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원각사 지광스님등 한국스님들도 행진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궂은 비바람도 증오범죄(憎惡犯罪) 종식을 간구하는 사랑과 평화의 행진을 방해하지 못했다.
뉴욕 맨하탄에서 11일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와 함께 시민들의 행진이 펼쳐졌다. 뉴욕주대법원청사가 있는 폴리 스퀘어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뉴욕불자평의회(Buddhist Council of New York) 주최로 한국스님들과 신도들을 비롯,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성공회, 유대교. 힌두교, 무슬림, 퀘이커 교 등 종파를 초월하여 모여 관심을 끌었다.

일본 정토진종의 미국인 스님이 스피치를 하고 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 모인 200여명의 시민들은 최근 애틀랜타 총격사건을 비롯,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에서 빈발하는 아시안 시민에 대한 증오범죄에 대한 강한 우려(憂慮)를 전달하고 시민들의 화합과 연대속에 어려움을 뚫고 갈 것을 다짐했다.
한국 불교계에선 뉴욕원각사 주지 지광스님 선원장 인궁스님 선명스님, 뉴욕정명사 도신스님, 뉴욕조계사 청호스님과 김진우 안재은씨 등 불자들이 함께 했고 일본의 정토진종, 중국, 남방불교계 스님들과 뉴욕성공회의 유일한 한인 알렌 신 주교도 참석했다.

뉴욕성공회 알렌신 주교(가운데)가 제임스 린치 회장(왼쪽)과 선명스님이 보는 가운데 스피치하고 있다
집회에서 사회를 본 뉴욕불교도의회 James Lynch 회장은 “오늘의 피해자는 아시안 주민이지만 내일의 피해자는 우리가 될 수 있다”며 모두 함께 하는 연대(連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양화가 조성모화백 부부가 직접 만들어온 배너를 들고 있다
집회엔 뉴욕의 유명화가 조성모 화백이 부인과 함께 나와 직접 만든 ‘No Hate Crime(증오범죄는 안된다)’ ‘Asian Lives Matter(아시안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배너를 들고 나와 시선을 끌었다.
조성모 화백은 “애틀랜타 총격사건이후 뉴욕에서 아시안 여성이 거리에서 무자비하게 폭행당하는 영상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 했다. 성실한 이민자로 살아온 아시안들이 미국에서 이런 대접을 받는다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서 나오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45분간에 걸친 집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연꽃과 다양한 인종 그림과 ‘Happy Together in Loving-Kindness and Compassion’라는 글씨가 쓰인 두 개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시작했다.

‘Mindful Love Walk’으로 명명된 행진은 인궁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뉴욕주 대법원 청사 왼쪽으로 인근 차이나타운을 순례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뉴욕 경찰은 행진이 계속되는 내내 교통도 통제하고 안전하게 참가자들을 보호하는 모습이었다. 행진 참여자들은 차이나타운 입구 공자 조각상이 있는 헨리 스트릿을 지나 첫 번째 순례지인 성공회 교회 앞에서 기도 집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뉴욕정명사 도신스님 뉴욕원각사 인궁스님 지광스님 선명스님

뉴욕원각사 주지 지광스님(오른쪽)이 인궁스님과 함께 희생자 극락왕생을 축원하고 있다
이곳에서 뉴욕원각사 지광스님은 증오범죄로 희생된 이들의 극락왕생(極樂往生)을 축원하고 목탁소리에 맞춰 ‘관세음보살 정근’을 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중국 사찰 숭덕사가 있는 파이크 스트릿으로 이동, 두 번째 기도와 집회를 가졌고 유대교 교당이 있는 엘드리지 스트릿에서 세 번째 집회를 갖는 등 종교를 아우르는 행진을 하는 모습이었다.

차이나타운의 중국사찰 숭덕사 앞에서 주최측인 '뉴욕불자평의회'가 플래카드를 펼치고 있다
이날 행사를 보호하기 위해 나온 한 경찰관은 유대교당 앞에서 자신을 무슬림이라고 밝히고 평화를 기원하는 짧은 연설과 기도를 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무슬림 경찰이 유대교당 앞에서 평화의 연대사를 하고 있다
참여자중에는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도 있었고 다양한 배경의 시민들이 1시간 넘게 진행된 행진을 끝까지 함께 했다. 이날 행사를 취재한 미주한국불교 김형근 대표는 “많은 비가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스님들과 유대교 랍비, 힌두교신도, 케이쿼교도, 요가 구루, Interfaith 목사 등 여러 이웃 종교계가 함께 연대사를 하는 등 뜻깊은 행사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대교당 앞에서 각 종교계 지도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행사를 마친 후 뉴저지 보리사 주지 원영스님(전 조계종미주특별교구장)은 스님과 불자등 참가자들에게 만찬을 베풀며 “종교와 인종을 초월하여 하나가 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날도 춥고 비도 많이 오는데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했다.

원영스님(오른쪽)과 지광스님
원영스님과 지광스님 등 뉴욕의 한국스님들은 지난 2012년 12월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로 평가되는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때도 종교계 최초로 현장을 찾아 추모법회를 가져 NBC와 ABC, CNN 등 주류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뉴욕원각사 선명스님(왼쪽부터) 지광스님 인궁스님과 한인 참가자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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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한국스님 불자들 뉴타운 참사현장 합동추모기도 (201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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