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열병식 최신무기 놀라워’
조선중앙통신/ 유투브 캡처
해외 전문가들이 북한이 갑작스러운 열병식(閱兵式)에서 공개한 최신 무기들을 상세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드러난 결론은 명백하다. 북한이 공개한 군사 기술과 무기의 발전 수준은 놀라울 정도이며 특수부대의 헬멧 야시경과 군복부터 최신 ICBM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성능이 확연히 향상되었다.
대량의 군사 장비와 대규모 군대 행진이 수반되는 열병식은 북한에 있어서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진행된 열병식은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북한 노동당 창당 75주년 기념 열병식은 밤 1시에서 3시 정도까지 어둠 속에서 개최되었다. 생방송 중계는 없었고 외국인은 외교관까지도 전혀 참석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10월 10일 저녁에서야 조선중앙TV로 녹화 영상이 송출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여 유화적(宥和的)인 내용의 연설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않고 “미제국주의자들”이나 “남조선 허수아비들”도 거론하지 않았고 연설 내용은 주로 국내 정세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제 제재, 자연재해, 북한 국외의 코로나 팬데믹로 인해 북한 국내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시인했다. 그는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듯 보였다. 끊임없이 미소를 지었고 그의 옆에 서있는 장성들과 생기있게 대화를 나누었으며 그들의 농담에는 화통하게 웃었고 병사들과 무기의 열병식에 논평하고 자주 망원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김일성 광장에서 벌어진 열병식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사일, 장갑차, 병사들의 개인 전투 장구까지 신무기들이 대거 등장했다.
공개된 무기와 장구들은 실제로 관찰하고 연구할만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새롭게 본 것들은 없었겠지만 해외 전문가들은 김일성 광장에 진입하는 무기들을 볼 때 각각의 새로운 장면마다 깜짝 놀랄만했다. 병사들의 군복과 총기부터 중화기에 이르기까지 신무기들이 하나씩 줄을 지어 광장에 등장했다. 열병식에는 최신 대공방어체계부터 순항미사일, 최신 대전차, 대인, 포격 시스템, 600mm 구경의 초대형 방사포 등이 참가했다.
그러나 이 열병식의 하이라이트는 북한 미사일 제작자들이 새롭게 개발한 신형 ICBM이었다. 김일성 광장을 따라 11개 차축을 가진 차량식 이동발사대(TEL) 위에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북한이 보유한 것 중 최대크기의 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미사일의 길이는 23-24미터로 현재까지 북한이 보유한 최대 미사일로 여겨졌던 사정거리 1만3천 킬로미터의 “화성-15”형보다 2미터가 더 길다.
이와 같이 최신 무기를 대거 등장시켜 전시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주의를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고 일종의 보상을 받은 느낌을 주려는 시도였을 가능성도 배제(排除)할 수 없다. 북한 정부가 약속하고 언론에서 주민들에게 널리 홍보했던 대형 무기들 중 다수는 노동당 창당 기념일까지 완성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소한 북한 군사력이 제자리걸음을 하지 않고 발전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는 성공했다.
다음은 러시아 국제문제 협의회 전문가 블라디미르 흐루스탈료프의 의견이다.
북한은 정기적으로 열병식을 개최하지만 이번에는 신무기가 대거 등장했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특기할 점은 북한의 무기 개발자들이 이제는 “작동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칙에 따라서만 무기를 개발하려 하지 않고 최신 기술과 무기 및 전술 동향에 부합하여 노력하고 있음이 현저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북한이 탄도 미사일과 그와 관련된 무기에만 적극적인 개발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일반 무기들도 계속 개발하고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 주목을 끌었다. 북한 보병의 화기와 군복은 언로드 조끼, 방탄복, 복합소재 헬멧, 무릎 보호대, 개인 통신 장비 등 일반적인 세계 기본 표준을 확실히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고 가장 강력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신형 ICBM이다. 최신 대형 미사일은 중형 이동식 액체추진 ICBM으로 매우 복잡한 개념의 무기이다. 이 신형 ICBM은 아주 거대하기 때문에 발사전 준비가 상당히 필요하며 바로 이 점이 취약점(脆弱点)이다. 바로 이 ICBM에 사용하기 위해서 2019년 12월 북한 미사일 발사장 시험대에서 신형 고출력 장기가동 엔진 시험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미사일의 페어링 아래 부분에 큰 공간이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디자인을 볼 때 이 ICBM은 단순히 핵탄두만 운반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메가톤급 핵융합 탄두와 기만체(Decoy) 탄두, 또는 여러 개의 일반 핵탄두와 기만체 탄두를 운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전에 분명히 지적해야 할 것은 이 미사일을 무기로 인정하려면 이 미사일이 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한 이 ICBM의 실험은 아직까지 진행된 바 없다.
글 올렉 키리야노프 | 로시스카야가제타 서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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