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Iran) 공군에서 2년 동안 근무하며 경험한 팔레비왕의 몰락, 회교혁명으로 득세한 호메이니의 귀국과 함께 극적으로 테헤란을 탈출한 과정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던 이집트 사태가 혼미(昏迷)를 거듭하고 있다.
▲ 펠레비 왕 부부 www.wikipedia.com
마침내 무바라크가 민중의 힘으로 하야(下野)하고 그 여파로 중동, 지중해 연안의 이슬람 국가들이 혁명과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동과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역사상 한번도 잠잠하거나 안정을 누려 본 적이 없는 그야말로 혼돈의 연속이였으며 그로 인해 현생 인류 역사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다.
고대 이집트 문명이 흥망성쇠(興亡盛衰))하는 동안 그리스, 로마의 등장, 그 일대의 패권 논쟁의 와중에 발생한 기독교, 서자의 설움으로 태어난 이슬람교의 확장된 영향력을 견제할 목적으로 촉발된 중세 암흑기의 십자군 전쟁 등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을 돌이켜 본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필자가 지구상 종교적으로 가장 민감한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왈가왈부 하는 것이 타당하진 않더라도 그 지역에서, 스쳐 지나가는 여행이나 업무상 체류가 아닌 생업에 종사하며 그곳 서민들과 다년간 살아온 경험이 있는지라 작금의 그곳 사태가 남다른 감회가 있다.
학문적이나, 정치적, 종교적 편파가 아닌 또한 서구 사상과 그 세력 속에서 묻혀 사는 우리 현실의 잣대가 아닌 제 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다른 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과학과 지성이 자칭 최고라고 자부하는 현재에 어느 종교가 우월하고 열등한가를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오늘날 문명 세계에서 소위 개화 됐다는(?) 식자층이 바라보는 이슬람권의 상황은 지금도 종교가 국가의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제도의 누적(累積)된 피로감, 끊임없이 밀려오는 외부세계(서구문명, 소위 선진국)와의 충돌, 부의 편중, 가치관의 혼동에서 오는 거센 파장(波長)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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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그곳 상류층과 지식층에서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생활의 단편들이 보편화 되어 있는 것을 수없이 목격하였다. 이슬람교의 전통적이고 외부인에게까지 강요되는 모순된 규범과 제도, 특히 여성에 대한 문제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되었던바다. 일상에서 아내와 같이 시장에 갈 때도 보자기로 얼굴을 가려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초대 받은 어느 집에서 안주인이 미니 스커트 차림으로 음식 대접을 할 때의 당혹감이라니…. 물론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지만 라마단 기간(이슬람교도들의 금식기간) 동안은 섭씨 30도가 넘는 대낮에 물 한 모금 못 먹는 황당한 경험도 해 보았다.
아무리 황무지 광야에서 태어난 종교일지언정 한때는 지구 문명의 반 이상을 지배한 이슬람교가 찬란한 문명과 타민족, 타종교 등을 아우르는 포용력으로 잊혀지고 파괴된 문명도 발굴하고 보존해서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는 공헌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랬던 그들이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낙후를 면치 못한 원인을, 필자는 감히 종교를 혁신 하지 못한 종교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
서구 열강들은 일찍이 16세기에 루터의 종교개혁을 거쳐 17세기 독일의 베스트팔렌에서 로만 카톨릭과 각국 정치세력간의 조약(條約)을 맺고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 나감으로써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분야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온 반면, 신정정치로 일관된 이슬람권은 지금도 종교가 정치위에 군림하고 이란같은 나라는 이슬람 혁명을 석유와 함께 수출까지 하려고 안간힘 쓰고 있다.
▲ 이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www.wikipedia.com
사실은 나의 데뷔 작품(?) ‘잊지못할 테헤란 탈출기’ 의 연속편으로 구라파를 거쳐 우여곡절끝에 대한민국의 지구 반대쪽 알젠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4년반이나 살게 된 상황을 써내려 가려다가 서론이 너무 길어 졌다.
나는 바람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인가, 조용한 중동에 나타나서는 팔레비를 내쫒고 이제 남미 대륙에 발을 딛고선 비올라, 비델라, 갈띠에리 세 명의 군 출신 대통령을 내쫒는 역사의 현장을 목도(目睹)하고 있었다.
바야흐로 대서양 남쪽 바다에 떠있는 포클랜드 전쟁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다음편에서 이어 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