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의 ‘박비어천가’는 국익을 해친다 <1>

 

미국은 외국 정부 수반 또는 국가원수를 초청할때는 실무방문과 국빈방문으로 구분하여 초청한다. 2015년 한중일 삼국 정상은 공교롭게도 전부 미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미국과 소리 없는 전쟁을 하면서 상호 호혜와 평등한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 했다.

 

미국은 지난 4월 말 아베 일본 수상을 국빈 초청하여 티피피(TPP) 창설에 앞장서고 미국외교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음을 고맙게 여겨 곳간의 곶감마저 주고 싶을 정도로 극진한 최고의 예우를 베풀었다. 중국도 지난 9월 미국을 국빈 방문하였으나 공교롭게도 세계 최고의 7백여만의 트윗 팔로루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본인의 소신을 공개된 장소에서 밝힘으로서 세계의 약자들에게 희망의 등불과 태산의 언덕이 되고 있는 프랜시스 로마 교황과 방문이 겹친 관계로 국빈방문의 예우와 효과가 반감되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백악관 출입기자는 일본은 100% 그리고 중국은 50%의 국빈방문 예우를 받았다고 평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1년 국빈방문한 결과인지, 박근혜 대통령이 운이 없는 것인지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내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의 임기 안에서도 미국 국빈방문 초청이 이뤄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국빈방문과 실무방문의 엄청난 차이가 있다. 국빈방문이 되면 양국 관련 인사 3천-5천명을 초대하여 백악관 남쪽광장에서 치러지는 ▲백악관 도착 환영 행사, 내외신기자 약 3백-5백여 명 초대하여 행해지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양국정상의 공동기자회견, 한미최고인사 약 100여명 초대하여 양국정상 내외가 파티복을 입고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열리는 국빈만찬 등이 기본이다

 

 

 

한마디로 박 대통령의 섣부른 등거리 외교정책이 한국의 최고 우방이며 맹방인 미국으로부터 초청을 받을 수 있는 최고예우이자 한국 국가 위상 고양에 돈안 들이고 전세계에 홍보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국빈초청장을 걷어찬 결과라 여겨진다.

 

한국 전투기의 주력기종을 미국 방산업체와 특수기술이전 불가를 알면서 계약을 했음에도 환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오바마 정부가 적극적으로 미국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중국중심의 경제동맹에 대항하여 창설한 티피피(TPP) 가입을 거절한 필연의 결과로 본다. 이제야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한국은 방미 중에 박 대통령은 버스 떠난 뒤에 티피피 가입을 허용해달라고 간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구가 힘이 들 때 가방도 들어주고 부자집 아들이지만 위로도 해주면서 힘내라고 등두드려 주면서 없는 돈 들여 김치찌게 사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난 16일 한국 언론은 용비어천가 교향곡을 작곡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한양도성 거의 모든 언론의 찬탄가를 보라. "최고 예우를 받은 박대통령 동북아 외교정책 주도하다” 이날 여론조사 발표되고 "박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60%" 등........실무 방문한 박대통령의 방미를 최고의 예우를 미국이 베풀었다고 박비어천가를 작곡하여 쏟아내는 기사를 읽지도 않지만 헛웃음 속에 씁쓸함이 묻어난다.

 

소가 물을 먹으면 젖을 만들고 뱀이 물을 먹으면 독을 만들고 한국 언론이 물을 먹으면 찬탄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묵은 영빈관에 걸린 태극기 홀로 아리랑 부르며 펄럭이는 천고마비(天高馬肥) 워싱턴의 가을날은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정작 길거리에, 아이젠하워 빌딩에, 백악관에 내 걸리지 않은 한국과 미국, DC정부의 깃발들이 없어서일까 '앙꼬 없는 찐빵'처럼 허기를 느꼈다. “실무방문인데 앤드류 공항에도 일개 국무부 과장이 박대통령을 영접했지” 그때야 정신을 차려 혼자 속삭인다.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 아이젠하워 빌딩 백악관 앞 라파엣 파크 주위 사진을 찍는데 박대통령 수행한 한국기자들이 왁자지껄 우르르 몰려들면서 백악관 북서 출입문쪽으로 바쁘게 걸어간다. 식사를 하지 않았기에 근처에서 아침 겸 점심을 잔뜩 챙겨 먹는다. 백악관 기자실에는 구내식당이 없기에 점심을 싸가지 않으면 굶어야 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백악관 첫 출입한 날 배가 고파서 평소라면 그냥 줘도 먹지 않을 빵을 자동판매기에서 사고 커피도 얻어 먹어야 했다.

 

그곳에는 오직 수돗물만 공짜고 심지어 인터넷도 자가 부담이고 공용인터넷은 아예 없다. 나이가라 폭포도 배를 채운 뒤에야 포만감(飽滿感)에 구경의 기쁨이 찾아오지만 백악관으로 가는 길은 애인이 떠난 자리에 가을비 우산도 없이 낙엽을 우산대신에 쓰고 가는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눈에 대문짝하게 들어오는 연로하신 한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양손에 성조기 태극기를 함께 들고 있었다. “워싱턴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성공적인 한미정상 회담이 되길 기원합니다.” 자세히 가서 확인하면서 사진을 찍는데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너무 연로한 어르신들을 약 100여명 동원한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찍은 사진을 보니 큼직하게 대한민국 미동부 재향군인회 배너가 보였다. 그 순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박대통령님 동포청 설립해주세요.” “이민자들은 애국자입니다.” 이런 배너도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혹시라도 박대통령이 백악관 북서문 전용차 타고 갈 때 차에서 내려 동포들과 악수를 나누고 격려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고 나중에 기사를 찾아봤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 입구에서 미국인 할머니 할아버지 100여명이 환영 배너를 들고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필경 이역만리에서 환영하는 동포들을 보고 감격하여 수행원들의 만류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약 10분간 악수하면서 친교를 나누었을 것이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국시민권자가 60-70%인 민주평통위원들이 워싱턴 평통의 이름으로 백악관 앞에서 정치행사를 한다는 것은 한미외교분쟁을 유발할 수가 있으며 비영리재단의 자격상실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문득 2013년 박대통령이 참석한 동포환영대회때 있었던 불쾌한 모습이 재생되어 떠오른다. 대통령과 악수하고 싶어서 손을 내민 동포들의 손을 수행 경호원의 무술로 단련된 손으로 내리치고 있었다. 그때 그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서 분노를 느꼈다. 국가의 원수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는 문화영토를 확장한 한인들 손을 때리는 것은 한마디로 동포관련 정책의 존재하지 않음과 예우(禮遇)를 하지 않은 사실을 그때 알았다.

 

 

 

백악관을 자주 출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외부행사를 취재하면서 미국대통령이 어떻게 초청자들을 대우와 예우를 하는지를 직접 목도했다.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진정성있는 겸허함을 배우며 한사람이라도 손내민 사람들에게 악수를 전하고 싶어서 양손을 내밀고 있는 세계 최강 대통령의 매력에 나도 모르게 깜박깜박 빠져들곤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