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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의 스포테인먼트
소싯적 꿈은 축구선수였지만 정작 배구선수를 하고 만, 당근 기자노릇은 축구였으되 야구 육상 사격 역도 배드민턴 농구를 섭렵하다 방송영화계를 출입하며 연예와 씨름한 방랑의 취재인생. 전직 스포츠신문 기자가 전하는 스포츠와 연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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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미투’ 피해자보호가 먼저다

신고핫라인 구축..성범죄자 발본색원
글쓴이 : 로빈 날짜 : 2019-01-11 (금) 13:27:10

   

한동안 잠잠했던 미투 바람이 한국 체육계에 거세게 불고 있다. 여자쇼트트랙 스타 심석희(22)가 조재범 코치로부터 상습 폭행은 물론, 지속적인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폭로는 한국 스포츠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충격(衝擊)을 주었다.

 

더구나 조코치는 심석희를 일곱 살때 직접 발굴, 15년간 동고동락한 스승이다. 부모나 다름없는 그가 심석희가 초등학교때부터 폭행으로 손가락 뼈를 부러뜨리는 많은 구타를 했고 특히 만17세때부터 4년간 훈련장, 라커룸 등을 가리지 않고 성폭행을 자행했다는 것은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범죄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상습폭행으로 구속 수감중인 조재범 코치는 성폭행만큼은 전혀 한 일이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제 스물두살의 앞길 창창한 여성이자 쇼트트랙의 간판스타로 높은 명예까지 지닌 심석희가 모든 영광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는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쇼트트랙.jpg

jtbc 캡처

 

한국의 체육계에서 여성들에 가해온 뿌리깊은 성차별과 남성지도자의 마초적 행태로 미루어 심석희와 같은 성폭력 피해자는 차마 말을 할 수 없었을뿐 수없이 양산됐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90년대 농구기자를 할 때 한 농구인이 이런 말을 한게 기억이 난다.

 

여자농구선수들은 최고 신부감이에요. 애들이 쉴 때 합숙소에서 뭐하는줄 아세요? 뜨개질 같은거 하고 얼마나 얌전한지 몰라요. 특히 남자 말은 무조건 순종이에요. 왠줄 아세요? 어려서부터 남자 지도자한테 복종하는 습관을 들였거든요. 결혼하면 남편한테 100% 순종할 수 밖에 없죠.”

 

듣고보니 그럴싸 했다. 한국처럼 사제간의 예의와 규범, 질서가 엄격한 유교적 사회에서 남자이자 스승인 감독과 코치의 말이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얼마나 권위적으로 다가오겠는가.

 

어느날 A 감독은 경기에서 아까운 패배를 당한 후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내 잘못이야. 아이들(선수들)한테 후반에 깜빡했지 뭐야. 상대가 전술을 바꿨을 때 움직이는 방법을 A, B, C 순서대로 해줘야 하는데 하나를 빠뜨린거야.”

 

사실 A 감독이 빠뜨렸다는 것은 대수로운게 아니었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충분히 임기응변으로 할 수 있는 사소한 플레이였는데 그걸 말해주지 않았다고 자책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은 차라리 충격이었다.

 

우리 애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그때그때 말해주지 않으면 안되요. 무조건 내가 시키는대로 하거든..”

 

이 정도면 사람이 아니라 거의 로봇이 아닌가? 얼마나 복종하며 키워졌으면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한단 말인가. 물론 A 감독의 사례가 모든 팀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시절 여자팀 분위기는 오십보백보였을 것이다.

 

B 감독 팀의 연습경기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여고를 졸업하고 들어온 190cm의 신인 센터가 부진했던 모양이다. 갑자기 작전타임을 부르더니 170cmB 감독, 키 큰 선수 앞에서 펄쩍 뛰면서 냅다 따귀를 갈기는게 아닌가.

 

기자가 뻔히 뒤에서 보는데도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었다. 기자가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뺨을 갈기는데 보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할까, 처연한 생각이 들었다.

 

당시만 해도 지도자가 선수들을 구타하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었지만 어린 여자선수들에 중년의 감독이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폭력만 행사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심석희의 사례에서 보듯 성폭행 등 성범죄가 그들만의 공간에서 얼마나 자행될지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심석희의 용기있는 폭로를 계기로 제2, 3의 피해자들이 거론되는 등 체육계의 추악한 구태(舊態)들을 뿌리뽑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젠 더 이상 심석희를 비롯한 피해자들에게만 심적 부담을 주고 전면에 나서게 하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일부 언론은 그늘속에 있는 많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미투 대열에 나서도록 은근히 부추기는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그에 따른 역기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한국 사회를 휩쓴 미투 열풍은 긍정적인 효과도 많았지만 익명의 네티즌들이 피해자들을 공격하고 조롱하는 행태로 2, 3차 피해가 이어지는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또한 소수의 사례이긴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통한 여론재판으로 무고한 희생양(犧牲羊)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피해자들이 스스로 나서 언론이나 SNS 등 사회관계망을 통한 폭로보다는 핫라인을 개설해 적극 신고하도록 돕고, 피해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며 가해자를 엄격하게 징벌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게 바람직하다.

 

차제에 대한체육회와 문체부는 선수들의 인격권이 손상되지 않도록 전문가들을 편성해 철저하게 전수조사를 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적폐인 악랄한 성범죄자들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훈련장과 라커룸에 CCTV를 의무화하고 여하한 폭력도 허용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빈의 스포테인먼트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robin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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