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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뿌리달린 연필 조형물 탄생

조성모작가 ‘지구의 마지막 연필’
글쓴이 : 로창현 날짜 : 2022-10-27 (목) 09:32:44

조성모작가 ‘지구의 마지막 연필’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그야말로 기념비적인 ‘지구의 마지막 연필’이 탄생했다.

 

미국서 활동하는 조성모 작가가 뿌리가 남아있는 나무 연필 조형물을 세계 최초로 완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성모 작가의 자택 겸 아트스튜디오가 있는 뉴욕주 오렌지카운티 사랑마운틴에는 두 눈이 휘둥그레질 작품이 우뚝 서 있다. 이른바 ‘지구의 마지막 연필’이다.

 



 


대체 이 엄청난 작품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지구의 마지막 연필’의 시작은 작가인생 40년을 맞은 지난 2019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날 작업 중 연필을 찾다가 불현듯 더 이상 연필이 필요치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자각을 하면서 ‘지구의 마지막 연필(The Last Pencil on Earth)’과 ‘지구의 첫 번째 전자펜(The Firtst Electric Pen on Earth)’이 잇따라 탄생한 것이다.

 

이 작품은 코로나19와 같이 전 세계를 공포(恐怖)에 빠트린 종말론적 충격을 예견하고 있다. 연필은 인류의 익숙한 문명의 도구에서 어느 순간 우리 곁에서 멀어져갔지만 ‘지구의 마지막 연필’은 코로나 팬데믹속에서 포기하지 않는 최후의 희망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전시는 2020년 9월 뉴욕 칼리지포인트 갈라 아트센터에서 가졌고 10월엔 뉴욕원각사 갤러리로 자리를 옮겨 초대전이 이어졌다.


조성모 작가의 독창성과 통렬한 풍자정신은 소품 형식의 다양한 연필작품들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가령 기묘하게 휘어진 연필은 ‘곡필(曲筆)’이다. 곡필은 사실을 바른대로 쓰지 않고 굽혀서 쓰는 것을 이른다. 힘있는 자에 아부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언론과 언론인을 칭한 것이다.


 


곡필도 지렁이처럼 구불구불한 것이 있는가 하면 코브라 마냥 휘어진 몸을 직각으로 세운 것도 있다. 권력과 금력에 아부하는 곡과 왜곡과 허위보도를 독사처럼 쏘아대는 사악한 곡필인 셈이다.




썩은 연필, ‘부필(腐筆)’도 있다, 부정과 부조리, 불의를 일삼다 곪아터져 흉측한 연필이다. 얼핏 직필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속은 썩어 문드러진 가짜 연필, ‘가필(假筆)’도 있다. 허위 기사, 가짜 뉴스를 퍼뜨려 세상을 혼탁하게 만드는 언론이 다름아닌 '가필'이다.


올들어 6월 뉴저지 해켄색의 리버사이드 갤러리에서 성황리에 열린 지구의 마지막 연필 두 번째 전시(37회 개인전)에선 중대형 작품들을 포함, 뮤지엄 박스에 담은 30여 점이 발표돼 시선을 끌었다. 특히 입체적인 조형물들을 평면 캔버스와 결합, 지클리(Giclee) 프린팅으로 출력해 다시 연필들을 채색한 ‘입체-평면’작도 첫 선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연필 조형물 시리즈는 이미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갖고 있다. 연필 조형물을 모양과 구성, 메시지가 각각 다른 일련의 시리즈로 발표하는 작업은 전례 없는 일이기때문이다. 이 작품들의 제작기법이 국제 특허 및 상표 등록까지 완료된 이유다.


진화하는 작가의 상상력과 집념은 30일 공개 세리머니를 한 초대형 연필 조형물에서 정점(頂點)을 이룬다. 우선 이 작품은 거대한 크기에서 보는 이를 압도하고 있다. 높이가 약 3.3m 둘레 1.6m 직경 0.5m에 달하는 위용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아직 뿌리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겨준다.






이 나무가 ‘지구의 마지막 연필’이 된데는 곡절(曲折)이 있다. 본래 이 자리엔 사랑마운틴에서 가장 키가 큰 전나무가 주차공간 옆에 있었다. 높이가 40m 가까운 것이었다. 그런데 나무가 고사(枯死) 조짐을 보이며 약해진 가지들이 떨어져 전기줄을 건드리거나 차를 손상시키는 등 자칫 심각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었다.

 



 


고심 끝에 나무를 베기로 결정을 내렸다. 찰라(札剌)의 순간, 작가의 상상력이 빛났다. 나무 일부를 지구의 마지막 연필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조 작가의 엄청난 프로젝트는 2021년 4월초에 시작됐다. 먼저 일주일에 걸쳐 수백개의 가지를 잘라내는 전지(剪枝) 작업을 했다. 그리고 나흘간 나무를 상단부 중단부 하단부로 나눠 잘라냈다. 이후 3주 동안 주변 정리 작업을 했다.

 



 


이 모든 것을 작가 혼자의 힘으로 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작가는 거의 30m 높이까지 올라가 안전띠 하나만을 두른 채 나무몸통을 공중에서 3단계로 잘라냈다. 자칫 생명이 위험한 것은 물론, 주위의 전기줄과 조경석 등을 피해 떨어뜨려야 하는 고난도의 작업이었다. 나무를 잘라내는 전 과정은 뉴스로TV에 생생히 담겨 있다.

 

* 나홀로 40m 나무베기(상)

https://youtu.be/scbSFuOoL_A

 

* 나홀로 40m 나무베기(중)

https://youtu.be/zx82Dkjdvtw

 

* 나홀로 40m 나무베기(하)

https://youtu.be/yxZ9mpV67c0


그 다음은 남아 있는 나무의 껍질을 벗기고 말리는 건조작업이었다. 혹시라도 나무가 트거나 변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몸통을 조여놓는 장치를 하고 무려 14개월을 지냈다. 6월 있었던 37회 개인전을 끝내고 7월 중순 마지막 작업에 들어갔다.



 


3개월에 걸쳐 사포질과 함께 연필 심과 몸통, 지우개, 하단의 알루미늄에 이르기까지 형상을 잡아나갔다. 조성모 작가는 “지우개와 연필을 잡아주는 알루미늄의 길이, 지우개의 크기, 연필심의 굵기와 뽀쪽한 모습을 어떻케 해야할지 균형과 크기, 비례 등을 오로지 눈으로, 시각적 감각을 통해 작업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과정에서 당초 4m가 넘던 연필조형물의 높이를 과감하게 90cm 줄이는 결단을 내렸다. 연필조형물의 균형,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할 때 잘라내는게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키는 조금 줄었지만 훨씬 조화롭고 안정된 연필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사랑마운틴에 화려한 단풍이 물들기 시작할 무렵, 연필조형물의 채색도 아름답게 이뤄졌다. 마침내 10월 18일 화요일 모든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장장 19개월, 고된 인고의 시간이 대단원(大團圓)을 장식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지구의 마지막 연필’은 그냥 보면 나무 그루터기에 올려진 모습이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조형물 아래쪽에 마치 거대한 아나콘다처럼 얽혀 꿈틀대는 뿌리들을 볼 수 있다.






연필 모양 조형물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특별한 메시지의 조형물을 연작으로 발표하는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깜쪽같은 연필심과 알루미늄, 지우개도 한 몸이란 걸 알고나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하물며 거대한 나무를 홀로 자르고 뿌리 달린 연필 조형물로 완성한 것임에랴.






3.3미터의 ‘연필 거인’은 기네스 기록을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자체로 작가가 생명처럼 아끼는 보금자리 사랑마운틴을 위한 수호목(守護木)이요, 불후의 걸작으로 남게 될 것이다. 나무로선 생명을 다했지만 ‘지구의 마지막 연필’로 다시 태어났으니 작가의 예술혼이 영원한 생명을 불어넣은 셈이다.

 

“사랑마운틴은 제게 아낌없이 주는 에너지의 원천(源泉)입니다. 무한한 상상으로 나의 영혼이 춤추는 곳입니다. ‘지구의 마지막 연필’도 따지고 보면 사랑마운틴이 있었기 때문에 탄생했습니다. 사랑마운틴은 제가 움직일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 '자연의 캔버스'로 그려갈 것이기 때문에 아마 미완(未完)의 작품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 ‘지구의 마지막 연필’ 특별 동영상

https://youtu.be/JaEVR4cNOIY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조성모작가 생애 첫 ‘사진-연필조형물’ 전 (2020.8.25.)

‘지구의 마지막 연필’ 조형물 첫선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9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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