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오전, 많은 한인들의 시선을 느끼며 백악관 기자들의 출입문 북서문 경비실로 작은 배낭을 메고 한손에 2단형 간이 사다리를 들고 다가가 인터폰을 누르고 필자의 성명을 알렸다. 일부 한인들은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필자가 작은 사다리를 들고 가는 모습이 신기하게 여겼는지도 모르다.
비밀경호국직원이 컴퓨터에서 백악관 언론부서에서 취재 허가된 필자의 이름을 확인하고 첫 번째 문을 열어 주고 필자는 인사를 하며 경호 사무실 안으로 아이디와 기자증을 제출하니 오렌지색 프레스 출입증을 준다. 두 번째 문을 열고 들어가 출입증을 스캔하고 보안검사를 통과하고 난 후 출입증을 목에 걸고 보안 검색 사무실을 나오는데 눈앞에 펼쳐진 백악관 의장대(儀仗隊)의 도열 대형을 보고 기쁨과 부끄러움 미안한 생각이 든다.
이내 나는 내 고향 산천을 초고속으로 달려가서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졸업이후까지 아마도 지금도 있을 보름달 같은 주목(朱木)을 떠올린다. 지금 백악관 북쪽 잔디 광장에는 약 50년생이 되는 한중일 원산지 주목이 빨간 열매를 맺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꼭 내 고향 한라산과 초등학교 교사 중앙에 자라고 있던 그 추억의 주목을 보는 것처럼 백악관을 방문할 때마다 항상 나는 주목과 스킨십을 나누고 영혼의 대화를 한다. 그리하여 주목나무가 언제 어떤 경로로 미국에 이민을 왔는지 필자의 특기를 발휘하여 찾고 또 찾은 결과 흔적을 찾았다.
그 유명한 식물 채집과 수집가, 사진가이며 여행가인 하버드 대학교의 어네스트 헨리 윌슨은 기록에 의하면 1917년 10월 마지날 한라산 정상에 오르면서 한라산과 제주도의 천혜의 식물 자원 보고중에서도 엑기스만 골라서 채집 수집하였다. 이때 구상나무 종자를 한라산 정상 근처에서 수집할 때 주목나무 종자도 채집하였다고 필자는 확신하나 주목 채집 기록은 발견 못했다. 그러나 윌슨이 1914년 일본 혼슈지역에서 종자를 채집했다고 하버드 아놀드 수목원 도서관은 윌슨의 기록을 알려주고 있다.
박대통령 실무방문 정상회담에 준하는 예우는 군 의장대의 북서 문부터 웨스트 윙 입구까지의 미국의 각주 상징기와 웨스트 윙 정문에 한미 깃발의 의장대에 의하여 나부끼고 있을 뿐이고 백악관 경내 가로등 어디에도 한미 깃발이 내 걸리지는 않았다. 박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을 환영하기 위하여 양옆에 깃발을 들고 서있는 늠름하게 도열한 의장대 사이로 지나가는 가는 영광스런 광영 속에 만추(晩秋)의 백악관 경내 사진을 찍는 여유를 누리는 특권아닌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
웨스트 윙 입구에 도착하니 한국에서 동행한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오직 박 대통령의 전용차에서 내리는 사진과 영상을 찍기 위해서 30분에서 1시간을 맑고 고운 파란 하늘 아래 필자는 기다리면서 백악관 정원들을 풍경들을 눈에 담고 카메라에 넣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나지막히 소리친다. 오전 11시 40분경 대통령 차가 오고 있다고 그쪽 방향으로부터 박대통령이 전용차에서 내려 기자들에게 눈길 한번 안주고 웨스트 윙 정문 안으로 들어 갈 때까지 쉴새 없이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찍은 사진을 확인하다가 놀라운 우연을 발견했다. 펜타곤 미국방부에서 초청된 관객이 한사람도 없는 박대통령의 의장대 사열(査閱)을 촬영할때 한인으로 보이는 군인을 함께 찍은 것이었다. 그런데 백악관에서 주 깃발을 들고 있는 그 한인 의장대 군인이 박대통령 전용차와 함께 또다시 촬영되어 있었다.
필자의 명치끝에서 복받쳐 올라오는 뜨거운 느낌이 있었다. 백악관 들어 올 때마다 고향에 온 아늑한 느낌은 주목나무의 영혼의 소리이며 그 한인 군인을 우연히 한국 대통령과 함께 촬영한 것은 광개토대왕의 후예인 한 민족의 핏줄이 통했다는 것을. 그 군인의 연락처를 찾아서 한국대통령과 함께 촬영된 여러 장의 사진을 꼭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그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을 기원했다.
사실 10월 16일 백악관 대통령의 일정표를 받아보고 다시보고 또 보기를 했다. 아무리 한국외교력이 형편없다고 할지라도 일국의 대통령을 점심시간에 배 고픔을 참으며 정상회담을 하고 부통령도 함께 참석한 가운데 점심을 들면서 회담을 계속한다고? 그리고 오후 1시 40분 이스트 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한다고?
백악관 이스트룸 기자회견 전 풍경
고개를 가우뚱했다. 막말로 밥 먹을때는 똥개도 건들지 않는다고 했다. 밥 먹으면서 어떻게 중요한 사항을 요구하고 합의를 볼 수가 있을까. 이미 실무적으로 의견의 조율을 끝나 양국 정상 간의 의례적인 외교적 수사를 동원한 IT 시대 맞게 풀기자단에게 포즈를 취하는 일 그게 중요함을 알고는 있지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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