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뇌진탕(腦震蕩)이 일어났을 경우 어떻해 대처할까?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미국 스포츠 경기중에 뇌진탕이 일어났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지에 간략히 설명해 보겠다.
경기중에 일어나는 뇌진탕은 크게는 운동선수가 의식이 있을 경우와 의식을 잃었을 경우로 분류할수 있는데 전자는 팀닥터나 선수트레이너를 통해 Concussion protocol (뇌진탕 원칙)에 의하여 이 선수가 시합에서 계속 뛸것인지 아닌지를 검사받게 된다. 후자 경우는 반드시 숙련된 의료진을 통해서 ABC 원칙 (Airway, Breathing, Circulation 기도, 호흡, 순환)를 체크하고, Spinal cord injury (척추손상)와 Cervical Fracture(목 골절)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가끔 주변에 있던 팀 동료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진 선수를 돕는다고 일으키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혹시나 있을 척추(脊椎) 손상에 대비해 절대로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선수를 만지면 안된다. 미식축구에서는 만약 그라운드에 쓰러진 선수가 있으면 의료진이 선수를 돌보는 동안 다른 선수들은 한 쪽 무릎을 구부리고 그라운드에서 기다린다. 만약 호흡, 맥박, 심장이 뛰지 않을 경우에는 심폐소생술 보다는 AED(Automatic External Defibrillator 자동제 세동기)를 사용하고 Spine Board로 옮긴후 특히 목 주변을 고정 시킴과 함께 다음 병원으로 후송한다.
IF NOT
특히나 선수들과 팀의료진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Second Impact Syndrome(SIS) 이라는 것인데 이전에 뇌진탕을 경험한 선수가 다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습이나 경기 도중 어느 충돌에 의하여 뇌진탕이 다시 일어났을 경우이다. 이런 경우, 조그만 충격에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하니 꼭 뇌진탕 절차를 걸쳐서 안전히 필드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MUST DO
두부 손상후 뇌진탕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그 즉시 병원에 가서 의사와의 면담후 MRI 또는 CT Scan을 통해 뇌진탕의 유무를 확인 해야만 한다. 간혹 미식축구 시즌동안 지역 신문에서 안타까운 사례들을 접할 수 있는데 미국 중고등학교 선수들이나 학부모님들께서 부상 후에 ‘자고 나면 괜찮겠지’ 하고 귀가한 후 그날 밤 취침 도중 사망하는 경우이다.
TREATMENT (치료법)
그럼 뇌진탕을 판정받고 난 후, 그에 따른 치료법은 무엇일까?
우선 제일 좋은 치료법은 휴식이다. 가벼운 뇌진탕의 경우 대개 다음날이나 3일정도의 휴식을 취하고 나면 두통이나 메스꺼움 등이 사라지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자신이 언제쯤 운동을 다시 시작 할 수 있을까 확인하고 싶은 경우에는 증상이 없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경우 가벼운 강도로 실내 자전거를 10-15분 정도 타본후 두통이나 다른 증상들이 있는지를 확인해 본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없다면 다음날 강도와 시간을 늘려 다시 실내자전거를 타본다. 이처럼 몇번의 자가 테스트를 통해 뇌진탕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가벼운 조깅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할 수 있다. 특히 휴식기간 동안 정상적인 두뇌 회복을 돕기 위해선 핸드폰, 독서, 지적 활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통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미국 대학팀과 프로팀들에선 뇌진탕 후 선수가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하기 전에 ImPACT Test (Immediate Post-Concussion Assessment and Cognitive Testing)를 시행한다. 이 테스트에는 자각능력, 기억력, 순간적인 사고능력 테스트로 이루어져 있고 각 항목마다 일정한 점수를 받아야 통과한다. 보통 뇌진탕이 많이 발생하는 운동종목 팀들은 이 테스트를 시즌 전과 후에 실행하여 두부손상이 얼마나 뇌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조금이나마 비교 분석할 수 있다.
이와같이 현재 미국 대학팀과 프로팀에서 이루어지는 뇌진탕에 대한 메디컬 시스템은 잘 갖추어져 있고 뇌진탕 감소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필자가 있는 뉴욕주에서도 올 2015년부터 모든 고등학교 미식축구 연습과 경기에서 의무적으로 선수트레이너가 동행하여야 한다는 법안까지 통과되었다. 선수들과 코치들은 조금 더 안전한 환경에서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고 선수 학부모님들도 조금 더 마음 편히 아이들을 응원할 수 있게 되었다.
뇌진탕은 겉으로 보여지는 다른 신체부위의 부상과는 달리,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하는 뇌의 부상이다. 보통 외상이 없기때문에 쉽게 괜찮다고 넘어가버리는 사례가 종종 있을 수 있는데, 선수트레이너, 팀 닥터, 코치, 응급 메디컬 팀 뿐만아니라, 선수들까지도 혹시 있을지 모를 뇌진탕 사고를 철저히 대비하고 숙지하는 방안이 있길 하는 바램이다.
사족(蛇足) 달기
메디컬 시스템 향상은 국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운동 경기 도중 크고 작은 부상등의 경험을 통해 예전 보다는 응급 메디컬 시스템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으며, 선수들도 훨씬 안전한 환경에서 플레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곳에서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다. 한국 선수들의 체격과 기량, 실력이 향상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현재보다 더욱 더 체계적이고 능동적인 응급처치와 재활시스템이 이루어진다면 한국선수들의 더 나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정인 (Certified Athletic Trainer and Strength & Conditioning Coa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