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 미국은 불평등과 반인권에 맞선 저항이 화산처럼 터져 나오던 시기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흑인의 선거권 보장을 위한 싸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구조적 빈곤과 싸우는 행동을 조직했다. 그는 누구나 빈곤선(貧困線) 이상의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면서 정부가 시민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킹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부정의하고 사악한 베트남전쟁을 수행하는 데 350억 달러를 쓰는 나라라면,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에 200억 달러를 쓸 수 있는 나라라면, 하느님의 자녀들이 이 땅에 자기 발로 설 수 있도록 만드는 데도 수백억 달러를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킹 목사는 극우주의자에게 암살 당했지만 지식인들이 그의 뜻을 이었고 그해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등 여러 경제학자들이 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공식적인 빈곤선보다 높은 소득을 국민 모두에게 확보해줄 때까지 국가는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 서한에 1,200명의 학자들이 서명했다.
1969년 닉슨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미국은 곧 사람을 달에 보내고 빈곤을 끝장낼 것이라고 장담했다. 닉슨은 빈곤선 이상의 소득을 모든 가구에 보장하는 '가족부조계획법(family assistance plan)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통과되면 빈곤층 포함 1,300만 명이 현금을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1970년 243대155로 하원 통과되었으나 상원에서 부결되고, 1971년 수정법안이 288대132로 하원 통과, 상원에서 재차 부결되었다. 그 후 기본소득 논의는 물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최초의 기본소득 보장 국가가 될 수 있었던 미국은 10여 년 뒤 거꾸로 신자유주의의 길을 걷게 된다. 만약 그 때 기본소득제가 이루어졌다면 미국은 유럽의 그 어떤 나라보다 괜찮은 복지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자본이 그 어떤 인간적 가치보다 중심에서 인간을 물화(物化)시키는 미국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존엄을 지키고 그릇된 경쟁체제에 매몰된 삶을 벗어나 인간답게 살려면 하루빨리 '기본소득제'가 실행되어야 한다. 깜깜한 세상을 밝히는 달빛은 최소한이지만 절대적으로 있어야 할 빛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