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1-2주 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의향이 없었고 이낙연 총리나 강경화 외교장관을 파견할 계획이었다. 이 고위급 인사들 중 누구도 유엔 총회 연단에서 작성된 연설문을 대독하고 한국의 외교정책의 주요 목표들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미대통령과도 서울에서 만나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지가 3개월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1-2주 전만 해도 새로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였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과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미국이 한국 정부에 계속해서 읽어댈 훈계를 듣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취한 이 결정이 아태지역에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을 構築(구축)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에 심한 타격을 주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에도 여러 문제가 산적한 상태였다. 경제 문제로 문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심해지고 조국 신임 법무부장관 임명 이후 이로 인한 반대와 스캔들이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어쨌든 뉴욕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했고 스스로 트럼프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문대통령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한국이 북미대화에서 이전의 적극적인 역할을 다시 재개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북미대화 재개는 대외 정책의 주 강조점을 여기에 두어온 문재인 대통령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첫째, 며칠 전 트럼프 미대통령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했다. 미국 정부 내 다수 인사들은 볼턴 보좌관인 ‘매파’적인 매우 강경한 입장으로 북미대화 진전을 방해해왔다고 보고 있다.
둘째, 이전까지 미국이 양보하지 않는다고 강경하게 비판해온 북한이 어조를 바꾸었다. 외국 언론들이 “주체사상의 국가인 북한 내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북한은 9월말 미국 정부와 “포괄적인 협상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셋째, 한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미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냈다. 그 친서에서 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만나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그를 평양으로 초청했다.
이 모든 정황상 한국이 다시 한반도 정세에서 적극적인 참여자가 될 기회를 본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최근 수개월간 북한은 여러 번에 걸쳐 한국 정부에 대해 여러 가지 강경한 어조로 북한이 仲介者(중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남북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로만 되뇌면서 실제적으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9월 22일 뉴욕을 향해 떠난다. 유엔총회 연설은 이제 형식적인 구실에 불과하고 이번 방미의 중요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이 될 것이다. 문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입장을 완화하여 북한과 타협할 가능성을 찾도록 설득하고 한국이 이를 북한에 전달하여 북한 측에서도 양보를 끌어내겠다고 약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대화의 진전과 미국의 제재 완화는(여기까지 일이 진행된다면) 북한이 말한 대로 현재까지는 남북 화해에 대해 말만하고 미국의 금지 조치때문에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발전시키는 것을 서두르지 않은 한국 정부가 부딪친 제약을 풀어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어 이는 북한과의 화해가 한국에 아무런 성과도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국내 반대파들을 “진정시킬” 좋은 기회이다. 물론 북한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같이 논의할 상대로 여기지는 않고 있다.
이런 가능성들을 실제로 실현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계속적인 한일분쟁에 대해 트럼프 미대통령이 늘어놓는 많은 불쾌한 잔소리들을 참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를 이끌어서 뉴욕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가질 것을 강요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들은 달갑지 않은 일본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최소화하고 북한 문제에 집중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전체적으로 보건대 문재인 대통령은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현재 한국정부, 외교부, 통일부와 기타 부서들은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위한 “성공 공식”을 생각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며 작업 중이다. 미국 대선이 가까워오는 것을 고려해볼 때 이번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선 임기 내에 북미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마지막 실제적인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렉 키리야노프 서울특파원 | 로시스카야가제타
* 이 기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을 앞 둔 9얼 18일 송고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