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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선의 김재규복권소설
1941년 음력 9월 보름 경기도 평택군 현덕면 도대리 문곡 글갱이에서 이봉헌 이은혜의 셋째로 태어났다. 현덕초등 안중중 동도공고를 거쳐 평택대 감신대에서 수학한후 나사렛대학을 졸업했다. 목사 부흥사로 활동하다가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목회를 하면서 독자투고를 쓰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써본 “글갱이 사람들”이 단편소설로 당선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등단작가가 됐다. 독자들은 등촌을 영혼의 샘물을 퍼 올리는 향토문학가라고 부른다.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예수쟁이 김삿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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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김재규묘소를 찾는 사람들

안동일변호사의 눈물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7-06-11 (일) 21:08:52

 

5월 24일이 오면 경기도 광주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 김재규의 묘가 있기 때문이다. 김재규는 1980년 5월 24일에 처형당했다. 그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김재규를 추모하러 오는 것이다. 전라도 광주에서는 송죽회(松竹會)회원들이 버스 두 대를 끌고 경기도 광주로 올라온다. 광주끼리는 서로 통하는 모양이다.

 

“10.26재평가와 김재규장군 명예회복 추진위원회”도 단체로 온다. 귀에 익은 이름들이 많다.

 

공동대표: 박민기회장 이돈명변호사 유현석변호사 김승훈신부 청화스님 김현교무 김상근목사

집행위원: 강신옥변호사 함세웅신부 효림스님 이정택교무 이해학목사

집행위원장: 김범태

 

외로운 길손처럼 홀로 찾아오는 이가 있다. 1980년 무덤이 생긴이래 한해도 거른적이 없는 단골이다. 김재규장군 변호에 고군분투했던 안동일 변호사다. 안동일은 새벽같이 달려와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린다. 장군의 무덤위로 태양이 떠오르면 안동일은 장미 한송이를 들고 “아침이슬”을 노래한다. 양희은이 부른 아침이슬. 대학시절 데모 하면서 길거리에서 참 많이 불렀었지! 그런데 지금 70노인이 되어 김재규의 무덤 앞에서 부르는 것이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 이슬처럼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노변호사의 눈가에 아침이슬이 반짝인다. 무덤가에 핀 빨간 철쭉들도 아침이슬을 먹고 눈물을 흘린다. 안동일은 올적마다 가슴 아프다. 오늘은 더 아프다. 오늘이 2013년 기일이기 때문이다.

 

2013년에 무슨일이 있기에 그럴까? 노래를 끝낸 안동일은 장미송이를 무덤에 바친다. 그리고 정종을 꺼낸다. 김재규와 대작하려는 듯 가득하게 두잔 술을 따른다.

 

“장군, 잔 받으시오”

 

한잔은 무덤에 뿌리고 한잔은 들이마신다. 연거푸 따르고 연거푸 마신다.

 

“한잔 한잔 또한잔 석잔이 한잔/ 아홉잔도 또한잔 한잔 술따네...”

 

공초(空草)오상순의 권주가를 읊조리면서 술을 따르던 안동일은 드디어 김재규를 부르면서 통곡한다.

 

“의사 김재규장군님, 지난번 대선에서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어요. 독재자를 제거한 장군은 대역무도의 누명을 벗지 못한채 무덤에 묻혀있는데 독재자의 딸은 대통령이 됐단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더 가슴이 아픕니다.

 

장군께서 궁정동의 총성을 쏘아올린지도 어언 33년이 지나갔습니다. 세상은 강산처럼 변하여 조국은 민주화 경제대국이 됐습니다. 박정희가 아니면 금방 나라가 망할줄 알았지요. 민주주의 하면 나라가 결단날줄 알았지요. 그래서 박정희가 독재해야 한다고 유신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박정희가 죽었어도 조국은 멀쩡합니다. 민주주의 하고 있어도 조국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장군을 사형에 처하고 대통령이 됐던 전두환 노태우는 감옥을 거쳐 지금 역사의 죄인으로 숨어살고 있습니다.

 

‘역사바로세우기‘ ’과거사진상조사‘ 바람을 타고 제주도 좌익폭동도 인정을 받고, 지리산 공비들도 ‘태백산맥’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빨갱이로 몰려 처형당한 인혁당사형수들도 민주인사로 복권되어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민주화의 물꼬를 트고 돌아가신 장군은 아직도 대역무도의 죄인으로 남아있으니!

 

아! 이건 장군에 대한 예우가 아닌데....

 

장군의 저격이 없었더라면 조국은 지금도 박정희 일인독재국가로 신음하고 있을겁니다. 10년 독재자는 영구독재하기 마련이요 타락한 독재자는 죽을때까지 독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장군의 복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국민운동이 벌떼처럼 일어나고 있습니다. 장군과 부하들의 묘를 고향 선산에 6인묘로 이장하려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아! 김재규장군님....“

 

 

박근혜파면후묘소 루리웹갈무리.jpg
 

지난 5월 11일 한 네티즌이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김재규장군 묘소에 영정 사진, 꽃다발 10여개와 함께 박근혜의 대통령 파면을 보도한 여러 일간지들을 올린 모습을 전했다 <사진 루리웹 게시판>


 

<계속>

 

* '김재규 복권소설'의 소설같은 사연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lks&wr_id=3

 

* 등촌이계선목사는 광야신인문학상 단편소설로 등단했다. 독자들은 등촌을 영혼의 샘물을 퍼 올리는 향토문학가라고 부른다. 저서로 ‘멀고먼 알라바마’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예수쟁이 김삿갓’이 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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