드가고 평화오라’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라고 손으로 쓴 피켓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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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오래전부터 문대통령님을 존경해왔다. 그러나 사드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긴장과 전쟁의 위험만 가중시킨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더 큰 그림이 있을 거라 생각도 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초강대국 미국과의 '밀당'이 쉽지는 않겠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밀리면 뒷감당을 어찌하려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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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드는 결코 전쟁방지나 평화를 지키는 무기가 아니다. '총알로 총알을 맞추는' 가능성이 희박한 사드미사일보다도 사드배치에 동반되는 엑스밴드 레이다의 감시망에 놓인 북한과 중국의 제1 타격목표는 사드배치지역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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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북한당국에도 대화를 호소했다.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에게 당부와 부탁을 드립니다. 저는 한때 보편적 정의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인민군 종군기자 출신 이인모 선생의 손발이 되어 함께 생활했던 사람입니다. 당부 드리건대, 당신들이 즐겨 사용하는 '우리민족끼리'처럼, 말로만 '민족', '민족' 하지 말고 민족 앞에 모든 걸 내려놓으십시오. 민족의 운명은 우리민족끼리 합심하여 짊어지고 간다는 정신으로 미국과 양자간 '밀당' 하기 전에 남북대화의 장에 나서기 바랍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권이 이명박근혜 정권이 아니지 않습니까. 세계정치사의 한 획을 긋는 것을 넘어서 길이 남을 촛불혁명정권입니다. 성공해야 합니다. 기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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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지난 1995년 북송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씨 초대로 북한을 방문했으나 통일부에 신고를 하지 않고 방북한 일이 문제돼 귀국하지 않고 독일에서 망명 생활을 해왔다. 2012년 말 귀국해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후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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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까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한 조씨는 독일의 망명자 수용소에서 나와 겪은 일들을 '국제 나그네의 독일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하기도 했다. 그동안 경남 밀양에서 거주하며 겨레하나 등의 단체에서 사드배치 반대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속보>

분신후 위독한 상태였던 조영삼씨가 결국 숨을 거뒀다. 오마이뉴스는 조씨가 이튿날인 20일 오전 9시 37분경 사망했다고 속보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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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유서에 자신을 ‘제19대 대통령 후보 문재인 남북협력정책특보’라고 명기했다. 다음은 그가 남긴 유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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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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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오래전, 독일에 있을 때부터 대통령님을 지지하고 존경해왔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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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드는 안 됩니다. 대통령님도 사드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긴장과 전쟁의 위험만 가중시킬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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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더 큰 그림이 있을 거라 생각도 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초강대국 미국과의 '밀당'이 쉽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밀리면 뒷감당을 어찌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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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실로 진실로 바라는 사람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남북경협, 평화통일, 동북아 균형자 역할 등을 통한 우리 후손들의 미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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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결코 전쟁방지나 평화를 지키는 무기가 아닐 것입니다. '총알로 총알을 맞추는' 가능성이 희박한 사드미사일 자체보다도 사드배치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엑스밴드 레이다의 감시망에 놓여있는 북한과 중국은 사드가 가동되는 시점부터 그들의 제1 타격 목표는 사드배치지역이 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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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는 바와 같이 북한의 ICBM은 종심이 짧은 한반도용이 아니라 대륙을 넘나드는 장거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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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정확히 말하면 대 미국용입니다. 대통령님도 이런 상식적인 사실들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배치'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사드배치를 앞당긴 것은 현실국제정치의 냉혹한 벽을 뚫지 못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대통령님의 대화제의에 핵실험 등 엇박자를 놓고 있는 북한 당국에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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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했든지 아니면 우연히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실적으로 '북미간 적대적 공생관계'의 부산물인 사드배치로 인해 우리 민족의 미래에 먹구름이 잔뜩 밀려오고 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치킨게임의 결과는 남북 공멸의 길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매의 눈을 치켜뜨고 있는 일본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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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에게 당부와 부탁을 드립니다. 저는 한때 보편적 정의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인민군 종군기자 출신 이인모 선생의 손발이 되어 함께 생활했던 사람입니다. (당시 이인모 선생은 분단비극의 후유증으로 자력으로는 단 한걸음도 걸을 수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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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부 드리건대, 당신들이 즐겨 사용하는 '우리민족끼리'처럼, 말로만 '민족', '민족' 하지 말고 민족 앞에 모든 걸 내려놓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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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운명은 우리민족끼리 합심하여 짊어지고 간다는 정신으로 미국과 양자간 '밀당' 하기 전에 남북대화의 장에 나서기 바랍니다. '우리민족끼리'라 해놓고 이른바 '코리아패싱'은 안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권이 이명박근혜 정권이 아니지 않습니까. 세계정치사의 한 획을 긋는 것을 넘어서 길이 남을 촛불혁명정권입니다. 성공해야 합니다. 기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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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혹시 압니까? 미국을 꼼짝 못하게 하는 묘수가 남북대화 과정에 나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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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신들의 '신념의 화신'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는 이인모 선생과의 인연으로 세상의 주변부를 떠돌며 인생행로와 역정이 여러 번 뒤바뀐 사람으로서 이런 부탁과 당부를 드릴 자격이 조금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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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대통령님을 인간적으로 존경했고 사랑했습니다. 이 세상 소풍 끝내고 나서도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의 산화가 사드철회를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 방울이나마 좋은 결과의 마중물이 된다면 연연세세 가문의 큰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의 자유인으로 살고자 했던 어느 이름 없는 평화주의자가 한 떨기 마지막 잎새를 떨굼으로써 이 땅에 평화를 기원한 나라, 대한민국을 얕보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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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백만 촛불혁명의 한 사람이었다고,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고 미국에게 당당히 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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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촛불민심을 든든한 배경으로 흔들리지 마시고 초심대로 밀고 나가셔서 성공한 정권으로 세계사에 길이 남으시길 기원하고 또 기원합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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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제 19대 대통령 후보 문재인 남북협력정책특보

들풀하나 조00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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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저의 행동에 설왕설래 말이 많을 줄로 사료됩니다. 개의치 않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의 자유인'으로 살고자 했으나 그러지 못한 인생이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아직 이 세상 소풍 끝나지 않은 분들, 외람되지만 제 처와 어린 아들내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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