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여자월드컵 우승팀의 백악관 초청 행사를 늦게 연락받아 서둘러 택시를 타고 백악관으로 갔다. 이미 기자들 입장이 다 이뤄진 상황이었지만 백악관 담당자들도 ‘글로벌웹진’ 뉴스로의 특파원을 익히 아는지라 이스트 룸까지 언론담당자의 에스코트를 나 홀로 받는 특혜(特惠)를 누렸다. 덕분에 기자들이 지날 수 없었던 북정문 출입구가 아닌 기자실 동쪽 출입문 옆 백악관 지하 1층 복도를 걸어가는 행운을 누렸다.
지상 1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낯익은 모습이 들어 왔다. 처음 백악관 취재를 갔을 때 이스트 룸 행사장에서 생리 현상을 해결하려고 지하 1층 화장실에 갔다가 언론 담당자로부터 이곳 화장실은 기자들은 사용할 수 없고 기자실에 가서 해결해야 된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의 계면쩍은 기억을 떠올리며 무척이나 기쁨 마음으로 이스트 룸에 입장했다.
좋은 자리를 잡지 못해 서성이는 필자를 위해 사다리 위에 올라선 사진기자가 사다리 앞을 권유하여 고맙다고 자리를 잡았으나 꽉 들어찬 장내를 비집고 나의 이익을 위하여 비집고 들어갈 마음을 접었다. 그렇게 미여자축구 월드컵 우승 환영대회는 미국 정부통령 참석 하에 열띤 박수와 환호 유머 속에 진행되었다.
공식행사후 오바마 대통령은 퇴장하고 바이든 부통령이 어린이들에게 악수와 축구공과 유니폼에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부통령이 남아서 사진찍을만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음에도 대다수 대형 미디어 사진 기자들은 ‘부통령쯤이야’ 아랑곳 하지 않고 사다리를 들고 퇴장했다. 그 비워진 공간속에 필자는 먹이를 포착한 사슴처럼 재빨리 행사장내 가장 좋은 자리에 놓여 있는 사다리를 타고 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연발로 찍어대기 시작했다.
초청받은 여자 축구선수들의 가족들은 축구공, 유니폼과 매직펜을 준비하여 퇴청을 위해 지나가는 부통령에게 사인을 부탁했는데 부통령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정성껏 사인을 해주고 부모들과 기념촬영까지도 해주는 친절을 베풀어 준다.
이날 대통령과 부통령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임을 새삼 실감했다. 대형 언론들의 사진 찍는 모습과 관심도를 보면 한마디로 부통령은 바지저고리 취급이다. 그런 실권 없는 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만찬도 아니고 점심(그것도 밥먹으면서 회담하는)을 함께 한 것을 한국 언론들은 특별예우를 받았다고 보도를 했으니 실소를 금치 못했다.
행사 때 마다 이스트 룸에 전시되는 미국초대 대통령 부부의 초상화들은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 때는 벽에 걸리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는 하였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공식 또는 비공식 만찬은 물론, 하물며 실권 없는 부통령의 만찬에도 초대 받지 못했으며 존 케리 국무장관은 중동 순방을 위하여 출국하였다.
한국 언론의 “박대통령 최고 예우” 보도를 훑어보면서 왜 언론들이 과장된 '박비어천가'를 생산하여 한국의 국익을 해치고 있는지 실증(實證)하고자 한다. 언론의 기본 사명은 공익우선 보도와 사실보도라고 필자는 알고 있다. 박대통령의 방미는 두 번째이지만 전부다 국빈 방문이 아니기 때문에 국빈방문 예우라든가 최고 예우를 받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최고 예우를 받은 양 사실을 호도(糊塗)하고 있다.
박대통령이 국방장관을 대동하고 펜타곤 미 국방부에서 연설 없이 의장대 사열한 것은 절대 최고 예우가 아니다. 국방부에서 연설한 것이 한국국민들에겐 든든한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필자는 미국민과 세계인들엔 한미 군사동맹을 과시하기 보다는 북한의 위협아래 있는 한반도의 불안한 상황, 분단국가 전쟁위험성 상존(尙存)을 더 홍보하는 것이고 한국 경제에 잠재적 손실을 가져다 줄 것으로 여긴다.
준전시가 아니면 국가의 원수는 동맹국의 국방부를 방문하기보다는 경제 및 교육관련 부서들, 첨단 과학 부서들을 둘러보거나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투병하고 있는 보훈병원 방문이 세계적 홍보 효과가 크다고 생각이 든다.
산수계산을 못하여 오보에 용비어천가 오페라 작곡에 여념이 없는 한국 언론들의 형태에 필자도 깜박 속아 넘어 갈 번 했다. 박대통령 미국방부 의장대 사열 장면을 촬영한 사진 시간들을 분석해보니 최고예우 운운하면 보도한 언론인들의 사실 확인 없는 보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박대통령이 펜타곤 미 국방부 포토맥 강변 방향 정문에 도착 차량에서 내린 시각이 10월 15일 오전 9시 25분. 걸어서 의장대 사열단에 오른게 오전 9시 26분. 의장대 사열을 마치고 사열단에서 하단한 시각이 오전 9시 36분. 도열(堵列)한 미국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미국방부 계단을 오르는 시각이 오전 9시 36분이다. 정확히 미국방부 의장대 사열시간을 산수 계산해서 도출해보자. 사열대 입장 26분 빼기 사열대 퇴장 36분. 박대통령은 의장대 사열을 10분간 했다.
어떻게 해서 한국 언론들은 최고 예우 16분을 보도하는지 이 모자란 수학 실력으로 계산이 안 되지만 '용비어천가 IT' 수학계산으로는 분명히 산출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왜 그럴까 사실왜곡 찬탄가를 부르면 하늘에서 금은보화 들어 있는 잘 익은 감이 입안으로 쏙 들어와서일까.
필자의 카메라 시간이 디지털 2진법으로 작동 안하고 갈지자 조정에 의한 아날로그로 가는 줄 알고 박대통령 백악관 웨스트 윙에 도착 하차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의 시각을 확인 해보니 나도 또한번 놀라고 만다. 10월 16일 오전 11시 48분이다. 거의 모든 인간들의 생체 리듬상 배고픈 시각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이다. 밥먹는게 대수냐고? 글쎄 그 정도로 쫒기는 정상회담은 아닐진대 효율성이 있었을지 의문이다.
박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위하여 백악관 이스트 룸에 입장하는 시각은 오후 2시 8분이고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시각은 오후 3시다. 또 산수계산하자. 점심 먹고 나면 포만감에 좀 쉬고 싶은 시간대가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가 아닌가. 양국 정상 풀기자단의 사진 촬영, 점심 먹고 생리 및 세면, 티타임과 워밍업 등의 시간을 빼면 얼마나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겠는가.
기자회견후 오바마 대통령은 악수를 청한후 박대통령의 오른손을 양손으로 잡고 미소 지었다. 박대통령 또한 양손으로 모으며 키 큰 오바마 대통령을 올려다 보고 미소로 화답했다. 불과 5초 정도의 의례적인 장면을 두고 한국 언론은 오바마가 두손으로 극진히 환대했다며 법석을 떨었다.
국빈방문 초청을 받게 되면 어떻게 다른가. 백악관 경내 남쪽 잔디 광장에서 한미인사 수 천명을 초청한 가운데 의장대 사열이 이뤄지고 양 정상의 환영사 및 감사 연설이 진행된다. 백악관 2층 발코니에서 양국정상 내외가 초청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광영(光榮)의 순간도 있다. 안타깝게도 박대통령은 백악관 건물 북정문과 남정문 출입구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다.
다시 말을 한다면 오바마대통령 임기 중에 현직 한중일 정상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국빈방문 초청을 받지 못한 유일한 정상은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국 언론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보도하는대신 국방부 사열을 받고 부통령과 점심을 같이 한 것이 최고 예우를 받은 양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것은 사실 왜곡을 넘어 국익 손상을 초래한다.
현직 한중일 정상 중 유일하게 ▲미국으로부터 국빈방문 초청을 받지 못한 사실, ▲18조원의 미 전투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푸대접 받고 있는 사실 ▲기술이전도 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집중 부각해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알려야 했다.
필자는 아직도 한반도의 반토막만 나오는 대한민국 지도를 미정부에게 한반도 전체가 오는 공식 지도로 수정하지 못하는 외교력을 익히 아는지라 망을 접은지 오래되었다.
더하여 일본은 출생증명서 족보를 보고 21개월 미만 쇠고기를 수입하는데 한국은 이명박 정권 이래로 이빨을 보고 나이 계산해 30개월 미만 쇠고기를 수입하는 사실에 분통이 터진다. 광우병 촛불시위? 괜한게 아니다. 미농무부 웹사이트를 보시라. 쇠고기는 2년(24개월)된 소에서 생산된 것을 정의한다.
“쇠고기”란 2년된 소 1천파운드에서 먹을 수 있는 450 파운드를 말한다고 명시 되어 있다.("Beef" is meat from full-grown cattle about 2 years old. A live steer weighs about 1,000 pounds and yields about 450 pounds of edible meat..)
문구에 'about(대략) 2 years old'라고 됐으니까 대충 두 살반(30개월)까지 괜찮지 않냐고? 국민들의 먹거리를 담보로 왜 그런 호구짓을 해야 하나? 평상시라도 찝찝한데 광우병파동이 벌어졌으면 일본처럼 깐깐하게 소의 정확한 나이를 따지고 24개월보다 더 안전한 21개월을 고집해야 하는게 정부가 할 일 아닌가? 근데 소이빨을 보고 나이를 따지는 것도 모자라 미국 농무부 기준보다 넉넉하게 계산해주는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위한 것일까.
* 미 농무부 웹사이트 링크
http://www.fsis.usda.gov/wps/portal/fsis/topics/food-safety-education/get-answers/food-safety-fact-sheets/meat-preparation/beef-from-farm-to-table/ct_index/!ut/p/a1/jVHbbtswDP0a-02RXGdFMsAYDG9BLkvSoMjq-qWQZfqS2ZYr0fHWr5_kvaRBu1WCQEo8FMlzaEJjmrT8XBUcK9ny2t6T2yd2YLfePGLr_dxbsNXux2G_iSI2u_9kAI__AOz8D-a_s0L2v_z1BwrcqG20LWjScSxJ1eaSxgUg4a0eQGka51JmRPMc8DfJuUCiSwA0gQY4kk5Bx9VICI1TgJzkSjYGqBqCkiBPa6CxwKeqzeAXfaDJ65aYZ_Zq599Pl-udz_bTa8AbnP0FvE-KmbqoZToK9Bi2qT8z4ynIQYGa9Mo8l4jdZ4c5bBiGSSFlUcNEyMZhJvpF8wBdJTA4uc-BC1qJQLta9kpAMEDqiizwmHuGLGDR8udhcQrXvDxuvg2no3qO5j1pV2F5jLKX6WaZ3vGv1dY13wa2puP5oePdLOyxpXNd6UmvM26aOI-Pnbamkwp5bT2LsBZlV4nRu9QDsl6M3NvAhWrXuAvdbOhKubdoKqVGGr-mh3bNMX75Hi5Zddc8zHT4B0itNfM!/#1
<5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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