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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 꿈은 축구선수였지만 정작 배구선수를 하고 만, 당근 기자노릇은 축구였으되 야구 육상 사격 역도 배드민턴 농구를 섭렵하다 방송영화계를 출입하며 연예와 씨름한 방랑의 취재인생. 전직 스포츠신문 기자가 전하는 스포츠와 연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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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축구 월드컵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이유

9연속 본선진출 걸린 우즈벡전을 앞두고
글쓴이 : 로빈 날짜 : 2017-09-05 (화) 11:50:39

 

월드컵 무대에 나가는게 온 국민의 꿈인 시절이 있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첫 출전한 이후 32년만인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다시 나가기까지 한국 축구는 기나긴 동면(冬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온 국민들을 안타깝게 한 순간도 있었지만 어이없는 실수로, 혹은 고의로 월드컵 출전을 기피한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58년 칠레월드컵에 한국은 신청서를 늦게 제출해 경기 출전도 못했는데 어이없게도 당시 축구협회 직원이 신청서를 분실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사실 82년 스페인월드컵까지 아시아는 제대로 된 본선티켓을 받지 못했다. 66잉글랜드월드컵까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아프리카(혹은 북중미) 등 무려 3대륙에 단 한 장의 티켓이 주어졌고 70년 멕시코 74년 서독, 78 아르헨티나 월드컵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가 최종전을 벌이게 했기때문이다.

 

참고로 월드컵은 78년 아르헨티나대회까지 본선 티켓수가 16장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유럽과 남미가 독식했고 나머지 대륙은 그야말로 병아리오줌마냥 찔끔하고 안배(按配) 했을뿐이다. 82년 스페인대회부터 본선 티켓이 28개국이 되고나서여 비로소 아시아는 두장의 복수티켓을 잡았고 본선티켓이 32장으로 늘어난 98년 프랑스대회부터는 3.5, 2006년 독일대회부터는 4.5장으로 최대 5팀까지 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이 86년부터 30년넘게 8회 연속 월드컵에 나가긴 했지만 탈락의 아픔을 곱씹던 시절과 비교하면 본선 출전국이 두배로 늘어났으니 일취월장했다고 자아도취(自我陶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반세기전에 비하면 예선 출전국수가 몇배로 늘어나긴 했지만) 물론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이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쌓기는 했지만 사실상 홈에서 거둔 결실이고 나머지 대회에선 2010 남아공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어찌보면 아시아 팀의 역대 최고 성적은 66년 영국월드컵에서 북한이 거둔 8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당시 아시아의 수퍼스타 박두익이 이끄는 북한은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를 1-0으로 격침시켜 세계를 경악케 했다. 8강전에선 흑진주 에우제비오가 이끈 포루투갈을 맞아 3-0으로 리드하는 등 또한번의 이변을 예고했다. 비록 경험부족으로 5-3으로 역전패하긴 했지만 세계 강호들에게 전혀 주눅들지 않은 플레이로 세계 팬들을 놀라게 했다.

 

반면 한국은 66 잉글랜드 대회에서 부끄러운 과거가 있다. 북한과의 예선 대결을 피하려고 막대한 벌금까지 내고 불참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당시 박정희 정권의 판단이었지, 축구협회가 지레 겁먹고 꼬리를 내린 것은 아니다. 사실 한국은 62칠레월드컵 출전이 허망하게 좌절된 이후 66년 잉글랜드월드컵을 절치부심 기다려 왔다. 그러나 박정희는 남북대결에서 패할 경우, 자신의 권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계산했다.

 

FIFA는 남북한의 특수관계를 고려해 예선에서 만나지 않도록 배정을 해 왔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겼다. FIFA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지역을 하나로 묶어 예선을 치르게 하는 것에 반발한 아프리카 15개국이 월드컵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이때문에 예선전을 치를 나라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한국과 북한이 예선에서 맞붙게 되버린 것이다.

 

여기서 박정희정권의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다. 당시 북한은 국제대회에서 291패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의 신흥 강호였다. 박정희는 남북대결에서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보고 당시로는 엄청난 거액인 5천달러의 벌금을 감수하고 불참을 선언했다. 엉뚱한 트집(당초 일본개최에서 다른 나라로 바뀌었다고)까지 잡으면서 말이다.

 

그런가하면 50대이상의 중장년 팬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월드컵의 아픈 기억이 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예선이었다. 당시 한국은 공격에 이회택 박이천 정강진 수비에 김정남 김호, 아시아 최고 수문장이라는 이세연이 버티고 있어 어느때보다도 기대감이 컸다.

 

1020일 서울운동장(동대문구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예선에서 한국이 승리하면 마지막 최종전을 벌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11로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한국이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임국찬, 평소 침착하고 가장 정확하게 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4만여 관중의 기대가 너무 부담이 된 것일까. 골키퍼 정면에 안겨주는 힘없는 슛이 되버렸다.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당시 국민적 분노가 얼마나 컸던지 임국찬은 그 대회이후 은퇴했고 미국 이민까지 떠나야 했다. 믿거나말거나지만 임국찬은 도저히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가 고국에 돌아온 것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나서였다.


 

축협 홈피.jpg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많은 시련과 풍상의 세월속에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는 최다 월드컵 출전국이 되어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9연속 본선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 4.5장의 티켓이 걸린 아시아에서 이제 한국이 본선에 나가지 못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이 실제로 벌어질 것 같은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이번 예선에서 유례없는 부진을 보여 슈틸리케 감독이 중도에 경질(更迭)되고 청소년팀을 이끌던 신태용 감독이 임시 선장으로 지휘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홈에서 이란을 맞아 상대가 1명 퇴장당하는 숫적 우세에도 득점없이 비겨 불안한 조2(승점 14)를 달리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5일 자정에 열리는 우즈벡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면 2위로 본선 티켓을 따내지만 비기거나 지면 조3위로 다른 대륙팀과 플레이오프를 벌이거나, 혹은 조4위로 완전 탈락할 수 있다.

 

우즈벡과는 역대 전적에서 압도적 우세(1031)이지만 현재 승점 12로 시리아에 골득실로 4위인 우즈벡은 홈경기에서 역전 한방을 꿈꾸고 있다.

 

문제는 우리 선수단의 멘탈이 한심 무인지경이라는 사실이다. 이란과 졸전끝에 비기고 난후 한국의 간판스타 손흥민은 이런 잔디에서 잘하라고? 화가 난다며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잔디 문제를 지적했다.

 

국내언론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매번 이런 상황에서 경기 잘하라고 하는 데 화가 난다"고 발언했다.

 

이날 경기에서 잔디가 쉽게 파이고, 선수들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된 것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는 "이런 잔디에서 경기를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못 한다는 점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축구팬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잔디가 나쁘면 우리만 불리하냐. 이란은 잔디가 나빠도 잘한다는거냐고 목수가 연장탓을 한다고 비난했다.

 

대표팀의 설화(舌禍)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대표팀 주장 김영권이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훈련을 하면서 세부적인 전술들을 맞춘 게 있었는데 경기장 함성이 워낙 커서 소통 잘 되지 않아 연습한 걸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라고 밝힌 것이다.

 

한국의 선전을 기원하며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 때문에 이기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 것이다. 축구팬들은 살다 살다 관중 탓하는 축구선수도 있네 참”, “대표팀 주장이 응원하는 팬들을 나무라다니 어이없다”, “축구 실력보다 우선 인성을 가꿔야 할 듯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지막 경기는 한국을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이 거의 들리지 않는 우즈벡에서 경기를 하게 되었다. 부디 잔디가 좋아서 한국선수들이 펄펄 날고 관중들의 함성으로 우즈벡 선수들의 플레이가 어깃장 나기를 바랄 뿐이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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