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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의 Along the Road
중앙대 미대 회화과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2년 미국 이주후 프랫 대학원을 졸업하고 머시 칼리지 교수로 후학도 양성했다. 한국에서 문명의 심볼을 빌딩으로 이미지화한 ‘허상’시리즈를 추구했다면 미국에선 독특한 이미지 분할작업을 캔버스에 구현하며 ‘길의 작가’가 되었고 뉴욕주 슈네멍크의 ‘Sarang Mountain’ 정착을 계기로 그동안 해오던 '사랑의 길'을 주제로 한 작품이 자연속에서 더욱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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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추수를 끝내며

사랑마운틴 이야기
글쓴이 : 조성모 날짜 : 2018-11-02 (금) 01: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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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르는 부추는 사위도 안준다?

 

ㅎㅎㅎ 그 이윤 각자 유추(類推)해보시도록 하시고...여하튼 봄에 올라 자란 첫 부추를 자를때 엄청난 부추향과 함께 잘라지며 뚝뚝 떨어지는 부추의 즙이 봄을 알리는 생동감은 이것으로 느끼기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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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핸 새해가 시작되면서 10월에 있을 개인전 준비로 마음이 바쁜 관계로 잘 돌봐줘야하는 벗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텃밭에 몇가지 안되는 모종을 사다 심었다..물론 뿌리를 내리기까지 좀 가물면 아침 저녁으로 냇가에 전기 펌프를 대고 물도 주곤해서 이젠 됐다싶을때부터 사실 방치하다시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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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주위를 거닐다 자란 오이를 따다 고추장에 무쳐 먹기도하고 그냥 4등분으로 잘라 고추장을 찍어먹으며 한 여름의 식단을 잘 보낸거 같다. 오이란게 비가 연이어 오면 쑥쑥 자라는 대신 식감이 약간 무르고, 좀 가물다 싶으면 약간 씁쓰름하다. 어느것이든 산골 화가의 적은 노동의 댓가에 비하면 감지덕지(感之德之). 소출이 많을땐 칭구, 원각사,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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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사랑마운틴에서 젤 먼저 수확 할 수 있는 과일은 복숭아다. 작년엔 그래도 따서 냉장고에 보관, 꽤 오랬동안 우리부부가 후식으로 먹고 그랬는데...올핸 엄지 손가락만 할때부터 청설모가 맛들이기 시작해 마지막 내일 좀 더 익으면 따먹어야지 했던 마지막 것까지 죄다 ..하나도 먹어보지 못했다. 청설모놈들 내년엔 얄짤없다...내가 나무에 너희들 못 올라가게 미끄러운 두꺼운 비닐로 감싸 접근을 막을거다..짜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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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과일은 신고배다. 과수원보다 좀 작지만 맛은 내가 기른게 더 맛이 있었다. 늦겨울에 밑둥 주위에 닭똥을 서너주먹씩 묻어주고 솎아주고..어느정도 자라면 과수원에선 종이 봉투로 싸주는데...사랑마운틴에 그림 그리러 들어온거지 과수농사 지려고 한것이 아냐! 하며 날 되도록이면 바깥일에서 격리시키려했다. 암튼 그렇게 자란 배들도 후식거리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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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과일은 밤이다. 작년엔 숫자를 셀 정도의 밤송이였다면 올핸 부부가...때론 칭구들과 식탁에 밤송이를 올려놓고 직접 풋밤을 발라 까먹었다. 나도 어릴적 회상으로(밤에 관해 전에 글을 썼다) 넘 좋아하지만 나 못지 않게 아내도 무척 좋아한다. 작년엔 밤송이가 벌어진 밤을 먹어보니 예전의 어렸을적 밤 맛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에 집사람과 의견일치, 벌어지기전에 따서 까먹기로 한것이다. 화창한 밤따는날 우리 부부는 낫과 장대, 자루를 들고 산에 올라가 큰 밤송이를 따면서 밤에 관한 흐뭇한 대화들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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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각이 옳았다. 작년보단 맛이 훨씬 나았고..집사람이 작년 밤맛에 얼마나 실망했던지...다 캐내버려라 무슨 밤맛이 무맛이야..하며 심한 상실감이 나에게로 전달...내가 워떻게 저것들을 심었는데...화분에 담겨진 무거운 묘목들을 산으로 들고가고, 한나무에 물 한 바게스, 5갤런 정도의 퇴비흙을 들고 올라갔다. 심으려고 땅을 파면 3분의2가 돌이다. 하나 심는데 한나절 그렇게 심은것들이 요런 맛으로 보답하니 이건 밤나무가 아니라 ..웬수도 이런 웬수가 없어 보였다...그런데 요번엔 맛있다. 아내는 밤을 까먹으며 밤나무에 대해 무척, 대단히, 정말 미안타고 연이어 말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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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도 끝나는날 그림 그리다 창문 밖을 보니 아침에 흐렸던 구름이 걷혀서 그런지 쾌청한 가을 햇살을 받은 단풍잎들이 잠시 붓을 놓게 만든다. 물들어 가는 예쁘고 화려한 가을의 색감을 연신 핸드폰 카메라로 누르다, 텃밭에 바람에 쓰러져 있는 아직 따지 못한 고추를 보았다. 소쿠리를 가지고 나와 가을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감으로 강하게 느끼며 올해의 마지막 소출(所出)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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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조성모의 Along the Road’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jsm

 


민지영 2018-11-02 (금) 05:30:32
한 햇동안 땅의 너그러움과 흘린 땀의 결실로 농사 갈무리를 잘 해두셨으니, 이젠 두 분 적적한 저녁 벽난로 속 잘 지펴진 나무들이 타닥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소소한 감사함에 또 한 편의 행복을 지어내기를....  언제 이 가을을 맞으려나 했는데 뉴욕의 가을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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