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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서강대학 영어영문학과 졸 1988년 도미 뉴욕정착. 뉴욕시립대 석사, 인류학박사 수료. 1998년부터 라과디아 대학에서 인류학, 사회학, 도시학을 강의하고 있다. 인류학이라는 학문은 꿈을 쫒는 사람의 집합처이다. 전세계 인종과 문화가 혼재된 뉴욕에서 신명난 인류학 연구의 기쁨을 독자들과 나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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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달 3월을 생각한다 Women’s History Month

글쓴이 : 서영민 날짜 : 2011-03-09 (수) 13:25:30

3월은 미국 의회가 지정한 여성 기념의 달이다. 지금부터 150년 전 1857년 3월 8일 뉴욕시 조악한 환경의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이 항의 집회를 시작한데서 역사를 찾을 수 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81년 의회에서 3월 둘째 주를 여성 인권주간으로 제정했고 1987년에 이르러 아예 3월 전체를 여성의 달로 지정하게 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여성의 인권이 가장 높다는 미국은 사실 100년 전만해도 유럽에 비해 무척 후진국이었다. 유럽의 각 나라에서 여성의 날을 지정한 것이 1909년이었던데 비해 미국은 1919년까지도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지금도 1789년 제정된 미국 헌법에 명시된 미국민의 권리인 투표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바로 여성을 국민으로 인정을 하지 않았다는 논리와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 이민자의 섬 엘리스 아일랜드(Ellis Island)에서 100여년전 옷차림을 한 처녀

현재 미국의 인구 수는 2010년 4월을 기준으로 3억127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1억5720만명이 여성 인구로 남성보다 약 170만명이 더 많다.

인구청의 분석에 따르면 첫째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오래살고 (85세 이상 된 여성의 숫자가 남성의 두배가 넘는다) 이민 사회의 역동성 때문에 젊은 층(20-40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다는 설명이다. 우스개 소리로 동포 사회에서도 결혼적령기의 여성들이 신랑감 찾기가 어렵다는 한탄이 마냥 틀린 얘기는 아닌 듯 싶다.

돈 문제를 살펴보자. 2009년 전체 미국 여성 평균 임금은 3만 5745달러이다. 2007년에 비해 오히려 1천 달러정도가 깎였다. 현재 미국 여성의 봉급은 미국 남성보다 약 28%가 적다. 남녀 임금 차이가 가장 적다는 워싱턴 디씨에서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약 12%를 덜 받는다.

이는 모든 것이 같다는 기준 하에 남성과 여성의 봉급을 비교한 수치이다. 즉 같은 직장, 같은 직급, 같은 조건에 있을 경우 남성 동료가 1만 달러를 받는데 비해 여성 직장인의 7200 달러밖에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여성의 경우 자녀 양육의 책임을 남성 보다 더 크게 비중을 두게 되어 아이가 아프거나 학교에서 말썽을 필 경우 직장에서 나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 비슷한 이유로 여성의 경우 부양 가족의 의료 보험비가 남성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이 많은 기업에서 여성

봉급을 낮추는 이유이다.

하지만 많은 사회학자들이 이는 핑계에 지나지 않고 실제 이유는 아직도 미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남성우월주의라고 못박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흑인차별 철폐를 위해 고안되었다고 생각하는 Affirmative Action 조항에 같은 조건이면 여성에게 교육과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것을 상기하고 싶다.

하지만 미국 사회가 크게 변하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이런 남녀 차별도 크게 바뀌게 될 전망이다. 그 첫 번째 이유가 교육이다. 현재 미국 남자 아이들에 비해 여자 아이들이 고등학교 졸업율이 높다.

2008년 현재 여자 대학생의 숫자는 2940 만명인데 비해 남자 대학생 숫자는 2840 만명으로 약 1백 만명이 적다. 즉 이들이 사회에 나와 직장에 취직하는 몇 년 이후부터는 여성 고급 인력이 남성 고급 인력보다 많은 것이고 이들의 임금도 서서히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젊은 미국 여성들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앞에서 지적한 미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남성우월주의와 남성편향(偏向) 사회구조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여성이 소유한 비즈니스, 이사급 이상 위치에 있는 여성의 숫자는 실로 손에 꼽을 정도이고 미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는 두 섹터 - 군대와 경찰인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불과 1-2%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남성위주의 집단도 변화를 맞고 있다. 2008년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군대와 경찰에서 여성 리쿠르트가 활기를 띄고 있다고 한다. 남성의 판단력과 다른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이다.

전통적인 남성우월주의 사회에서 이민 온 한인 동포 남성들이 미국 사회에 대해 여성 위주라고 볼멘 소리를 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조차 여성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3월의 문턱에 여성의 달을 기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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