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한 채 새 엄마와 생활을 하면서 내성적 성격이 되고 친모에 대한 천륜(天倫)의 그리움을 팔자라고 숙명하면서도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전직 군인이면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아버지가 새로운 직장 때문에 1975년 미 메릴랜드 오덴턴(Odenton)으로 전 가족, 부모와 4형제자매가 이민을 왔다. 정부 보조금 아파트에 살면서 영어를 한마디 하지를 못하는 14살 소년은 3살 많은 형으로부터 구박을 받았고 아버지와 불화를 겪었다. 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Thrift shop에서 옷 한 개에 50센트 옷을 주로 사 입었다.
영어는 못하지만 수학을 잘하는 이 소년을 눈여겨보고 격려를 해주는 수학선생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학교에서 아무런 말썽도 부리지 않은 학생, 수학 등 과학 과목에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학생에게 수학선생은 부인과 의논하여 자기 집 지하방을 내 주었다.
16살 소년은 방세와 학용품과 용돈을 벌기 위하여 집근처 세븐일레븐에서 밤 11시부터 아침 8시까지 일하고 Old Mill 고등학교를 다녔다. 학교 갔다 온 후에 3-4시간 밖에 잠을 못 자는 생활을 반복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잃지 않고 학업도 열중하였다.
소년은 좌절의 순간이 올 때마다 망망대해(茫茫大海) 대서양을 찾았다. 베이 브리지를 건너서 체스픽 베이를 바라보며 “험한 세상을 건너는 저 베이 브리지처럼 강건히 난관(難關)을 헤쳐 나아가 꿈을 성취하리라” 맹세를 했으리라.
마음속에서 흐르는 피눈물의 강을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으면서 부모 형제들과 정이 없음을 한탄하지 않고 오직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처럼 꿈을 향하여 무소의 외뿔처럼 걷는 길에 낭보(朗報)가 울려 퍼졌다. 학비가 엄청 비싼 사립 존 합킨스 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이 허가가 된 것이다.
3년 동안 우등으로 전자 컴퓨터 공학을 졸업하면서도 그 사이에 Digitus 사에서 일하며 파트너 오너가 되었다. 대학교 생활 속에 평생 반려자(伴侶者)이며 두 딸의 엄마 될 Cynthia를 만나면서 사랑과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비로소 인생의 행복과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샘솟는 기쁨이 넘치는 자신을 보았을 것이다.
그는 오늘날의 성공의 아이디어를 제공해준 해군 핵잠수함 군 생활을 자원입대하여 장교로 7년간 복무하면서 텔러 커뮤니케이션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군 생활 중 대학 때부터 만나 사랑하는 신씨아와 결혼도 하고 끝없는 학업 탐구에 존 합킨스에서 전자 컴퓨터 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삼십대를 넘어선 그는 그때까지의 경험을 발판으로 더 큰 세상에 도전하기 위하여 부인과 함께 큰딸의 이름을 따서 1992년 Yurie(유리) 시스템스를 창업했다. 군 경험을 바탕으로 보스니아 주둔 미 평화 군에 통신 장비를 공급하면서 급속히 성장하는 IT 산업 속에 시장은 군납(軍納)이 아니라 속도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민간 통신에 있음을 깨달았다.
군부대의 통신체계와 민간시장의 통신 환경이 많은 차이가 없다고 판단한 그는 인터넷 통신에 획기적인 데이터, 영상, 음성을 비 동시성에 송수신하는 유무선 ATM(Asynchronous Transfer Mode)을 개발 출시하여 선풍적인 빅 히트를 쳤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듯이 많은 수요자들은 그와 같은 기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출시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아마도 이때 혼자서 피눈물을 흘렸던 심연(深淵)의 강가에 홀로 서서 어머니와 사랑하는 두 딸과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의 기도를 올렸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지금도 우리들에게 격려를 해주고 있다.
<中편 계속>
<사진=뉴시스 최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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