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경제를 추월할 수 있을까?’

프라브다 통신의 국제 전문가 사이드 가푸로프가 러시아 극동 연구소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수석 연구원과 한반도에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대담을 나누었다. <편집자 주>

 

 

   

 

- 70년대 전반과 80년대 초까지 북한이 한국보다 더 잘 살았는데 이후 한국은 급속하게 경제가 발전한 반면 코메콘의 붕괴(崩壞)와 더불어 북한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현재 북한의 GDP는 한국보다 두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가시적인 기간 내에 북한이 한국보다 더 번영할 수 있을 것인지?

 

“북한이 한국보다 더 잘 살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후 70년대 초 한국이 북한을 수 개 부문에서 앞지르기 시작했고 70년대 말에 와서는 북한을 앞질렀다. 북한이 한국을 다시 앞지르는 상황이 얼마나 가능하겠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경제개발 노선과 속도를 지속하고, 어떤 식으로든 제재로 인한 여러 장애가 사라진다면 한국과 대등해질 기회는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현재는 대북 제재를 해제할 계획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에 87년 금융위기나 이보다 더 악화된 상황이 발생한다면 남북 경제가 서로 비슷해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포퓰리즘 경제정책으로 인해 한국이 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게나마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최근 ‘한국’ 또는 ‘한국인’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다섯 가지 이미지나 단어가 무엇인지를 묻는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중 1위는 삼성이었다. 인터넷 설문 조사에 응한 응답자 중의 대부분이 삼성 모니터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기업 경영자들과 대화를 해보면 10년 후 중국과 경쟁이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이해하고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있지만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우려가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중국은 한국과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거의 한국을 추격해왔는데, 여기서 한국이 급성장을 할 수 있는 가능성과 능력은 거의 고갈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적적 경제 성장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가능했던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동맹인 미국이 경제 성장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해 주었고 일본 정부가 관계 정상화 대가로 적시에 보상금을 지불한 것도 한 요인이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군사독재정권이 자원을 통제하고 여론을 무시하면서 5개년 계획같은 사회주의적 경제 요소를 도입하여 밀어부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현재 한국은 상당히 어려운 경제적 시기에 돌입했다. 민주주의자이지만 포퓰리스트이기도 한 문재인 대통령이 보수적인 경제학자들의 관점으로 보면 심지어는 임기 내에라도 심각한 국내 문제들을 야기(惹起)할 수 있는 경제 정책들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의 임기 내에 경제 문제가 심각히 어려워진다면 또 다시 탄핵 움직임이나 이와 비슷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기대를 가졌다가 실망한 국민들이 정권에 대해 보인 반감과 반응은 한국에서 이미 여러 번 목격되었던 현상이다. 박근혜는 물론이고, 그 이전의 이명박, 그리고 그 앞서 노무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 한국 대통령들의 전기(傳記)를 읽다보면 조금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계속해서 탄핵, 투옥 등의 사건으로 연속되어 점철되고 있다.

 

“그렇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은 실패하여 투옥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애를 쓰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는 지금도 벌써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모두가 여기에 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매우 강경하고 리스크가 따르는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자신과 가장 사상적으로 가까운 사람들 중의 하나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려고 한 것은 그가 문재인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검찰 체계를 완전히 뜯어고치도록 하려 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부패와의 전쟁이 다시 다른 편의 부패와의 전쟁으로 바뀌어 버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의의 상징이 되어야 할 사람이 반대로 박근혜의 비선실세와 매우 비슷한 일을 행한 꼴이 되어 버렸다. 박근혜에 대한 시위를 촉발시킨 것은 바로 그 비선실세였다. 그래서 현재 한국에는 정부 여당 측과 야당 측이 각각의 지지층을 동원하고 있다. 각 측은 모두 적어도 수십만의 지지자들이 모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 가지 매우 우스운 점은 이러한 한국의 국내 상황이 러시아 뉴스에는 북한 뉴스나 남북관계 뉴스보다 거의 보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담 사이드 가푸로프 | 러시아 프라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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