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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뉴저지 ‘한복의날’ 화제

테너플라이 타운 행사 눈길
글쓴이 : 안지영 날짜 : 2021-10-23 (토) 12:32:57

테너플라이 타운 행사 눈길

 

<최근 한복에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되는 등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뉴저지 테너플라이에서 한복의 날행사가 펼쳐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021일 테너플라이 휴이러파크에서 열린 한복의 날 행사를 하이유에스코리아 안지영기자의 취재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가을 하늘, 눈부신 햇살 아래 흥겨운 가락과 북소리가 어우러진 가운데 세상 고운 색은 모두 모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옷을 지어 입은 사람들이 사뿐사뿐 걸어나와 자태를 뽐낸다.

 

청사초롱을 든 어린아이들, 과거에 급제하여 복두에 어사화(御賜花)를 꽂은 자제, 홍원삼을 입은 왕비, 화려한 궁중 의상의 비와 빈, 황금색 갑옷의 장군, 양반가 도련님과 아기씨, 사또와 포졸 등 조선시대 사람들이 단체로 21세기로 타임슬립을 했나 할 정도로 사방이 한복 그리고 한복 그리고 한복(韓服)이었다.

 

하지만 조선시대 사람이라고 하기엔 전통의상을 입은 이들의 다수가 키 크고 푸른 눈에 생김이 우리네와는 다른이들. 그래서 더욱 눈부시고 신비하고 아름다웠던 이곳은 뉴저지 테너플라이의 하일러 파크. 해외 지자체 최초, 미국 지자체 최초로 한복의 날 행사가 열린 곳이다.

 


 

휴일러 파크를 가득 메운 활짝 핀 한복 꽃들을 보는 순간 한복의 날 관련 고국의 기사들에 씁쓸했던 마음이 위로를 받는 듯 했고 오히려 바다 건너 이곳에서 한복의 미를 비롯한 우리 전통의 것에 대해 희망을 찾은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테너플라이 시장과 버겐카운티 쉐리프, 주하원 의장 등 지역 정치인들이 여러 종류의 한복 예복을 각각 차려입고 무대 위에서 축사를 하고 있었다. 무대 가까운 귀빈석에서도 이번 11월 선거에 출마하는 당선 유력 후보들과 지역 인사들이 화려한 한복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판소리며 북춤 등 전통 공연과 한복 패션쇼를 위해 다양한 스타일의 한복을 입은 출연자들로 공원 구석구석은 울긋불긋 활기가 넘쳐 흘렀다. 한복 페스티발을 보러 온 우리 동포들 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들도 나무 그늘 밑에 피크닉 보따리를 펼쳐 놓고 앉아 핸드폰 카메라에 열심히 담으며 구경하는 모습이 흐뭇하기까지 했다.

 

 

 

이 날 한복의 날 행사엔 필 머피 주지사 대신 그의 와이프 태미 머피가 아름다운 자수가 새겨진 노란 당의( 조선시대 지체높은 가문의 여인들이 주로 궁중에 들어갈 때 입던 소례복)를 입고 무대에 섰는데 한국 이외 지역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한복의 날 행사가 자랑스럽다한복의 날을 계기로 뉴저지 주민들이 미국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한국 문화와 한복의 아름다움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필 머피 주지사는 올해 1021일을 한복의 날로 지정하는 공식 선포문에서 한복은 2천년 이상 한국에서 이어진 전통문화의 일부라며 한인 사회의 영향력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해 한복의 날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버겐카운티 쉐리프인 앤서니 큐리튼이 사또 옷차림으로 런웨이에 서 있다

 

지난 6월 예비 선거에서 승리, 한인 최초의 뉴저지 주하원 의원 당선 유력자 엘렌 박 (뉴저지 제 37선거구)과 그녀의 러닝메이트 샤마 해이더도 높이 올린 가채에 빈과 중전 예복 차림으로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었다.

 

정치인들의 축사가 끝나 뒤 행사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한복 패션쇼. 행사장의 중앙으로 무대를 향해 길게 깔려 있는 붉은 비단 런웨이로 청사초롱을 든 어린아이들의 행렬을 시작으로 약 15분 가량 눈부신 색의 대잔치라 할 만한 조선 시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조선시대 기녀 복장부터 궁중의상, 포졸에 이르기까지 내가 이역만리에 와서 이런 눈호강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내 눈엔 미국인들이 입은 한복이 우리가 입었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것 같았다.

그들의 큰 체격과 큰 이목구비 때문일까. 한복의 화려함이 배가 되는 듯 했다. 특히 왕과 왕비로 런웨이에 선 노란 곤룡포를 입은 존호건 버겐카운티 클락과 주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샤마 해이더가 바로 그러했다.

 


 


한복의 나래가 펼펴지는 것을 보니 문득 어렸을 때가 떠올랐다.

3년 가량 한복 의상실을 하셨던 엄마 덕에 나는 여느 아이들이 심플하게 한복 치마저고리 한 벌 가지고 있을 때 오늘 런웨이에 올라 온 궁중 의상 대부분 까지를 가지고 있었다.

 

풍요로우면 소중한 줄 모르던가엄마는 샘플 삼아 내 옷을 만들어 주셨고 심지어 학교에 까지 입고 가게 했다. 한번은 엄마가 겨울 한복을 샘플로 만들었다며 아침에 입혀주셨는데 그게 그날의 내 등교 복장이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조끼 격인 털배자까진 그런대로그러나 귀와 볼을 가리는 볼끼와 머리엔 남바위까지 쓰고 오리털 잠바에 투박한 기차표 부츠를 한복 치마 속에 신고 학교에 가야했던 5학년 겨울방학 직전의 어느 날을 잊을 수 없다.

 

학교 가는 길에 만난 동네 친구들, 중학교 다니는 오빠 친구들은 설날도 아닌데 어디에 세배 하러 가냐며 웃었고 교실에선 쉬는 시간 마다 아이들은 내게 와서 남바위와 배자를 서로 착용하기도 했다. 하루종일 창피했다.


그런데 며칠 뒤 우리 반 애들 몇몇이 자기들 엄마와 우리 집에 와서 그날 내가 입은 옷을 주문했다.

 

그리고 1년 뒤 초등학교 졸업식 때 우등상을 받게 되자 엄마는 며칠동안 늦은 밤 딸을 위해 초록색 당의와 붉은 치마를 만들었고 나는 그것을 입고 단상에 올라갔다.

그땐 창피하지 않았다. 공주가 된 것 같은 기분이 한껏 들었더랬다.

 


 

브라이언 전의 한글학교 스승인 훈민학당 원혜경 교장(중앙. 검은 저고리)이 이번 행사에서 전통공연 팀들을 어랜지 하는 등 막후에서 조용히 지원을 했다. 맨 왼쪽 부터 강은주 우리가락 원장, 정수경 버지니아 디딤새 한국전통 예술원 소속 진도 북춤 명인, 맨 오른쪽은 한국 국악협회 미동부지부 음갑선 회장.

 

 

그렇게 나의 한복 추억과 패션쇼는 오버랩 되었고 그러는 동안 진도 북춤으로 한복의 날 축하공연이 시작 되었다. 특히 한국의 무형문화재 최진숙 명창의 판소리 공연은 한복과 어우러진 한국의 소리를 현지인들에게 어필하기 아주 좋았다. 우리 DNA 속에서 살아 숨쉬는 우리가락 우리 춤사위란이곳 미국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도 한번 고전무용에 빠지면 학교는 안가도 학원에는 꼭 가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 날 한국 전통 혼례로 치뤄진 마크 진너 테너플라이 시장 부부의 결혼 25주년 은혼식은 이번 행사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두 사람의 은혼식이 끝나고 최진숙 명창의 강강수월래 가락에 맞추어 참가자 모두가 손에 손 잡고 강강술래를 하는 흥겨운 시간이 이어졌다.

 

브라이언 전 (AAYC 대표)의 어머니는 뉴저지 최초로 한복의 날을 기념하기로 한 결의문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이 행사도 중요하지만 이 결의문, 이걸 받으려고 얼마나 아이가 애썼고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셨는지 몰라요.’라며 감사와 감격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결코 앞에 드러나지 않으며 뒤에서 묵묵히 브라이언을 서포트 하는 엄마였다.

 

테너플라이는 지난 4월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대표 브라이언 전)의 청원을 받아들여 매년 1021일을 한복의 날(Korean Hanbok Day)로 공식 선포했다.

 

이는 뉴저지 최초이고 미국 지자체 중에서도 최초이다.



 

중국이 한복 마저도 자기들 것이라는 주장에 미국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AAYC의 브라이언 전을 중심으로 한복이 우리 것임을 해외에서 공식화한 첫 결실이기에 더욱 의미가 각별하다.

 

또한 이들의 노력으로 지난 8월 말엔 테너플라이 인근의 클로스터(한인 인구 약 40%) 라는 소도시에서도 뉴저지에서 두 번째로 타운 차원으로 한복의 날을 기념하기로 선포했단다.

 

우리 전통의 것들이 외부에 의해 왜곡되어 지는 동안 먹고 사는 일이 바쁘거나 떠나온지 오래되어 고국에 대한 무관심으로 그러한 이슈들을 돌아보지 못할 때 미국에서 나고 자란 혹은 어릴 때 이민와서 2세나 다름 없는 청년들이 우리의 것, 전통의 것을 지키려 팔 겉어 붙이고 나섰다는 것이,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했으며 오늘과 같은 이런 작지만 무게있는 행사를 이들이 치러냈다는 것이 한 없이 대견하고 고맙기만 한건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한복이 참 잘어울리는 청년 AAYC 브라이언 전과 함께 했다

 

이날 우리 한국의 고유의 옷 한복과 우리 문화 그리고 한류는 가을 하늘 만큼 높아졌다.

어린 시절, 남바위에 겨울 한복 차림으로 학교에 가야했던 소녀는 중년 아줌마가 되어 한 살 더 먹은 내년 한복의 날엔 초록 당의에 빨간 치마로 이국 땅에서 한복 런웨이에 서보는 것을 상상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글 사진 안지영 하이유에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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