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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의 마라톤문학
저는 절대로 엘리트 마라토너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보통 마라토너는 다 할 수 있고 제가 못 해도 다른 마라토너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도 못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을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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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 천년 활공의 꿈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127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18-11-09 (금) 20: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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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몸을 길거리에 내달리게 함으로서 통일의 염원을 만방(萬邦)에 알리는 것이었다. 뛰는 것을 통해 나와 우리 모두의 소망을 한데 모아보자는 것이었다. 동아시아가 앞장서는 평화 시대를 활짝 열기 위해서 아시아적 세계관으로 세계를 직접 몸으로 경험해볼 필요가 있었다. 역사의 필연성과 희망의 간극(間隙)을 좀 더 선명하게 보려면 맨몸의 부딪침이 소중하다. 진주 목걸이를 꿰고 지나가는 가는 실 가닥처럼 보석 같은 작은 평화의 마음을 꿰고 싶었다.

 

이제 마지막 구슬을 하나 더 꿰면 보석이 될 터인데 보석 하나가 뗑그르르 굴러서 그만 장롱 밑으로 들어간 형국이다. 그 구슬이야 어디 갔겠냐만은 찾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기다리는 답답한 마음 안고 아무 대답 없는 압록강변을 서성이기 이십여 일째, 조상들에게 대답을 듣기 위해 항일유적지와 고구려 유적지 답사 마라톤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이제 중국 비자도 1115일이면 끝난다.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만주에 수도 없이 많은 항일 유적지와 고구려 발해 유적지를 다 찾아보고 싶지만 압록강에서 서성이며 시간을 낭비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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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시작은 멈춰선 자리에서이다. 찬란했던 조상들의 문화유산과 그것들을 지키고 이어가려던 순국선열들의 넋이 새 세상을 꿈꾸는 자를 유혹한다. 조국의 모든 재산을 다 버리고 사랑하는 친지들과 이별하고 이 땅으로 와서 어떤 추위와 어떤 배고픔 속에서 야밤에 행군하며 돌베개를 자고, 피곤을 쫒고 희미해져가는 의지를 불태웠는지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었다.

 

나는 고구려(高句麗) 사람들이 어떤 땅에서 논밭을 일구며 살면서 말을 타고 질주하며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갔는지 느끼고 싶었다. 세기사적인 대전환의 시기에 고구려가 우리 한민족에게 어떤 울림을 주는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 땅위에 흐르는 그들의 혼과, 얼을 보고 느끼며 호흡하고 싶었다. 장수왕릉과 무너진 광개토왕릉을 보면서 우리 조상들의 우주에 대한 사유(思惟)가 얼마나 대단했나 직접 보고 싶었다.

환인시에서 오녀산성으로 차를 몰았다. 고구려 주몽(朱蒙)이 북부여에서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압록강의 지류인 동가강 유역의 졸본(卒本)으로 도읍을 정하고 고구려를 세운다. 중국인들은 졸본을 오녀산성이라 표기한다. 이곳은 산하가 험준하여 방어하기 좋고 토양이 기름지다고 한다. 그러나 매표소에서 관람객 없다는 이유로 산성에 오르질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퉁화로 차를 돌렸다. 퉁화는 중국의 미사일 기지가 있는 곳이다.

 

다음날 아침 퉁화에서 유하현의 추가가까지 54km 거리, 나는 20km 정도는 차를 타고 36km를 달려서 갔다. 이곳은 신흥 무관학교의 전신인 신흥 강습소가 있던 곳이다. 국내에서 모여드는 청년들에게 구국의 이념과 항일정신을 고취시켜 조국광복의 중견간부로 양성할 목적이었다. 추가가로 가는 길목엔 온통 옥수수 밭뿐이었는데 추가가가 가까워지자 논이 기름져 보인다. 이곳 만주 지방에 논은 다 조선인이 개간한 것이다.

 

1910년 조국이 국권을 뺏기자 신민회는 항일무장투쟁을 공식노선으로 채택하고 만주에 독립무장운동의 전초기지가 될 무관학교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1920년까지 2000명이 넘는 독립군 간부와 3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곳이지만 이곳엔 표지석 하나 안내판 하나 없다. 부서진 기와 한 장, 벽돌 한 장이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곳에 서서 두 눈을 부릅뜨고 두리번거리고, 불굴의 항전을 이어가려고 흘린 땀 냄새 입자(粒子)라도 맡아보려고 코를 벌름거려보았다.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기에 가슴으로 느끼려고 가슴을 최대한 활짝 펼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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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걸음을 옮겨 퉁화에서 집안으로 가는 길은 대관령이나 미시령 고갯길 같은 험한 고갯길을 넘고 또 넘는다. 20여일 쉬다 다시 뛰려니 몸이 데모를 한다. 몸은 그동안 무거워졌고 발가락에 심하게 통증이 온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몸이 심통을 부린다고 그 응석을 다 받아주질 않는다. 통증이란 놈도 눈치만 늘어서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한다. 나도 눈치껏 통증이 오면 살살 달리거나 걷는다. 그대로 달리기를 멈추질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는 통증이 웬만큼 온다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 옛날 항일 전사들처럼.

 

그 험한 산을 넘어와서 만나는 곳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새둥지 같은 도시 집안(集安)이다. 중국식으로는 지안이고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 국내성이 있던 곳이다. 태양의 새 삼족오(三足烏)가 둥지를 틀고 살았을 그런 곳이다. 이곳은 높은 산이 찬바람을 막아주어서 같은 위도의 다른 도시보다 평균온도가 몇도 높다고 한다. 얼핏 보아도 천혜의 요새 같은 도시이다. 고구려의 첫 번째 수도 졸본성보다는 많이 낮고 평평해졌지만 아직도 거칠고 험한 곳이었다. 고구려인들은 무엇이 두려워 이렇게 험한 요새 같은 곳에 터를 잡고 나라의 기반을 잡아갔을까? 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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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지도에 표시된 고구려 박물관을 찾아갔지만 옛 시청 자리로 옮겼다는 소리를 듣고 다시 찾아갔다. 건물은 현대식으로 잘 지어져 있었다. 박물관의 고구려 유물들을 보고, 그곳에서 다시 광개토왕비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저 멀리서 거대한 무덤이 무너진 채로 옛 위용(威容)을 보이는 것이 첫 느낌에도 바로 광개토대왕릉이다. 피라미드와 같은 기단식 적석총 위로 초겨울 햇살은 눈부시게 내리쬐건만 대왕의 능은 무너져 내려 거대한 돌무지와 다름이 아니었다.

 

그 옛날 천하를 호령하던 대왕의 능은 후손들이 당나라에 나라를 빼앗긴 이후 천대를 받으면서 동네 집 주춧돌로 하나 둘 도둑맞아 무너져 내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외세에 의지한 신라의 삼국통일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때부터 이 만주벌판의 대부분의 땅은 우리 땅이 아니었다. 담덕(談德)의 웅대한 기개가 잠들어 있을 곳에 서니 저절로 무릎이 꺾여져 자연스럽게 절을 하며 고구려의 역동적 기운으로 통일을 이루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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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조금 더 언덕으로 올라가면 장수왕릉이다. 언덕길을 박차고 오르는데 어디선가 송대관의 나는 하행선 너는 상행선하는 노래가 들려와 몽환병(夢幻病) 환자처럼 노랫소리를 따라 갔다. 소리는 밭에 세워둔 자전거에서 나왔는데 사람이 안보여 두리번거리다 저 구석에서 일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안녕하세요?”하고 소리 지르자 일하던 사람이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반갑게 맞는다. “뭐하세요?” 물으니 뎅아지 밭을 손보고 있다고 한다. 뎅아지란 고추의 조선족 말이라는데 북한식 말이겠거니 이해했다. 자기는 며칠 전에 한국의 청주에서 일하다 왔다고 한다. 만주 지역의 조선족 가정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에서 일하러 갔다는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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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국내성 부근인 이곳에는 고구려 최대의 무덤인 태왕릉(太王陵)과 사신총 등 석릉과 토분 1만 기()가 있으나 외형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있는 것은 이 장수왕릉 뿐이다. 1600년 전 지어진 계단식 피라미드 형태의 거대함과 정밀한 설계기술, 석조기술 그리고 운반기술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고 권력층의 의지와 백성들의 억척스러움에 고개가 숙여진다. 장군총 우측 위에는 고인돌 모양의 무덤이 있는데 약간 무너져 내렸지만 이것도 대단한 무덤이다. 장수왕의 애첩의 묘라고 하기도 하고 최측근 부장묘라고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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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도산성은 국내성으로부터 2.5km 떨어진 해발 676m의 산에 서쪽은 칠성산의 험준한 산세가 천혜의 성벽이 되어주고 동쪽이 비교적 넓은 산골짜기가 펼쳐졌다. 이곳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해가 지고 있어서 급하게 바로 앞의 산성 끝자락에 올랐더니 밑에 산성 하 무덤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인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하게 성 아래 수많은 무덤들이 수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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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발해의 멸망 이후 천 년 만에 찾아온 역사적 대전환기에 우리의 운명을 다시 주변국들의 힘에 논리에 맡겨버리고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면 우리 후손들은 과연 우리를 용서할 것인가? 지금의 어려움을 우리 온 겨레의 집단지성으로 극복하고 상생 평화의 시대를 활짝 열 때이다. 우리는 조상들의 지혜와 불굴의 의지에 힘입어 물질이 지배하던 시대를 넘어 정신문화의 변환과 합일을 통해서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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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주적인 통일을 이루어낸다면 짧게는 을사늑약(乙巳勒約)이후 100년의 한이요, 길게는 천년의 한을 일시에 풀며 세계를 향해 태양에서 나온 세 발 달린 검은 새가 날개를 활짝 펴고 웅비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지금 우리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외세에 의지하고 눈치만 보며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친다면 역사의 오욕(汚辱)을 어떻게 다 감당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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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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