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월 서울로 촛불집회 같이 다니던 한 목사님과 민주시민합창단을 함께 하는데 지난 9월 합창단 단톡방에 디아스포라문학상 공모요강을 올린 것이 눈에 띄었었다.
‘민족과 공동체의 화해와 일치’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주제가 맘에 다가와 응모 요건인 주제 관련 세 편의 시를 보냈었다.
그러고는 심사위원의 마음을 얻는 게 짝사랑 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보다 더 힘들다는 걸 알기에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얼마 전 어느 아침에 모르는 번호의 폰이 울리기에 흔한 스팸 낚시 전화로 생각하고 무시하려다 찜찜한 마음을 드러내며 받고 말았다.
그런데 문학상 응모(應募)를 상기시켜 주며 당선작(시)도 우수상(수필)도 아니지만 세번 째인 가작에 당선 되었으니 상 받으러 오라고 시상식을 안내해 주는 것이었다.
글 읽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평생 글을 써서 상을 받은 기억은 없다. 가작이라는 상이 혹시 가능성이 있으니 시작활동을 꾸준히 하라는 격려가 아닐까 싶었다.
아무튼 박목월 시인의 아드님인 서울대 국문과 박동규 교수님이 심사위원장이었다니 엉터리는 아니겠다 싶었고 어제 가서 수상하고 왔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크게 넘어지는 일이 있듯 역시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웃을 수 있는 일이 일어나기에 삶은 이어지나 보다.

꽃 지뢰
/ 황 룡
한 떼의 새들이
허리 꺾인 나무에서 날아오르던
비무장지대에 봄볕이 들면
그늘진 땅 뚫고 솟아올라
지뢰처럼 터지는 얼레지꽃
철책 따라 걸으며
지뢰 밟을까 봐
얼레지꽃 밟을까 봐
발끝이 자꾸만 움찔거려
남북으로 나누어진 숲에도
햇살은 경계 없이 고루 들고
수줍은 머리 젖힌 얼레지꽃
줄지어 경계를 넘나들어
철조망으로 막아도 소용없고
지뢰도 사뿐히 밟으며
분단을 조롱하듯
얼레지꽃 사방에 피어 터져
제비꽃 바람꽃 함께 어깨 걸고
봄 전령으로 남북을 넘나드는데
언제쯤 철조망, 지뢰 걷히고
우리도 꽃들처럼 넘나들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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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겨울 숲에서는
나무들이 함부로 가지를 뻗지 않는다
빛을 함께 나누고 공간은 양보하며
자기 몸 키우려 다투지 않고
서로 배려하며 버틴다
옆에 선 나무 밀쳐 넘겨
딛고 올라서는 일 없고
가지가 닿으면 서로의 체온으로 녹여
연리지連理枝가 되기도 한다
나무들 숲을 이루고
혹독한 겨울에 시달리다 지쳐
포기하고 싶을 즈음
봄이 온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