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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가 부러운 이유

글쓴이 : 김중산 날짜 : 2021-04-29 (목) 11:45:30

 

대 중국 정보 수집을 위한 다섯 개의 눈’(Five Eyes), 얼핏 007 첩보 영화 제목을 떠올리게 하는 이른바 화이브 아이스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 영어권 국가가 회원국들 간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에 대한 정보 공유가 목적인 5개국 미니 동맹체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주도의 쿼드(Quad)와 비슷한 화이브 아이스는 회원국들 간 강력한 정보망을 구축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충직하게 뒷받침해 왔지만 최근 그같은 반중 전선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했다. 뉴질랜드가 중국 견제 정책과 관련해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하면서다.

 

마후타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19일 행한 대중국 관련 연설에서 “‘화이브 아이스의 결정에 따르기보다 우리 스스로 대중국 정책을 판단할 것이라며 이런 뜻을 다른 회원국들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동맹의 결정을 무조건 추종하는 대신 주권국가로서 자주적 결정에 따라 국익을 선택할 것임을 당당하게 천명한 것이다.

 

뉴질랜드의 독자 노선 선언은 다분히 중국과의 교역을 의식한 결과다. 중국은 뉴질랜드의 최대 수출국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보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훨씬 높다. 첨예한 미중 간 갈등 속에서도 개의치 않고 뉴질랜드는 올해 초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해 대중 무역 확대의 길을 열어 놓았다. 미국의 사전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한국과는 달리 동맹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에 따라 자주 노선을 걷는 뉴질랜드야말로 나라다운 나라가 아닌가 싶다. 참고로 지리적 고립으로 인해 인간이 정착한 마지막 땅이라는 외딴 섬나라 뉴질랜드는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영어권 이민국가 중 캐나다와 호주에 이어 세 번째로 인기가 높은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사드는 남한땅에 절대 들여와선 안 되는 거였다. 사드가 한국이 아닌, 미국의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은 삼척동자(三尺童子)도 안다. 사드가 중국을 향하자 중국은 이미 경고한 대로 즉각 한국에 경제 보복이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뽑아들었다. 예수가 인류의 죄를 대속하느라 가시 면류관을 쓰고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 받았 듯, 애꿎은 한국민이 사드 반입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미국을 대신해 극심한 고초를 겪으며 신음할 때 명색이 동맹이라는 미국은 마치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했다. 한국민은 동맹국의 비정함에 울었고, 중국의 가혹한 보복에 치를 떨며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하지만 표리부동(表裏不同)한 미국을 원망할지언정 사전에 보복을 경고한 중국에 너무 분노하지는 말자.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그들의 경고를 흘려 들은 한국 정부의 안일함을 탓해야 옳다. 사드 사태를 통해 뼈저리게 느낀 것은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 편만 들었다가는 자칫 나라가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런데 사드 사태를 겪고도 정신을 못 차린 한국민들 중에는 차라리 전쟁을 하면 했지 한미동맹을 깰 수는 없다는 눈먼 동맹지상파가 여전히 수두룩하다. 언젠가 문정인 대통령 특보가 한미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고 했다가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했을 정도이니 더 말해 뭣하랴. 전작권 전환도 결국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와해(瓦解)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사반대한다. 동맹이란 마약에 취해 자신의 국적을 잊고 성조기를 흔들 만큼 제정신이 아닌 극우 태극기 부대와 이들과 한통속인 국민의힘’(옛 자유한국당) 같은 수구 반통일 세력이 바로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다.

 

한미동맹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오히려 동맹이 안보를 위태롭게 해도 절대 비판해선 안 되는 신성불가침의 영원한 동맹이라는 이름의 신화를 깨부수지 않는 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한낱 신기루(mirage)가 되고 말 것이다. 그리고 한국은 해마다 지금보다도 훨씬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 줘가며 미국에 영원히 예속(隷屬)되어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 어떤 동맹도 국익보다 우선할 순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화이브 아이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동맹과 국익 중 후자를 선택한 뉴질랜드가 못내 부럽기만 하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중산의 LA 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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