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 간의 종전 협상에는 전쟁(미국공습)의 재발(再發) 방지로서 지역 내 미군 철수와 이번 분쟁에서 발생한 피해 보상이 핵심을 이룰 것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미국이 제재를 해지하고 직접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는 한, 이란은 전후복구 비용을 충당하는 수단으로 그리고 지역 내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당연히 통과 징수료를 부과(賦課)하려 할 것이다.

이에 호르무즈 해협에는 공해가 없다는 점에서 연안을 마주한 오만이 동참할 것인가 여부와 통행 징수료 부과에 시한을 둘 것인가 그리고 국제법의 적용 여부 등이 논란의 대상이 될 듯 싶다.
우선 국제법 적용에 대한 논란은 형평성을 상실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저지른 범죄적 불법적 공습에 대하여 국제사회가 방지도 못했고 일체의 처벌도 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이란이 자구책으로 안전 운항의 보장을 내세우며 부과하는 통행료에 국제법 적용을 운운하는 것은 너무나 염치없는 일이다. 오히려 이란이 입은 피해의 보상에는 미패권에 무기력했던 국제사회가 연대적으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주요 싱크탱크인 퀀시의 전문 연구자가 통행료 부과를 일단 긍정하고 현실적 방향을 제시한 칼럼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내용 중에 통행료 지불로 달러를 제안하면서 <페트로 달러의 회생>을 기도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통행료 부과가 상황적으로 정당할진데 지불 통화와 수단은 이란이 정할 일이며 당연히 중국위안화 내지는 가상화폐로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스러져가는 미패권의 기둥으로 페트로 달러 역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글 이래경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이래경의 격동세계’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lrk100
서아시아 전쟁은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를 가져올 것이다
<이란이 해당 수로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이를 실현 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퀸시 책임국가운영연구소 이사인 아미르 한다니가 작성.
출처: 포린폴리시, 2026년 4월 7일.
이란 전쟁이 끝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조작된) 승리를 선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입니다. 이란 역시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란은 카르그 섬 공습, 해군 자산 파괴, 그리고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암살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에 맞서 싸운 대가로 치른 것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공습과 해군 자산 파괴는 이란이 입은 경제적 피해를 해결해주지 못할 것입니다. 테헤란은 파괴된 사회기반 시설, 급격히 추락하는 경제, 그리고 전쟁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는 정치권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테헤란이 전쟁종식을 위해 내세우는 요구사항 대부분은 워싱턴 현재 요구사항처럼 극단적입니다. 하지만 이란의 요구사항 중 하나는 제대로 구성한다면 달성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오만과의 공식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유료 수로로 운영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는 허구가 아닙니다. 이란 의회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요충지인 이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3월 중순부터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해협을 사실상의 통행료 징수 장소로 만들어 안전통행을 보장하는 대가로 통행료를 징수해 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4월 초 기준으로 최소 두 척의 선박이 위안화로 통행료를 지불했으며, 그 중 한 척은 중국 해운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이 이루어졌습니다. 선박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후 통행 횟수는 증가했지만, 위안화로 통행료를 지불한 선박 수는 전쟁 이전 수준에 훨씬 못 미칩니다. 통행료 징수체계는 존재하지만, 전후 이란이 이를 공식화할 외교적 역량을 갖추고 있을까요?
법적 환경은 복잡하지만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국제법에 따르면 해협의 가장 좁은 지점 전체는 이란과 오만의 영해가 중첩되는 영역이며, 양국 사이에 공해 회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란은 오만 해안선을 따라 항해하는 선박에 일방적으로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란-오만 양자 통항 당국이 설립된다면 법적 모호성이 해소될 것입니다. 오만은 세입을 확보하고 전략적 중요성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란은 정당성과 재정적 이익을 얻고, 전쟁 중 달성한 성과를 자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선박들은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자의적인 통행 허용 여부 결정이나 예측 불가능한 요금 체계 대신 예측 가능한 절차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수에즈 운하 모델이 관련 선례입니다. 이집트는 자국의 주권 기반시설로서 완전히 소유하고 국가 기관을 통해 운영하는 운하에서 매년 90억 달러 이상을 징수합니다. 워싱턴은 항행의 자유가 미국의 핵심 해군 교리이며 수에즈 해협이 국제 수로이기 때문에 이란에게 해협에 대한 경제적 통제권을 부여하는 어떤 합의에도 저항할 것입니다. 그러나 수에즈 사례는 대안이 영구적인 혼란이라면 미국은 통행료를 용인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붕괴되지 않는 한, 테헤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에 대비한 안전장치로서 해협에 대한 어떤 형태로든 통제권을 유지하는 상황을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제권은 이란이 선박을 공격하거나, 승선 검문을 하거나, 통행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 왔다는 점에 기반합니다. 이는 공식적인 법적 권한 없이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강압적인 위협입니다. 문제는 이란이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러한 통제권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제도적 형태를 협상할 수 있느냐 입니다.
수치는 이러한 노력을 정당화합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 액화 천연가스의 약 20%, 해상 석유 거래량의 약 25%가 매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의 전쟁 위험 보험료보다 훨씬 낮은 선박당 50만 달러의 통행료만 부과하더라도, 정상적인 월 2,600회 통행량에 적용하면 매달 1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제시할 수 있는 어떤 배상금보다 훨씬 큰 규모입니다.
다음으로 통화 문제가 있는데, 이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상주의적 성향에 호소하는 외교적으로 영리한 행보를 보일 기회가 있습니다. 위기 당시 위안화 결제는 워싱턴을 자극하기 위한 전술적인 의도였으며, 전쟁 후 테헤란은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는 금융 메커니즘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란은 중국 금융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켜서는 안 됩니다.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으로 세계경제 시스템에 재진입해야 합니다. 이는 곧 미국 달러?를 의미합니다.
달러로 요금을 책정하는 환승 당국이 워싱턴의 누구도 테헤란에서 예상하지 못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달러표시 에너지 무역이 50년 만에 가장 큰 지정학적 시험대에 오른 바로 이 시점에, 페트로달러?의 패권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위안화로 석유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블화로 수출대금을 결제해 왔으며, 중국은 체계적으로 대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왔습니다.
이란과 오만이 공동으로 설립한 통행료 징수 기관이 전 세계 에너지 교역량의 20%를 차지하는 에너지 거래에 달러 결제방식을 고집하고 이를 영구적으로 유지하려는 것은 워싱턴에 대한 엄청난 뒷거래 양보이며, 이란은 협상 과정에서 이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재무장관은 이를 환영할 것이고, 국내 여론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란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방화를 시도하는 곳에서 통행료 징수 장소를 운영할 수 없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의 공식적인 통행 관리 기관 설립을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도발로 간주할 것입니다. 테헤란은 이를 잘 알고 있으며, 바로 그 점을 지렛대로 삼아 강압적인 수단이 아닌, 걸프 국가들과 불가침 및 불간섭 원칙에 기반한 병행적인 협상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틀은 환승 당국 설립을 이란이 걸프 지역에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방안이 아니라, 더 광범위한 전후 정착의 한 요소로 구상합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휴전과 미국과 이란 간의 예비 회담을 통해 정치적 공간을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환승 당국 설립에 있어 미국의 역할은 보증인으로서의 역할이며, 그 대가로 달러화 지원과 페트로달러?를 얻게 됩니다. 최소한 미국의 묵시적인 동의가 없다면, 궁극적으로 안보가 워싱턴에 의존하는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은 참여 동기가 거의 없을 것이며, 오히려 방해 공작을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란이 걸프협력회의(GCC)에 제시하는 제안 조건은 간단합니다. 이란은 수수료를 투명하게 책정하고, GCC 회원국의 에너지 수출에 대한 원활한 통행을 보장하며, 모든 거래를 달러?로 결제해야 합니다. 그 대가로 GCC는 이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걸프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란 반대 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며, 비폭력을 약속해야 합니다. 대리 전쟁이나 불안정화 공작, 이란을 겨냥한 군사 작전 지원은 일절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GCC 국가들은 테헤란과 협의하여 통행료 수입의 일부를 재건 보상금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공식적인 배상 청구 절차라는 정치적 쇼를 피하면서 실질적인 배상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달러화 표시는 GCC 국가들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야 할 핵심 요소입니다. 걸프만 국가들의 국부펀드는 달러로 표시되고, 걸프만 중앙은행들은 달러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란-오만의 통행료 징수 기관이 위안화 결제 기관보다 달러 결제 기관으로서 GCC 국가들의 재정적 이익에 더 부합합니다. 이는 정치적 합의가 불편하더라도 모두에게 익숙한 통화 체계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수송 당국은 단순한 배상 메커니즘을 넘어 지역 안보 체계의 일부로 기능하게 됩니다. 이란은 더 이상 방화범이 아니라 지역 안정 유지에 대한 재정적 이해관계를 갖게 되며, 이는 이란이 올바르게 행동해야 할 존재 이유를 제공합니다. GCC 국가들은 수출 경로에 대한 계약상의 확실성을 확보합니다. 워싱턴은 평화 배당금이라는 명목으로 페트로달러 지원을 받습니다. 베이징은 위안화의 국제화(워싱턴이 어차피 달가워하지 않을 일)는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에너지 공급 안보를 확보합니다. 이 모든 것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구조입니다.
다른 선택지는 이란이 휴전을 받아들이되, 공식적인 합의는 얻지 못하고, 파괴된 항구 한가운데에 앉아 유가가 정상화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뿐입니다. 이란은 테헤란의 석유통제 덕분에 한달 동안 배럴당 120달러를 지불했던 세계 경제에서 아무런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란이 새롭게 얻은 영향력을 이용해 항의의 표시로 다시 한번 해협을 장악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이 건설한 통행료 징수 장소를 제대로 설계한다면, 1956년 이집트의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이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한 이후 중동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후 경제 외교 정책의 결과물이 될 수 있습니다. 테헤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했다는 만족감을 얻을 것인지, 아니면 통행료 징수 장소 운영으로 인한 수익을 얻을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 아미르 한다니는 퀸시 책임국가전략연구소(Quincy Institute for Responsible Statecraft)의 이사이자 뉴욕에 기반을 둔 전략자문회사 KARV의 파트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