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이야기 - 서른 번째 편지
잠언 20:14
<물건 살 때에는 "나쁘다, 나쁘다." 하다가도 돌아와서는 잘 샀다고 자랑 한다>
미국에서 흔히 하는 말 중에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되는 세 가지 직업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 첫째는 정치인이고, 둘째는 변호사이며 셋째는 자동차 딜러라고 합니다.
정치인이나 변호사는 만날 일이 별로 없지만, 자동차 딜러는 이곳에 새로 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만나야 합니다. 물론 새 차를 산다고 하면 그리 신경 쓸 일은 아니겠지만 그럴 형편이 안 되는 지라 중고차를 사게 되고, 그러자면 어떻게 속지 않고 싸게 살 수 있을까하는 전략이 필요 합니다.
일단, 붙여진 가격을 다 주고 사는 것은 반역(?)행위입니다. 물론 딜러 역시 그 가격을 다 주고 팔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몇 가지 전략이 있지만, 가장 중요 한 것은 문제점을 찾아내서 “이거 봐라, 이런데도 그 가격이라니. 말도 안 된다.” 라고 한 번에 결정타를 날리고 내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 하는 것입니다. 물론 내가 원하는 가격대로 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그 자동차의 약점을 잡아내고 나면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 할 수 있고 적당히 줄어든 가격에 자동차를 살 수 있습니다.
간단히 “나쁘다, 나쁘다”를 앞세우는 ‘저평가’ 전략인 것입니다.
이곳 학교는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인 4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악 과목을 개설 합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정해진 요일에 중학교로 가서 연주 연습을 합니다. 일주일에 두 번 또는 세 번, 한 시간에 걸쳐 각자 정한 악기를 연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년이 끝날 때 부모들을 초청해 연주회를 합니다.
물론 집에서 혼자 연습하는 아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연습하는 시간외에는 별도로 연습을 하거나 지도를 받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학년 동안 연습을 했다고 하지만 그 수준은 한국 사람들의 기준에서 보면 “허이구, 유치원 학예회도 저거보다는 낫겠다.”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삑삑, 찍찍, 빽빽, 쿵쾅 대는 연주회가 끝나고 나면 부모들과 교사들은 아이들을 향해 극찬을 쏟아 냅니다. 매년 하는 말이 “지금까지 했던 모든 연주회 중에서 이번이 가장 잘 했다!!!”는 것입니다.
간단히 “잘 했다, 잘 했다”를 외쳐주는 ‘고평가’ 전략인 것입니다.
‘저평가’ 전략으로 자동차를 사고 나면 ‘잘 샀다’ 하는 생각에 흐뭇해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그 차를 되 팔아야 할 때 나 역시 누군가의 ‘저평가’ 전략에 당하게 됩니다.
‘고평가’ 전략으로 아이들에게 ‘잘 했다’라고 칭찬 해 주면 언젠가 그 아이들이 그들의 아이들에게 ‘잘 했다’라는 말로 자신감을 심어 주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를 사는 일에는 오늘의 돈을 위해 ‘저평가’ 전략이 통할지 모르지만, 아이를 기르는 일에는 ‘고평가’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내일의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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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가정에게 1>
지난 여름 여러 가정들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휑하게 빈자리들에 익숙해 질만해지니...
금년 들어 첫 번째로 한 가정이 떠납니다.
보내는 것에 이제는 익숙해 질만도 한데....
그것이 잘 안됩니다.
그간 함께 있으며,
같이 했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남겨 두고 떠나는
사랑하는 가정에 십자가를 만들어 보냅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 했으니
더욱 아름다운 가정으로,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으며...
잘 가시고,
어디에서든,
멋지게 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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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가정에게 2>
이곳에서 따뜻한 남쪽 나라(?)의 새로운 자리로 떠나 가는
내가 지극히 사랑하는 아가씨로부터 직접 만든 선물을 받았습니다.
내가 살며 만났던 그 어느 교회보다도 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사진도 허락 해 주어 함께 떠나기 전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아가씨가 혼자 여행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쯤에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거침없이 다니게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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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가정에게 3>
이번 주말 이곳을 떠나는 가족이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서 따듯한 남쪽 나라로 간다고 합니다.
새로 이사하는 집에 걸어 놓으라고 십자가를 만들어 주기는 했지만, 이틀 동안 운전을 하고 간다고 하니 못내 마음이 놓이지 않아 차에 걸어 놓을 수 있는 작은 십자가를 하나 더 깎았습니다.
자동차에 걸어 놓으면, 적외선 카메라에도 찍히지 않고, 사고도 안 나고, 경찰에게 걸리지도 않는 그런 십자가는?... 당연히 아닙니다. 그런 십자가란 없습니다. 하지만 운전하다 성질날 때, 급 할 때, 딴 생각 날 때, 졸릴 때 “아하!” 하고 바라 볼 수 있는 십자가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운전에는 기술도, 비법도, 요행도 다 필요 없습니다.
천천히 가는 것만이 황금률일 뿐입니다.
십자가를 보면서 늘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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