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은 어디쯤
둘러보면 온통 무채색
아직 시베리아 한풍(寒風)에 서걱거리고
빛 들지 않는 그늘
우울은 쌓여 녹지 않는데
물 오른 버들가지
수면에 닿을 듯 파릇푸릇 늘어지는
봄은 오고 있는지
어수선 칙칙한 거리 지나
꽃시장에 가면
낼 수 있는 세상 모든 색 내놓고
왁자지껄 오가는 흥정 사이로
꽃송이 하나 둘 터지는
봄이 거기 있었네
프리지아 몇 송이 데려와
꽃병에 담아 창가에 앉혔더니
아침을 향기로 깨우는데
새벽 빛처럼 스며들어 어둠을 깨울
봄, 어서 와 향기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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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깊으면 봄은 멀지 않으리

“대한이 소한네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겨울답지 않은 추위를 비아냥거리던 말이 쏙 들어가게 대한 추위가 제법 맵다.
어제는 날도 춥고 심심해서 고스톱 딱 다섯 번 만 쳐서 지는 사람이 맛있는 것 사주기로 하자는 아내의 도전을 받아 수 만년 만에 고스톱을 쳤고 의도치 않게 이기고 말았다.
오늘도 역시 춥고 심심해서 농한기라 역시 심심하게 지낼 선배네 전원주택에 놀러 갔고, 형수가 심심해서 만들어 봤다는 간식에 차를 곁들여 살아가는 얘기로 시간을 먹다가 왔다.
내일은 더욱 춥다기에 화분을 들여 놓다가 20여년 전 딸에게 선물했을 때 손바닥에 놓였던 화분이 딸 만큼 큰 세월이 새삼스러웠다. 지난 해 이사오면서 가지를 쳐줬더니 새로운 가지와 잎들이 나오느라 아우성인데 요즘 딸도 그런 것 같다고 믿었다.
겨울이 심심한 계절인지 심심한 때를 지나는 나이인지 모르겠으나 “겨울이 깊으면 봄은 멀지 않으리”라던 어느 시인의 싯귀가 다가올 봄을 미리 가 보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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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기
오늘처럼 길은 미끄럽고 날씨가 추운 날이면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지, 먹기 위해 사는 건지 새삼 생각할 때가 있다. 아침 먹으면서 점심은 뭘 먹지? 저녁은?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 만으로도 짧은 하루 해를 보낼 수 있다.
게으른 은퇴자 부부의 겨울나기는 하루 하루가 단순하지만 보급투쟁의 일상이다. 가내의 평화와 경제의 순환을 위해 사 먹는 것과 해 먹는 것이 적당히 조화를 이뤄야 하루를 무난히 살아낼 수 있다.
아침을 각자의 취향(趣向)대로 준비하고 해결하는 건 삼식이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나름의 방편이다. 식사 후 점심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아내가 오늘은 복지관 점심 메뉴가 괜찮아 보인다고 가자고 한다.

60세가 지나면 가능하다고 지난 해 노인복지회관에 회원 가입을 해서 괜찮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수강도 하고 가끔 점심도 사 먹고 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메뉴가 식성에 맞는 날은 3,500원이 아닌 8,000원 받아도 먹지 싶다.
점심을 해결하면 라떼 한 잔 사서 물가에 차를 세우고 따뜻한 햇볕을 쬐면서 오후의 한가로움으로 졸기도 하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물가를 걷다가 퇴근 행렬에 끼지 않으려 서둘러 돌아오곤 한다.
집에 돌아오면 하는 첫 마디가, “저녁은 뭘 먹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