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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협력을 위한 기회의 창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일간 콤메르상트의 세르게이 칸 정치외교 선임기자는 25일 “한국과의 관계에서 급격한 전환을 함으로써 예측할 수 없는 정치가로서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4일에 김정은 위원장 주재 하에 개최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의 새로운 지시를 접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기사의 주요 내용.
김정은 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6월 16일부터 전면적으로 진행되었던 대남 군사행동 준비를 중단시켰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뉴스를 보도하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알리지 않고 회의에서 북한의 군사정책의 주요 사항들을 논의했다고만 보도했다.
또한 북측 인터넷 보도 자료에서 한국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 사라진 것이 수일 전 적이라고 불렀던 한국과의 관계 개념이 또 다시 급격하게 변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북한 관영 언론들의 어조는 미리 계산된 시기에 변화했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앞둔 전날 밤에만 해도 ‘오늘의 조선’,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와 같은 사이트에는 남측에 대한 비난 기사들이 게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회의에서 지시를 한 이후 이 기사들은 사이트에서 사라졌다. 로동신문과 민주 조선도 늘상 게재하던 남측에 대한 선전 공격 기사가 없이 발간되었다.
남북관계의 새로운 냉전은 2주간 동안 진행되었고 시작과 마찬가지로 끝나는 것도 역시 급작스럽게 이루어졌다.
냉전의 시작점은 6월 6일 남한 내 탈북자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撒布)한 사건이었다. 대북전단 살포를 위해 풍선이 사용되었고, 이와 동일한 풍선을 북도 남으로 살포할 계획이었다. 이러한 정보전이 남측 정부의 대북관계 정상화 노선과 반대되는 것이었지만 문재인정부는 관련법이 없다는 이유로 이러한 행동을 금지시킬 수 없었다.
6월 9일에 이미 북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설치하기로 합의했었던 남북 통신선 전체를 차단하겠다고 통보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참석한 조선노동당 지도부 회의에서 이후 대남사업을 전부 폐기(廢棄)하고 새로운 ‘대적사업’을 시작할 것을 결정했다.
북은 6월 16일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특히 비무장지대 판문점에 북한군을 진출시킬 것임을 암시했다. 이후 북은 개성시 개성공단 내에 있는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는 과시적인 조치를 선보였다. 이는 남북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지났고 이제 대결은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시도처럼 보였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런 북의 급격한 자세 전환이 2년 전 세 번이나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던 김정은 위원장 자신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 상태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은 비무장지대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고 그 결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체결했다.
그 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하여 엄청난 환영을 받고 양측의 화해 준비를 과시하기 위한 여러 상징적인 행사들을 치렀다. 남북 정상회담 결과로 수 개의 남북 연락통신선을 개설하고 한반도 긴장완화 조치들을 실행하기로 규정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서울 답방 초청을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성사(成事)된 바 없다.
콤메르상트는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행동은 그가 아직도 남북협력을 위한 기회의 창을 남겨두기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정부 내에는 전임자들보다 비교할 수 없이 더 큰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을 대하고 있는, 그가 잘 아는 정치가인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2년 5월이면 남한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시작되고, 여기서 이전의 대북 최대압력 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는 보수파 야당 후보가 승리할 수도 있다. 이를 고려하여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기회를 활용하기 원하는 것 같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남북관계 발전 기회는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지만 2년 후에는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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