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사진필진 l Kor-Eng    
 
한국필진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352)
·국인남의 불편한 진실 (11)
·김영기의 민족생명체 (18)
·김정권(Quentin Kim)의 음악 (6)
·김지영의 Time Surfing (25)
·김해성목사의 지구촌 사랑나누기 (62)
·노이경의 사람과 사람사이 (2)
·박기태의 세계로가는 반크 (114)
·박상건의 삶과 미디어 읽기 (5)
·서경덕의 글로벌코리아 (5)
·소곤이의 세상뒷담화 (169)
·유현희의 지구사랑이야기 (12)
·이래경의 격동세계 (153)
·이재봉의 평화세상 (133)
·이춘호의 이야기가 있는 풍경 (5)
·정진숙의 서울 to 뉴욕 (22)
·최보나의 세상속으로 (7)
·켄의 글쟁이가 키우는 물고기 (6)
·한종인의 자연 메詩지 (204)
·혜문스님의 제자리찾기 (28)
·황룡의 횡설수설 (155)
·흰머리소년의 섞어찌게 세상 (10)
황룡의 횡설수설
분단 된 조국, 한반도의 남쪽에 사는 일은 고립된 섬과 같은 무의식으로 늘 외로움의 관성이 있습니다. 평화로 하나 된 한반도를 꿈꾸고, 그 실현을 위한 움직임으로 대륙을 지향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일은 의미가 크다고 믿습니다.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의 흔들림에도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담고 싶습니다.

총 게시물 155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내 생애 최고의 날’ 이민숙의 환희

영원 이 순간에 깃들다
글쓴이 : 황룡 날짜 : 2026-02-03 (화) 13:41:58

영원 이 순간에 깃들다

 


 

내 생애 최고의 날

/ 이민숙

​

한 잎의 병든 이파리가 수술대 위에 누웠던 그때

여기에서 저기까지 알 수 없이 까마득한 길은 무의미해지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이 영원이라는 걸 알았다 그때

​

사랑하는 사람은 밤새 내 주위를 맴돌며

우주의 빛이 꺼지지 않기를 기원했다

죽음의 깊은 그림자를 붙들고 그러나, 삶의 최상인 에로스를 느꼈다

​

생명인 우주, 질긴 한 오라기 비단실 황금빛에 다름 아니었다

갓난아이처럼 세상의 첫 경험을 끌어안고 나아갔다

​

난 에너지가 차단된 시간의 총화,

생과 사의 경계를 걷는 광대였다

나를 창조하고 스스로를 춤췄다

살아있다는 건 생애 최고의 날이 밝았다는 것,

​

날개인 존재가

내 생애 최고의 날이 되어 날아다녔다

​

여전히 그렇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길어 올린 황금빛 환희(歡喜)인 이 시는 단순한 투병(鬪病)의 기록이 아닙니다. 그것은 육체의 소멸을 마주한 인간이 역설적으로 발견한 생(生)의 가장 찬란한 정점에 대한 고백입니다.

 

시인은 자신을 '한 잎의 병든 이파리'라 명명하며 수술대라는 차가운 경계 위에 스스로를 눕힙니다. 아득한 미래나 지나온 과거가 모두 지워진 그 절대적인 고립의 순간, 시인은 비로소 깨닫습니다. 영원(永遠)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숨을 내뱉는 '오늘, 지금, 이 순간' 속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가장 감동적인 지점은 죽음의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순간, 시인이 느낀 것이 공포가 아닌 "삶의 최상인 에로스"였다는 고백입니다. 밤새 곁을 지키며 기도를 올린 사랑하는 이의 존재는 시인을 다시 우주의 빛으로 연결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죽음이라는 어둠이 짙어질수록 역설적으로 삶에 대한 갈망과 사랑의 에너지는 더욱 뜨겁게 타올랐던 것입니다.

 

시인은 생명을 '질긴 한 오라기 비단실 황금빛'이라 묘사합니다. 가냘프지만 끊어지지 않는 그 빛줄기를 붙잡고, 시인은 수술실을 나와 다시 세상의 첫 경험을 끌어안습니다. 생과 사의 줄 위를 걷는 '광대'처럼 위태로운 순간 속에서도, 스스로 존재를 창조하고 춤을 추었다는 표현은 고통을 예술적 승화로 이끌어낸 시인의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 시가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는 명료합니다. 암이라는 거대한 절벽 앞에서 시인이 발견한 것은 '살아있음' 그 자체의 경이로움입니다. 고통의 수술대는 끝이 아니라, 존재의 날개를 달고 다시 날아오르는 이륙의 공간이었습니다.

 

"여전히 그렇다!"라는 마지막 외침은 과거의 완치 선언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뜨거운 응원이자,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생애 최고의 기적임을 증명하는 고귀한 선언입니다.

 

시인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그 고난을 황금빛 비단실로 엮어내신 문학적 시선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盧昌賢 l편집인 : 盧昌賢
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l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 l등록일 : 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 전화 : 1-914-374-9793 l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607-204 / 전화 : 010-2041-1942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