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속으로>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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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8월 17일, 한머리땅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세계 곳곳에서도 식민지에서 벗어나려는 나라들의 독립이 이어졌고, 분단의 벽(壁)을 넘으려다 목숨을 잃은 청년의 이야기도 이날 역사에 남았습니다. 8월 17일은 자유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날입니다.
<역사 속의 주요 장면>
1901년 — 서울에 전등이 환하게 밝혀지다
1901년 8월 17일 서울 동대문발전소에서 전등 개설식이 열렸습니다. 발전소 주변의 아크등과 주요 도로의 가로등이 일제히 켜지면서 서울의 밤거리가 환하게 밝혀졌습니다. 이날 1만여 명의 시민이 몰려들 만큼 큰 관심을 끌었으며, 근대 도시 서울의 모습을 바꾸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1945년 — 인도네시아, 독립을 선언하다
1945년 8월 17일 수카르노와 모하마드 하타는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일본의 패망 직후 선포된 독립은 네덜란드의 재식민화 시도에 맞선 독립전쟁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인도네시아가 주권국가로 자리 잡는 출발점이 됐습니다.
1960년 — 가봉, 프랑스로부터 독립하다
1960년 8월 17일 중앙아프리카의 가봉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식민지 해방의 물결이 거세게 일어나던 ‘아프리카의 해’에 독립을 이룬 나라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1962년 — 베를린 장벽에서 피터 페히터가 쓰러지다
18세의 동베를린 청년 피터 페히터는 1962년 8월 17일 서베를린으로 탈출하려다 동독 국경수비대의 총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장벽 앞에서 피를 흘리며 숨졌고, 서방 언론과 시민들은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베를린 장벽이 단순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의 자유와 생명을 가로막은 냉전의 상징임을 세계에 각인(刻印)시켰습니다.
1986년 — 손기정의 청동투구, 50년 만에 돌아오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은 고대 그리스 청동투구를 부상으로 받았지만 일본의 방해로 직접 소유하지 못했습니다. 1986년 8월 17일 서독올림픽위원회가 마침내 그 투구를 손기정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광복 후 41년, 베를린올림픽 이후 50년 만의 귀환이었습니다.
<오늘의 탄생 인물>
노태우(盧泰愚, 1932~2021)
1932년 8월 17일 태어난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입니다. 6·29 민주화선언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의 길을 열었지만, 12·12 군사반란과 5·17 비상계엄 확대 과정에 참여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 1943~)
1943년 8월 17일 태어난 미국 배우입니다. 『대부 2』,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치며 현대 영화사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습니다.
엄정화(嚴正化, 1969~)
1969년 8월 17일 태어난 가수이자 배우입니다. 음악과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독특한 존재감으로 한국 대중문화의 한 시대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여성 아티스트입니다.
<오늘의 타계 인물>
장준하(張俊河, 1918~1975)
장준하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탈출해 광복군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이자, 해방 후에는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이끈 사상가이자 언론인입니다. 1953년 종합 잡지 사상계를 창간하여 민족적 양심을 일깨우고 이승만·박정희 정권의 독재를 비판하며 민주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1962년 한국인 최초로 막사이사이상을 받았습니다. 말년에는 박정희 정권의 유신 독재에 반대하다가 1975년 포천 약사봉에서 의문사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호세 데 산 마르틴(José de San Martín, 1778~1850)
1850년 8월 17일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의 독립운동 지도자입니다. 스페인의 식민지배에 맞서 아르헨티나·칠레·페루의 독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남미 해방의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무함마드 지아울하크(Muhammad Zia-ul-Haq, 1924~1988)
1988년 8월 17일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파키스탄의 군인이자 대통령입니다. 1977년 쿠데타로 집권해 장기간 군사통치를 이어갔으며, 그의 죽음은 파키스탄 정치의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오늘의 한마디>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키고 되찾으려는 사람들이 이어가는 약속입니다.”
8월 17일에는 서울의 어둠을 밝힌 전등이 켜졌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독립의 깃발이 올랐습니다. 베를린에서는 자유를 향해 달리던 한 청년이 쓰러졌지만, 50년 뒤 손기정의 청동투구는 마침내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역사는 때로 빼앗긴 것을 되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자유와 존엄을 향한 사람들의 발걸음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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