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곳을 떠나는 분들에게 십자가를 만들어 드립니다.
굳이 ‘기독교의 상징’이요 ‘교회’라는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 머물렀던 날들 동안 가슴에 담은 것들을 기억하고 되새겨 보시라는 마음에서 십자가를 만들어 손에 쥐어 드립니다.
십자가는 가로대와 세로대가 만나 만들어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로대는 세상과 세상을, 세로대는 하나님과 세상을’이라는 것으로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만 내게 있어 십자가는 그저 눈물 왈칵 나게 하는 아픔이거나 펄쩍 뛰는 구원(救援)의 기쁨이라기 보다는 그저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먼 산과 같은 것입니다. 물론 값비싼 보석을 박은 반짝이는 금목걸이가 아니라 때로 거칠고 어떤 부분은 험상궂기까지 하지만 복잡한 많은 생각들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바라 볼 수 있는 곳....
한 동안 십자가 만들 일이 없었는데 내일 이곳을 떠나는 가정이 있어 다시 십자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만든 십자가를 멍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그저 무념무상이 내 삶의 한가운데를 바람처럼 지나가게 합니다.
동지 여러분,
오늘, 여러분들의 가슴 한 가운데로 무념무상에게 길을 내어 주시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봅니다.
목사질 잘 하시라
오늘 알고 지내는 목사가 담임목사 취임식을 한다고 합니다.
내게서 무슨 좋은 소리(?)를 기대 하기는 어려울 텐데 내게 설교를 해 달라고 합니다.
가기는 가지만 말 보다는 뭔가 남을 만한 것을 줘야 하겠다는 생각에 ‘십자가’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벌레가 파먹은 자국과 상처가 많은 그러면서 곧지도 못한 휘어버린 십자가...
얼마 목사질을 해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 목사가 해야 하는 일은 상처를 보듬어 안아주고 굽은 것을 펴는 일이라 생각 되어 조금은 험상궂은 십자가이지만 건네줍니다.
“목사질 제대로 잘 하시라!”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jhj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