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랑 정들었냐구?” <3> 한국기자들 왜이러나

 

백악관 이스트 룸으로 가서 좋은 자리 잡아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하려면 일찍이 기자실과 백악관 지하 1층 공간에 가서 일찍 앞줄에 서야 한다. 약 30분간 기다린 끝에 오후 1시 10분 언론담당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여러 번 다닌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올라 백악관 북문 정문을 통하여 이스트 룸에 입장하여 정 중앙에서 조금 벗어난 좌측에 자리를 잡고 들고 온 작은 사다리를 놓았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입장하여 자리를 잡은 모든 사진, 카메라 기자들은 이스트 룸을 나와 북문 정문 앞에서 약 15분간 기다렸다가 다시 기자 회견장으로 입장했다. 기자회견 예정 시간 1시 40분을 넘겨서 양국 정상은 오후 2시경에 입장하여 회견을 시작할 때까지 미 CNN과 중국 앵커들이 회견장 안에서 녹화를 하고 있지만 한국 언론사 어느 누구도 행사 장 안에서 녹화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대체 주인공이 대한민국대통령인지, 중국주석인지, 일본 수상인지, 주객이 전도된 언론의 민낮을 보고 있었다.

 

 

 

2시부터 약 52분간 진행된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은 오바마 대통령의 모두(冒頭) 발언을 시작으로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 발언 오바마 대통령의 질문자 지명 순으로 동시통역으로 진행되었다. 양국정상은 회견장에 입장하였지만 카메라 기자들을 위한 악수 모습은 보여 주지 않았다.

 

 

 

한미 기자들의 질문은 한미 동맹의 공통관심사에 관한 질문을 하기보다는 미국 기자는 미국의 국내외 문제를, 한국 기자는 북한관련 질문을 하였다. 이 한국기자는 더하여 "지금까지 네번 만났는데 한국 속담에 자주보면 정든다고 했다. 정이 많이 들었냐?”는 우스꽝스런 질문을 던져 장내 웃음이 터졌으나 빈 수레가 요란한 소리처럼 들렸다.

 

 

 

그런 농담 할 시간에 "한미동맹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 한국이 구매계약을 체결한 미 전투기 핵심 4개 기술 이전 용의가 없는지? 만약에 기술이전 불가능하다고 가정한다면 한국 정부가 유럽에서 새 기종의 전투기를 주력 기종으로 선정할 경우 미국이 어떠한 입장을 취할 것인지 알고 싶다“는 대담하면서도 가장 시급한 현안(懸案)을 질문 했어야 했다.

 

이날 백악관에선 지난해 청와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했을 때 나왔던 코메디 같은 장면이 또한번 펼쳐졌다. 미국 여기자가 오바마대통령에게 3가지 질문을 한 후 박대통령에게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해서 시진핑 주석과 나란히 섰을 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냐?는 질문을 했다.

 

 

 

오바마대통령이 10여분에 걸쳐 답변한후 (답변이 끝났다며) 토스하듯 박대통령을 가리키자 박대통령은 통역용 이어폰을 빼면서 "하도 답변을 길게 하셔서 질문을 잊어버렸습니다“하고 계면쩍게 웃었다.

 

순간 지난해 청와대 기자회견장면이 오버랩됐다. 지난해 한미정상 청와대 기자회견에서도 ABC기자가 오바마대통령과 박대통령에게 동시 질문을 던졌을 때 박대통령은 자신의 답변차례가 된것도 모르고 메모만 하다가 ‘가련한 박대통령(poor president Park)’이라는 농담(弄談)을 들어야 했다.

 

 

 

당시 동영상에서 확인한 녹취록은 이렇다. (오바마 대통령 조크: poor president Park doesn't remember the other question once. 참석자들: 웃음소리 통역: 대통령님께서 지금 아까 질문이 무엇인지 기억 못하여 힘든 실 것 같습니다. 참석자들: 웃음소리 박대통령: 아까 하도 말씀을 오래하셔 갖고 질문이, 그러니까 그, 저..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 어떤 조치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질문 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동시통역자는 두르뭉술 넘어갔지만 오바마는 분명히 'Poor President‘라고 했다. 이 장면을 확인하면서 내 눈과 귀를 의심하여 온라인에서 “Poor”의 의미를 모조리 찾아보았다.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떠오르는 장면들, 2001년 3월 부시 전대통령이 백악관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하대하여 무례하게 “This Man” 이라 부른 것은 아버지 뻘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김 대통령을 아래 사람 대하며 그의 햇빛 정책에 빰을 때린격이다. 이 무례함을 잊지 못한 김대중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부시는 나에게 무례했고 우리 국민들을 무시했다고 했다.

 

2003년 5월 방미한 노무현 대통령을 만만하게 보고 “Easy Man”이라고 부른 것은 쇠고기 협상에서 농림부의 규정을 받아 들이지 않고 미국측 요구에 따라 국제 수역사무국 총회 결과에 따른 검역하겠다고 함으로서 검역기준을 완화시켜 미국의 축산업계에 기쁨을 주었다. 더하여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빨로 나이를 계산하여 30개월 쇠고기 시장 개방으로 부시대통령으로부터 극진한 환대와 MB에게 골프카트 운전을 맡기고 "퐈인 드라이버(Fine Driver)", 훌륭한 운전수라고 칭찬(?)했다.

 

 

 

이상 사진 KTV 캡처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을 쳐다보며 “하도 말씀을 길게 해서 질문을 잊어 버렸다”는 썰렁유머를 유도했다. 오바마대통령이 박대통령을 쳐다보며 "질문을 받다보면 그런일이 일어난다"며 두둔하긴 했지만 지난해 "푸어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청와대에서 수여받고 또 백악관에서도 질문을 까먹는 바람에 스타일을 완전 구기고 말았다.

 

앞으로 정상간 공동기자회견을 할 경우 반드시 규정을 만들어서 공동관심사에 한해 질문을 하도록 하고 머리 둔하고 주의 산만한 대통령을 배려 (配慮)해 한사람의 답변이 끝나면 바로 질문하도록 해야 이런 웃지못할 코미디가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박대통령을 수행한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생산 보도한 기사들을 재점검하면서 왜 언론이 국익을 해치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짚어 보고자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