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2019년 7월에 시작되었다.’
먼 훗날, 우리는 2019년 기해년 칠월을 역사의 分水嶺(분수령)으로 기록하게 될지 모른다. 남북이 민족공조를 하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닦아 세계를 선도하는 위대한 한민족 COREA로 탄생하기까지 이웃한 섬나라 지도자의 결정적인 패착이 모든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말이다.
아베 신조의 무역보복이 드라마틱한 반전/反轉을 예고하고 있다. 아베는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수출규제하면 한국이 꼬리를 내릴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국제여론은 악화되고 한국이 수입다변화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일본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치닫고 있기때문이다.
아베는 혐한감정을 이용하여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의 축배를 들겠지만 일본국민들은 군국주의 망령에 사로잡힌 극우정치인을 지도자로 삼은 뼈아픈 후과/後果를 치르게 될 것이다. 애당초 아베의 무역보복은 근시안적이고 상식을 벗어난 것이었다. 일제 강제징용에 대해 개인이 일본기업에 요구한 배상에 대한 한국대법원의 판결을 1965년 한일수호조약을 들먹이며 배상을 하지말라고 막고 나선 것도 모자라 무역보복을 한 행위는 너무나 치졸했다.
무역보복은 경제보복이다. 경제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다. 일본의 공격은 한국의 밥줄을 끊으려는 노골적인 적대행위다.
지난 반세기동안 천문학적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근자엔 한해 800만명의 관광객으로 일본여행산업을 먹여살리는 나라를 상대로 수출을 규제하고 비자제한까지 거론한 것은 실로 황당한 일이었다. 무역이익과 관광객의 발길을 스스로 줄이는 자해행위나 진배없기 때문이다.
주지하는대로 한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는 4차산업시대의 원유와도 같은 존재다. 한국 반도체는 일본을 포함, 세계 모든 나라에 반드시 필요하다. 생산에 차질을 빚거나 가격이 상승하면 일본을 포함해 전 세계가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아베가 내부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무리수를 둔 이유는 단기적으로, 과거사 문제로 발목을 잡는 ‘괘씸한’ 문재인정부 길들이기와 반한감정을 통한 국내 지지율 상승, 장기적으로는 평화헌법 폐기와 한국에 친일정권이 들어서도록 하기 위한 책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베는 두가지 면에서 중대한 실책을 저질렀다. 첫째는 ‘토착왜구’로 불리는 국내 친일매국세력을 과대평가한 것이고 둘째는 촛불혁명으로 입증된 한국시민사회의 힘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아베는 친일행위에 대한 한국민의 뿌리깊은 혐오감을 간과하고 ‘반문재인정서’를 토착왜구세력의 우군으로 오판/誤判했다. 또한 일본의 보복조치 이후 불과 이틀만에 전개된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중소도시의 관광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세계 초유의 평화적인 시민운동으로 정권을 탄핵한 한국 시민사회의 무서운 저력을 몰라도 한참 모른 것이다.
2019년 기해년 일본이 가한 경제보복은 수교를 맺은 친선국가 사이에서 있을 수 없는 경제전쟁의 선전포고라는 점에서 ‘기해왜란/己亥倭亂’으로 칭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번 사태가 촉발되면서 가장 특기할만한 것은 한국 내 ‘토착왜구’세력의 커밍아웃이다. 구한말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이근택 이지용 박제순 권중현 등 을사오적/乙巳五賊 이래 식민치하의 친일부역자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근혜시대를 너머 돈과 권력의 단꿀만 빠는 적폐세력은 대한민국 정치 사회 언론 문화계의 권력을 누려 왔다.
그런데 이자들이 일본의 보복조치 직후, 본심을 드러내며 정체를 스스로 까발린 것이다. 상궤/常軌에서 벗어난 일본의 무역보복을 비판하기는 커녕,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굴종/屈從을 회유하는 등 민족과 조국의 정체성을 저버리는 이들의 행태는 많은 이들을 분노케 하였다.
조국이 ‘총성없는 전쟁’의 위기에 처했는데 도발자를 은근히 두둔하고 사실상의 항복을 종용/慫慂한다면 한세기전 나라와 민족을 팔아버린 이완용 일파와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이와 대조적으로 북한 언론은 우리보다 더 강경하고 서릿발같은 어휘로 일본을 매질해 주목을 받았다. 21일 TV논평에서 “일본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만고죄악에 대해 따진다면 섬나라를 통째로 팔아 갚아도 다 갚지 못할 것이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대학살 문제 등 일본제국주의가 저지른 범죄사실은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며 작금의 무역보복을 후안무치한 행위로 일갈했다. 이같은 모습을 보며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새삼스러운 진리를 많은 이들이 공감하게 되었다.
일본은 결국 자업자득의 부메랑을 맞을 것이다. 이제 전선은 명확하다. 내부의 적폐세력과 토착왜구세력의 궤멸/潰滅이다. 그간 보수를 참칭/僭稱하고 반공을 내세우며 분단의 이익을 누린 자들에 대한 보이코트 운동을 정교하게 벌여야 한다. 대한민국이 자주역량과 독립국가의 위엄을 갖춘, 나라다운 나라가 되도록 기왕의 고삐를 더욱 조여야 할 것이다.
국민의 자각/自覺은 언론의 자성/自省에서 나온다. 정부가 밉다고 조국과 민족에 해/害가 되는 일을 해서야 되겠는가. 한세기전 이완용도 구국의 길을 내세웠다. 그러나 역사는 나라를 팔아먹은 사상 최악의 매국노/賣國奴로 기록할 뿐이다. 언론이 쓰는 글 한 줄, 말 한마디가 역사에 남는다. 먼 훗날 그대들은 어떤 이름으로 기억되려 하는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소곤이의 세상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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