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의 관문으로 통하는 포트리에서 1호 한인시의원이 탄생할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인공은 폴 윤(40 윤국기) 변호사. 뉴저지 에섹스카운티 검사 출신인 윤 후보는 오는 6월3일 포트리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 막바지 표밭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역 포트리 시의원 2명과 함께 민주당 후보 2석을 놓고 대결한다.
예비선거에서 상위 2위안에 들면 11월4일 본선거에 나서지만 포트리는 민주당의 초강세 지역이어서 사실상 예비선거 승리가 시의원으로 가는 길이다. 포트리는 뉴욕 맨해튼에서 조지워싱턴 브리지를 건너면 만나는 북부뉴저지의 대표도시로 뉴욕 플러싱이 전통적인 코리아타운이라면 포트리는 90년대이후 뉴저지의 코리아타운으로 자리매김했다.
포트리의 인구중 약 25%를 차지하는 한인들은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출직 정치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위원의 경우 7명중 4명이 한인이지만 타운 운영에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시의원 6명은 전원이 백인이다.
2000년대 이후 한인들이 대거 유입된 인근 팰리세이즈팍에 부시장 등 한인시의원이 2명이 배출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만큼 포트리가 소수계에 배타적인 타운이었고 한편으로는 한인사회가 너무 정치적으로 무관심했다는 반증이다.
폴 윤 변호사가 시의원 출사표를 던지게 된 것은 지난해 추진한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놓고 불거진 논란도 한 몫을 했다. 현역 시의원 중 한명이 위안부에 대해 “돈을 받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부분이 있다”고 발언해 파문(波紋)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이같은 모습을 보면서 한인 시의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굳혔다”며 “한인사회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타운 행정에 잘 반영이 안 되고 있어 변화를 원하는 한인과 지역 주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포트리는 지난 10년간 중국계 주민들도 크게 늘어나 현재 40%가 아시안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권자 비율은 아직 낮은 편이지만 한인과 중국계 등 소수계의 표를 결집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월 김영길 총괄회장, 장기봉(뉴저지) 이석찬(뉴욕) 공동회장, 조병창 전 뉴욕한인회장을 비롯한 고문단 등 한인후원회가 결성됐고 지난해 저지시티 최초의 시의원으로 당선된 마이클 윤(윤여태) 의원이 외곽에서 큰 힘이 되주고 있다.
윤 후보는 미국에서 태어난 2세로 명문 유펜을 졸업하고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뉴저지 에섹스카운티 검사와 고등법원행정관을 맡았고 포트리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후 뉴저지아시안변호사협회장도 역임했다.
윤 후보는 “지난 3개월동안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느낀 것은 상대 후보는 물론, 포트리 시정부도 한인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미국에서 열심히 일만하고 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는 투표를 통해 각자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몫을 찾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조병창 전 뉴욕한인회장은 “폴 윤같은 2세들은 이민1세대인 부모가 선택한 삶으로 이 나라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1세대의 꿈은 자녀세대에게 문화와 전통이라는 우리의 아이덴터티를 계승 발전시키고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해 이 나라와 모국의 발전에도 기여(寄與)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우리 힘으로 반드시 시의원을 배출해 한인의 목소리가 시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