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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의 횡설수설
분단 된 조국, 한반도의 남쪽에 사는 일은 고립된 섬과 같은 무의식으로 늘 외로움의 관성이 있습니다. 평화로 하나 된 한반도를 꿈꾸고, 그 실현을 위한 움직임으로 대륙을 지향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일은 의미가 크다고 믿습니다.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의 흔들림에도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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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묘 I

글쓴이 : 황룡 날짜 : 2020-10-12 (월) 11:31:13


11.jpg

 

아마 계절도 변했을 거야

의심했으나, 가을은

그 빛 더욱 찬란했었네

자본과 권력을 따라간 천박한 영혼들

세상 찢고 까불어도

自然毅然(의연)

그 자리 그대로네

 

 

가을 소묘 2


12.jpg

 

세간의 관심과 이목을 벗어난 동백

붉은 꽃 떨군 자리에 열매 맺고

씨앗 여무는 동안 봄을 기다립니다

화려한 여름을 보낸 부처님, 배롱나무로

백일동안 입었던 상의를 벗었으나

꽃무릇 떼 지어 하의를 입혀 줬네요

아내를 보필하러 간 마트에서

배추 한 포기 만삼천원인 것을 보고

30포기나 심은 배추를 생각하며

부자가 된 듯 흐뭇했습니다

 

 

가을 소묘 3

 

 

 

13.jpg

 

어릴 적 뛰놀던 동네 골목 같은 허름한 담장 아래 고독이 짙은 맨드라미, 그늘이 유난히 쓸쓸해 보입니다

높푸른 하늘 배경 삼아 화려한 군락을 이룬 꽃무릇, 칸나보다 더 붉고 강열한 빛에도 그늘이 있더이다

애써 매달려 철망을 감고 오르는 박주가리 덩굴, 무엇을 찾아 어디까지 가려는지 잠시도 손을 놓을 수 없습니다

이들에게 골고루 햇살이 닿기를, 한가위 달빛도 부드럽게 스미기를, 적어도 광합성을 못해 죽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가을입니다

 

 

가을 소묘4


14.jpg

 

노을이 아름답게 스러질 무렵

그 빛 여운이 깃든 격포항은

곱게 화장한 여인이었다

닻을 내리고 정박한 어선들

늦은 오후가 여유롭게 흐르고

100일을 서성거렸던 바닷가

목백일홍 아직 고운데

밤이슬 몰고 가을이

밀물처럼 들이닥쳤다

 

 

가을 소묘 5


15.jpg

 

'자발스런 귀신은 무릇죽도 못얻어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꽃무릇 알뿌리는 녹말을 걸러내어 죽을 끓여 먹었는데, 옛날 가난한 백성들의 구황식품으로 이용되었다고 하네요.

독소가 있어서 이를 가라앉혀 우려내려면 꽤 시간이 걸렸는데, 참지 못하고 그냥 죽 끓여 먹으면 배탈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답니다.

오늘, 또 하나의 구황작물인 고구마를 캐는데 밭이랑이 많이 내린 비로 얼마나 다져졌는지 문화재 발굴하듯 하는 호미질이 거의 끌질이네요. 추석 연휴는 틈 나는대로 고구마 발굴이 숙제입니다.

 

 

가을 소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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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에 늘어선 나무 아래 길

팍팍한 서울살이 고단하던 자식들

환하게 들어서던 그 길을

혹시나 하고 바라보다 돌아서

곰소만에 물이 들자

습관처럼 낚싯대 드리운 강태공

어수선한 시름 가득한 잡념, 그리움

가을볕에 말리고

따라가기 숨 가쁜 요상한 세월

보고 싶던 손자들 모습 본

화상통화로 위안 삼으나

철 지난 바닷가 수평선에도

가을바람이 섧다

 

 

가을 소묘 7


17.jpg

 

고구마 발굴하느라 추석 연휴를 다 보내고 있습니다. 봄에 밭을 갈아 엎어 이랑과 고랑을 만들고, 잡초가 나오지 못하도록 이랑에는 비닐을 씌우고 고랑에는 잡초매트를 깔았습니다.

흙을 모아 높게 만든 이랑에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 두 종류를 심었는데, 호박 줄기 뻗 듯 호박고구마 뿌리 중 하나가 고랑의 잡초매트 밑으로 파고들어 줄기를 뻗어 갔는데 가히 예술입니다.

매트의 짜여진 한 올 한 땀 사이를 뚫고 뻗은 것은 길을 잘못 들어섰어도 생존을 위해 절박한 고난의 행군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밭고랑의 매트를 재활용하려고 거두다 이 모습을 보고, 흐지부지한 개혁의 현재 상황에 많은 시민들이 고구마 백 개는 먹은 듯 가슴이 답답해 하는데, 시민을 대표하는 국회는 개혁의 절박함이 보이지 않습니다. 국회부터 다시 갈아 엎어야 될까 봅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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