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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서강대학 영어영문학과 졸 1988년 도미 뉴욕정착. 뉴욕시립대 석사, 인류학박사 수료. 1998년부터 라과디아 대학에서 인류학, 사회학, 도시학을 강의하고 있다. 인류학이라는 학문은 꿈을 쫒는 사람의 집합처이다. 전세계 인종과 문화가 혼재된 뉴욕에서 신명난 인류학 연구의 기쁨을 독자들과 나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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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뉴욕토박이 시리안 아메리칸

글쓴이 : 서영민 날짜 : 2010-12-10 (금) 15:36:56

뉴욕 거리를 걷다가 보면 형형색색 각기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인종들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래서 백인, 흑인, 동양인, 라티노(멕시칸) 등 단순 명료한 분류법으로 사람들 종류를 나누기가 십상이다.

그런 점에서 뉴욕의 본토박이며 우리 눈에 백인으로 비치는 시리안 아메리칸과 이들의 문화를 소개한다.

시리안 아메리칸의 역사와 족적은 바로 미국 이민자들의 삶과 역경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이들이 떠난 지역의 다양한 역사와 사회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미국 이민 삶도 크게 변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누가 시리안 어메리칸인가? 현재 시리아라는 나라가 있다. 이스라엘 동북쪽에 자리잡은 나라로 1967년 6일 전쟁으로 알려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참패를 당한 나라이고 인근 중동국가들처럼 석유 자원도 없어 낙후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시리아는 현재의 시리아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시리아는 중세시대 최강대국이었던 오토만 제국의 영토를 지칭하는 말로 현 시리아를 포함해서 레바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을 포함한 대제국의 영토를 지칭한다.

미국에 이민온 시리아인들도 이들 지역에서 들어온 모든 이민자들을 지칭한다. 폴란드계 이민이라 했을 때 인근 지역 사람들을 모두 포함해서 말하듯 말이다.

 

▲ 초기 뉴욕의 시리아 커뮤니티 www.wikipedia.com

150년 전에 들어온 이들 시리아 이민들의 주류는 기독교인들 이었다. 초창기 이민들은 뉴욕, 브루클린에 자리를 잡았고 소규모 행상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외모를 살펴보면 피부는 백인이나 눈과 머리 색깔은 중동인들처럼 검고 굵은 곱슬이다. 그래서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들에게는 백인으로 비춰지고 백인들 사이에서는 ‘Colored(유색인종)’로 취급되었다고 한다.

특히 방물장사 행상 등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직접 대하는 생업에 종사했던 관계로 도둑과 강도의 표적이 되었으며 인종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당하는 사람들이었다. 1950년대 브루클린 퀸스 익스프레스 웨이가 건설될 때도 이들의 거주지가 보상도 없이 부서져 나갔다.

그래서 1970년대 뉴욕시에서 학교, 경찰서와 소방서 등 공공건물 폐쇄 그리고 서민 주택 감축 등 문제가 발생했을때 윌리암스 버그 그린포인트 지역을 중심으로 이들 시리아계 백인들이 대거 참석했던 일화가 있다. 수십년을 이웃으로 지내던 사람들이 처음으로 이들이 시라아 계통 이민임을 알았다고 했던 당시의 상황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들 초창기 시리아 이민들은 행상에 종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민족에 비해 비즈니스에 관계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미국 주류사회에서 유명한 시리아계 미국인들이 많다.

 

www.wikipedia.com

애플 컴퓨터 사장인 스티브 잡스(사진)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또 유명한 코메디안 제리 사인펠드와 어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으로 잘 알려진 폴라 압둘(사진)은 시리아 계 유태인이다.

 

www.wikipedia.com

현재 브루클린의 시리아계 이민 지역은 널리 산재 되어 어느 특정지역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역시 그린 포인트 지역이 이들의 터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시리아 이민들은 내부 갈등의 양상(樣相)을 보인다. 앞서 밝힌대로 초창기 이민들은 주로 기독교인이거나 유태인들이었는데 반해 최근 이민은 이슬람교도이다. 우리 눈에는 중동사람인데 이들 사이에서는 종교적 분쟁으로 말미암아 반목이 심하다.

그래도 수천년을 내려온 전통은 여전히 살아있어 이들 시리아 음식점을 가 보면 기독교인, 유태인, 이슬람 교도들을 막론하고 자신들의 전통음식을 즐긴다.

쿠츠라고 불리는 둥그렇고 납작한 피타 브래드가 한국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흰쌀밥 처럼 모든 식사에 곁들어진다. 그리고 우리가 김치를 꼭 먹듯 피타 브래드를 찍어 먹는 휴므스가 곁들어진다. 누런 색깔에 무엇인가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보기에 그렇지만 실은 건강식품이다. 갈은 콩과 참깨, 마늘 레몬 등을 갈아서 만든 음식이다.

이들은 유목민의 후예(後裔)답게 모든 고기요리를 불에 직접 구워먹거나(Za'atar, minced beef) 치즈요리(manakish)를 즐긴다. 또 인근 중동과 지중해 지역의 특징인 샐러드 요리 (tabbouleh)가 유명하다.

뉴욕에서 시리안 디쉬를 즐기려면 역시 그린 포인트 지역을 가야 하는데 음식점들이 시리아 요리라고 규정하기 보다는 대중적인 중동 요리 Halal Food 혹은 Arabian Restaurant라로 뭉뚱그려 표현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비교적 우리 입맛에 맞으며 특이한 뉴욕의 지역 문화를 즐기는데 손색이 없다. 음식의 질과 신선도에 비해 가격도 다른 나라 음식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기회가 있다면 뉴욕에서 한번 맛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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